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68% 상승해 3만6585.06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64% 오른 4796.56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다우와 S&P500은 모두 사상 최고치입니다. 나스닥은 1.20% 상승한 1만5832.80에 마감했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11%포인트 급등한 연 1.63%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애플 시총 3조 달러 터치’, ‘골드만삭스 “기업 성장, 실적 주목”’, ‘닷컴 버블 유사점’을 꼽았습니다.

새해 첫 거래일 애플의 시가총액이 장중 3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장중이지만 주가가 3% 가까이 오르면서 주당 182.88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3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경제규모 세계 5위인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2조6382억 달러, 2020년 기준)보다 많고, 세계 10위인 한국GDP(1조5867억 달러)의 2배에 이릅니다. 방송에서 그 내용을 자세히 분석합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뉴욕 맨해튼의 월스트리트 거리 표지판./AP 연합뉴스

◇ 애플 시총 3조 달러 터치

새해 첫 거래일에 월가 3대 지수는 모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다우와 S&P500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나스닥도 1% 넘게 상승했습니다.

특히 이날 애플의 시가총액이 장중 3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장중에 주가가 3% 가까이 오르면서 주당 182.88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종가는 2.5% 오른 주당 182.01달러에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애플은 2020년 8월 미국 상장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2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당시 애플 시가총액이 2조 달러를 넘은 것은 테크주 시대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상징적인 일로 해석됐습니다.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 앞에 내걸린 애플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애플의 주가 상승에는 아이폰 등 기존 제품 외에도 메타버스, 자율주행차 등 신시장을 개척하는 가운데 계속해서 잘 팔리는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확신이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반도체 칩 부족, 금리 상승 전망으로 일부 우려가 제기되지만, 투자자들은 애플 제품의 세계적인 인기와 꾸준한 성장을 유지할 수 있는 신제품의 잠재력, 회사의 강력한 현금 보유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웨드부시증권은 연말 쇼핑 시즌에 아이폰이 4000만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폰 수요도 1200만대 초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에어팟 신규모델도 2700만대가 연말 쇼핑 시즌에 팔렸다는 추정이 나옵니다. 애플 주가는 작년에 34% 상승했습니다.

월가의 애플 주가 전망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JP모건은 지난달 애플의 목표 주가를 주당 210달러로 올렸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목표 주가를 164달러에서 200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이날 테슬라 주가도 13% 넘게 급등했습니다. 13.5% 오른 주당 1199.78달러에 마감한 것입니다. 테슬라는 지난해 전기차를 93만6172대 인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보다 87%나 늘어난 것입니다. 2020년에는 약 50만대를 인도했습니다. 또 당초 연간 판매 목표인 75만대도 크게 웃돈 것입니다. 전통적인 완성차 시장은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과 일시 조업 중단 압박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테슬라는 잘 나가는 것입니다.

중국 베이징의 한 쇼핑센터에 내걸린 테슬라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4분기 인도량도 분기별 사상 최다인 30만8600대를 기록했습니다. 6분기 연속으로 최다 인도량 기록을 세웠고, 분기 30만대를 처음으로 넘어섰습니다. 금융 정보 업체 팩트세크가 집계한 월가의 테슬라 판매 전망치는 연간 89만 7000대, 4분기 26만 7000대였습니다.

지금까지 테슬라의 고속 성장을 이끈 시장은 중국 시장입니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테슬라가 판매한 전체 전기차 가운데 중국 비중은 47% 수준입니다. 올해에도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올해 독일·미국에서 신공장 가동에 들어가기 때문에 올해 실적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올해 테슬라 실적은 130만대로 추산됩니다. 웨드부시증권은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1400달러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오미크론 우려는 여전합니다. 코로나 확산으로 항공기 근무 인력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항공편 취소가 잇따르고 있고, 골드만삭스 등 주요 미국 기업들은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늦추고 재택 근무를 연장하고 있습니다.

이날 금리는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11%포인트 오른 연 1.63%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1월24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연 1.6%대를 기록한 것입니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2.01%로 역시 한 달여 만에 다시 연 2%대를 기록했습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한 때 연 0.8%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미 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를 앞두고 3월 등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 골드만삭스 “기업 성장, 실적 주목”

월가의 ‘빅 하우스’인 골드만삭스가 올해 증시에서 전체 시장 흐름보다는 기업의 성장과 실적에 주목하는 투자 전략을 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 전략가는 3일 투자 노트에서 작년의 투자 전략별 수익률을 분석하면서 올해 투자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에서 5개 빅테크 기업에 투자했을 경우인 FAAM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 투자하는 전략이 작년에 37%의 수익률을 돌려줘서, 단순하게 S&P500에 투자했을 때의 29%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수익률은 단순 주가 상승률이 아니라 배당까지 합친 총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이 다섯 기업의 S&P500 중 비중은 23%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형주 펀드에 투자한 경우의 수익률은 24%, 임금-성장에 민감한 기업에 투자한 경우 23% 등의 수익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미국 경제 재개주들에 투자했다면 수익률은 17%, 롱쇼트 주식 헤지펀드 수익률은 12%, 집콕(stay-at-home)주들에 투자했다면 -3%, 수익이 나지 않는 테크 기업에 투자했을 경우 수익률은 -21%,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에 투자했을 경우는 -46%로 확 떨어집니다.

