23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74% 상승해 3만5753.8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02% 오른 4696.56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18% 상승한 1만5521.89에 마감했습니다. 미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연율로 2.3%로 확정 발표했습니다. 앞서 발표한 속보치인 2.0%, 그리고 잠정치인 2.1%보다 올라간 것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월가, 희망의 시간’, ‘’재정 긴축’ 정말 올까’, ‘어떤 ETF로 돈 몰렸나’를 꼽았습니다.

22일 테슬라 주식이 7.5% 폭등했습니다.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풍자 웹사이트인 ‘바빌론 비’와 인터뷰에서 “권리를 행사한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더해 10%에 이를 만큼의 충분한 주식을 팔았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6일 트위터에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 중 10%를 팔아도 되는지 묻는 질문을 돌연 올린 후에 주식을 팔아 왔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의 트위트 후에 20% 넘게 떨어졌는데, 이날 머스크의 주식 매각 리스크가 사라졌다고 보고 폭등한 것입니다. 방송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월가, 희망의 시간

월가 3대 지수가 이틀째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미크론 불확실성, 인플레나 미 연준의 긴축 우려 등은 여전합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일단 오미크론 충격은 길게 가지 않을 것이란 희망에 베팅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미 식품의약국(FDA)는 22일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가정용으로 긴급 사용하는 것을 허가했습니다. 물론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합니다. 화이자에 따르면 이 알약은 코로나 환자의 입원과 사망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90%이고,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도 효능을 유지합니다. 이날 화이자 주가는 장중 2% 이상 뛰었지만, 0.98% 상승하는 것으로 마감했습니다. AP통신은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 ‘몰투피나비르’에 대해서도 FDA가 곧 긴급 사용 승인을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머크 주가는 0.8% 상승했습니다.

제약회사 화이자가 생산하는 알약 형태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AFP 연합뉴스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한 두 가지 연구 결과도 월가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미크론이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립전염병연구소는 10~11월 코로나 감염자들을 분석·연구한 결과를 22일 발표했습니다. 분석 결과 오미크론 환자들의 입원율은 다른 변이 환자들보다 80%쯤 낮았습니다. 또 4~11월 델타 변이로 입원한 환자보다 중증 진행률이 70%쯤 낮았습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와 다른 전문가들이 수행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오미크론 변이는 입원 위험이 3분의 2 낮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만 전염성은 더 강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전염성은 강하지만 중증으로 갈 확률은 낮을 수 있다는 초기 관찰 결과와 부합하는 내용입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락다운(봉쇄)’는 없다는 걸 분명히 한 것도 이날 월가 증시의 상승세에 영향을 줬습니다.

하지만 월가 전문가들은 연말 거래 시즌에 거래량이 줄면서 각종 뉴스에 따라 증시의 출렁임이 강할 수 있다는 경고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웰스파고의 애나 한 주식 전략가는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미국 재건 법안이나 오미크론 관련한 정보에 따라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이는 연말로 접어들면서 낮은 유동성과 결합되는 것을 보고 있다. 변동성을 보고 놀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날 긍정적인 경제지표들도 나왔습니다.

콘퍼런스보드가 조사하는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5.8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월가 전망치 110.0보다 높은 수준이고 전달의 111.9보다도 높아진 것입니다. 콘퍼런스보드는 “미국인들의 단기 성장에 대한 전망에 대한 기대가 개선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 인플레이션 추세 등에 따라 소비자 심리는 바뀔 수 있습니다.

콘퍼런스보드가 조사하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추이. /자료=콘퍼런스보드

미국 3분기 성장률 확정치는 2.3%로 나왔습니다. 앞서 발표한 잠정치 2.1%보다 높아졌습니다. 특히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이 기존 1.7% 증가에서 2.0% 증가로 상향 수정됐습니다.

이밖에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에 따르면 11월 기존 주택 판매가 전달보다 1.9% 늘어났습니다. 10월의 0.8% 증가보다 증가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다만 월가 전망인 2.5% 증가에는 못 미쳤습니다.

한편 이날 테슬라 주식은 7.5% 폭등했습니다.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풍자 웹사이트인 ‘바빌론 비’와 인터뷰에서 “권리를 행사한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더해 10%에 이를 만큼의 충분한 주식을 팔았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머스크는 지난달 6일 트위터에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 중 10%를 팔아도 되는지 묻는 질문을 돌연 올린 후에 주식을 팔아 왔습니다. 현재까지 1350만주를 팔아 141억 달러의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세금을 내야 하는데, 현금이 없는 머스크는 세금을 내기 위해 주식을 팔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머스크는 올해 110억 달러가 넘는 세금을 낼 것이라고 최근 밝히기도 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의 트위트 후에 20% 넘게 떨어졌는데, 이날 머스크의 주식 매각 리스크가 사라졌다고 보고 폭등한 것입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 ‘재정 긴축’ 정말 올까

바이든표 재정 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더 나은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이 상원 의원 한 명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습니다. 내년 미 연준의 통화 긴축이 시작되는데, 재정마저 잘 풀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미국 재건 법안이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백악관에서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화상으로 3번째 공급망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바이든표 재정 정책이 어떤 궤적을 밟아 왔는지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출발은 올해 3월 발표한 ‘아메리칸 잡스 플랜(미국 일자리 정책)’이라는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실물 인프라 투자 정책과 4월 발표한 ‘아메리칸 패밀리 플랜(미국 가족 정책)이라는 1조8000억 달러의 사회 인프라 투자 정책입니다. 합쳐서 4조 달러 규모입니다. 한 해에 모두 쏟아 붓는 것은 아니고 여러 해에 걸쳐서 나눠서 집행이 됩니다.

그런데 미 의회와 협상 과정에서 재원 조달을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바이든은 법인세 인상과 ‘부자 증세’로 해결하겠다는 것이었지만 ‘감세’를 추진하는 공화당은 반대했습니다.

결국 실물 인프라 투자 정책은 1조 달러 규모로 축소돼 초당적으로 의회를 통과했습니다. 증세는 없는 법안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15일 법안에 서명까지 했습니다. 노후한 도로, 항만, 교량, 공항 등을 다시 짓는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은 10년 만에 최대 규모로 시행되는 인프라 법안이라는 평가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계획에 들어가는 신규 자금 규모는 5000억 달러 쯤에 불과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당초 전체 4조 달러를 추진했는데, 신규 자금은 5000억 달러를 넣는 것으로 쪼그라든 것입니다.

이에 당초 1조8000억 달러 규모였던 사회 인프라 투자 법안에 실물 인프라 투자 법안에 못 들어간 나머지를 포함시켜 3조5000억 달러 규모로 ‘더 나은 재건 법안’을 만들어 바이든표 재정 정책을 완성하겠다는 게 민주당 주류의 생각이었습니다. 법안 초안도 3조5000억 달러 규모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조 맨친 상원 의원 등 민주당 내 중도 보수적인 의원들이 인플레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규모를 축소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1조7500억 달러 규모로 절충안을 내서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져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초 하원 통과 과정에서 2조 달러 대로 불어 났습니다. 상원 협의 과정에서 다시 맨친 의원이 인플레를 가속화할 우려를 들어서 반대하고 나선 것입니다.

미국 상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50대50으로 갈려져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트’를 사용하면 법안이 통과가 됩니다. 그런데 민주당 소속인 맨친 의원이 반대하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도 없게 되는 것입니다.

민주당 소속의 조 맨친 상원 의원. /AP 연합뉴스

맨친 의원은 인플레 우려를 가장 큰 반대 이유로 듭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39년만에 가장 빠르게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에 돈을 더 집어 넣으면 인플레가 더 심각해진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사회적 인프라 투자 계획은 보육, 의료 등의 사회적 비용을 줄여서 장기적으로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맨친 의원도 사회적 인프라 투자를 하지 말자고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맨친 의원은 지난 7월 1조5000억 달러 규모를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월가 분석가들은 바이든표 재정 정책이 완전히 폐기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캐피털 알파 파트너스의 제임스 루시어 매니징 디렉터는 어떤 법안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3분의 1, 1조 달러 미만의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3분의 1, 최대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3분의 1인 상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당초 계획했던 4조 달러 규모의 바이든표 재정 정책은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가 미국 재건 법안의 무산 가능성은 내년 1~3분기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는 만큼 내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어떤 ETF로 돈 몰렸나

올 들어 11월까지 전세계 증시의 ETF(상장지수펀드)로 몰린 자금이 1조 달러를 넘었고, 미국에서만 80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CFRA는 올해 미국 ETF로 9000억 달러가 들어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ETF로는 작년에 5040억 달러가 들어 왔는데, 작년의 배 가까이 들어왔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인베스터즈 비즈니스 데일리는 올해 미국의 어떤 ETF로 돈이 몰렸는지 알아 봤습니다.

올해 인기였던 미국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자금과 수익률. /자료=CFRA

우선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ETF는 뱅가드 토털 스톡 마켓 ETF였습니다. 올 들어 431억 달러가 들어왔습니다. 이 ETF는 S&P500보다도 넓은 범위에 투자하는데, 미국 시장 전체에 투자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 ETF는 미국의 크고 작은 주식 4000개에 투자합니다. 미국의 ETF 투자자들은 단순하면서도 넓게 분산 투자가 돼 있는 ETF를 가장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가장 운용자산이 많은 ETF는 SPDR S&P500 ETF입니다. 그런데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이 들어온 ETF는 SPDR S&P500이 아니라 뱅가드 토털 스톡 마켓이었습니다. SPDR S&P500 유입 자금보다 30% 더 많은 자금이 올해 뱅가드 토털 스톡 마켓 ETF로 들어온 것입니다. 수익률은 21.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자금이 많이 들어온 ETF 톱5 중 3개는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였습니다. 뱅가드 S&P500에 422억 달러, SPDR S&P500에 330억 달러, 아이셰어즈 코어 S&P500에 261억 달러가 들어 왔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500대 기업의 주가지수인 S&P500을 추종하는데, S&P500 수익률과 거의 같은 수준의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올 들어 23% 내외입니다.

투자자들은 우선적으로 ETF를 통해 전반적인 시장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이보다는 적지만 주식 스타일을 보고 투자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가치주에 투자하는 뱅가드 밸류 ETF는 148억 달러가 유입돼 7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ETF가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은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3%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섹터별로는 주로 금융, 헬스케어, 에너지 기업들에 투자하는 ETF입니다. 금융 섹터에는 20%를 배분하고 있어 섹터 비중으로는 가장 높습니다. 올 들어 수익률은 21.3%로 양호한 수준입니다.

유명한 가치 투자자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AP 연합뉴스

성장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대형 테크주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를 가장 선호했습니다. 올 들어 159억 달러의 투자금이 들어와서 6위를 기록했습니다. 인베스코 QQQ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서도 100대 우량 기업의 지수인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합니다. 올해 수익률은 24.1%였습니다.

투자자들은 채권 투자도 ETF로 했습니다. 5위에 올라선 것은 180억 달러가 들어온 뱅가드 토털 본드 마켓 ETF였습니다. 다만 수익률은 -3.5%로 성과는 안 좋았습니다.

우리나라 해외 투자자들은 지난 1년간으로 따지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미국 ETF가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QQQ(7억7000만 달러)이고, 다음이 인베스코 QQQ(6억2100만 달러)입니다. 한국 투자자들은 미국 테크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는 나스닥100 수익률의 3배를 노리는 ETF여서 매우 공격적인 ETF 투자를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SPDR S&P500(5억3800만 달러)은 3위에 머물렀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에서 소비자 심리나 소비가 괜찮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오미크론 불확실성도 넘을 수 있다는 희망이 증시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오미크론 불확실성이나 미 연준의 긴축 가능성 등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증시 출렁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바이든표 재정 정책의 미래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야심차게 추진했던 바이든표 재정 정책은 상당히 축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년 미국의 재정 풀기도 줄어든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추이를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올해 미국 증시에서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투자하는 한국 ETF 투자자들은 상당히 공격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안정적인 투자에 ETF를 활용하는 미국 투자자와 성향이 다른 것입니다. 공격적인 투자도 좋지만 리스크 관리에는 신경을 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