골드만삭스가 집계한 투자전략별 2021년 수익률. /자료=골드만삭스

코스틴은 올해는 고성장과 높은 마진이 나오는 기업에 투자하고, 임금 인플레이션에 노출도가 높은 기업은 피할 것을 권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올해 S&P500 전망은 5100입니다.

작년에는 펀드 매니저가 주식을 발굴해서 투자하는 액티브 투자가 고전했습니다. 그런데 코스틴은 작년에 액티브 투자가 성공하지 못했던 것은 주식 시장에 전반적인 변동성이 적었고 일부 주식만 상승하는 편중된 시장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었다면서, 올해는 작년보다는 종목 찾기에 우호적인 환경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코스틴은 거시가 주도하는 시장은 시장 수익률, 섹터, 사이즈, 가치 등으로 설명이 되는 시장이고, 미시가 주도하는 시장은 기업 실적으로 설명되는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예컨대 코로나 팬데믹이 터졌던 2020년 봄은 거시가 주도하는 시작이었고 거시 요소가 주식 수익률의 80%를 설명하고, 개별 기업적인 이유는 20%를 설명했다고 합니다. 이후 점차 개별 기업 이슈가 주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거시 요소는 줄어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올해는 점차 개별 기업의 이슈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커질 것이라는 얘기이고, 투자 종목 발굴에 더 노력해야 된다는 조언입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미국 주식 전략가. /골드만삭스 트위터

올해는 작년보다 경제 성장이 무뎌지면서 매출보다는 마진(이익)이 기업 주가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에 따라 임금이 올라서 마진이 줄어드는 일부 기업은 피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신 노동비용이 적은 기업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마켓워치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투자 의견을 종합해서 S&P500 기업 중 애널리스트가 가장 선호하는 주식을 꼽았습니다. S&P500 기업 중 애널리스트들이 ‘매수’ 의견을 낸 기업은 93개였습니다. 그중 목표 주가가 현재 주가보다 높은 ‘톱5′를 꼽으면 1위는 목표주가가 현재보다 50% 높은 알래스카 항공이었습니다. 애널리스트 중 93%가 매수 의견을 냈습니다. 다음으로 카지노업체인 시저스 엔터테인먼트가 주가 상승 목표 48%, 매수 의견 94%이었습니다. 발전 장비 업체인 제네락 홀딩스가 각각 46%, 77%이었고,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이 43%, 84%. 이동통신 업체 T모바일이 42%, 81%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 닷컴 버블 유사점

연초 테크주 강세로 출발하기는 했지만, 월가에서 과거 2000년대 초 닷컴 버블과 비교하면서 테크주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약세론자 중 한 명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략가 사비타 서브라마니언이 현재 미국 증시가 1999~2000년 닷컴버블 때와 유사점을 드러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S&P500이 현재보다 떨어지는 4600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가 닷컴 버블 때와 유사한 이유를 들어보면 우선 작년에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미약하다는 것입니다. 2000년 닷컴 버블 때는 신규 상장 기업의 60%가 마이너스 실적을 나타냈는데, 작년에는 신규 상장 기업의 80%가 마이너스 실적을 나타냈습니다.

미국의 IPO 시장 추이. /자료=르네상스캐피털

또 S&P500 중 테크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2000년 3월에는 S&P500 중 기술 기업 비중은 35%였는데, 작년 11월 현재는 42%로 오히려 닷컴 버블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S&P500 중 테크주 비중 비교. /자료=뱅크오브아메리카

성장주와 가치주의 성과 격차도 2000년과 비슷했는데, 이번에는 훨씬 더 길고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1999~2000년 닷컴 버블은 인터넷 관련주들의 밸류에이션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나타났으며, 결국 2001년 버블이 붕괴되면서 미국 증시는 약세장으로 진입했고 많은 인터넷 기업들은 파산했습니다. 10년 넘게 미국 주가가 횡보하기도 했습니다.

서브라마니언은 “우리는 1990년 말에도 연준의 금리 인상, 밸류에이션, IPO(기업공개), 마이너스 주식 위험 프리미엄 등을 경험했으며, 당시에도 터무니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상황이 펼쳐졌다”며 “2021년에서 2022년으로의 이동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을 점차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로 특정지어질 수 있는 점도 유사하다”고 했습니다.

1999~2000년 미 연준의 금리 인상기 때는 1년에 걸쳐 연 4.75%였던 기준금리를 연 6%로 올렸습니다. 올해도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서 시장 하락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투자은행 스티펠의 애널리스트인 배리 배니스터도 S&P500의 밸류에이션이 2000년 수준에 도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1929년 주가 대폭락 직전 수준과도 비슷하다고 했습니다. 역사상 세 번째의 큰 버블이라는 분석입니다. 한편 지난달 초에는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사업 파트너로서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찰리 멍거가 현재 시장이 ‘닷컴 버블’ 때보다 더 미쳤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워런 버핏의 단짝이자 동업자인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 /조선일보DB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전 세계 기업 중 사상 처음으로 애플이 시가총액 3조 달러 자리에 올랐습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새해 첫 거래일에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모두 돈을 벌고 있는 실적이 좋은 테크주들입니다. 실적이 바탕이 되는 테크주들의 주가가 올해 미국 월가 증시를 밀어 올릴지 주목됩니다. 둘째, 올해 종목 고르기가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 월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주가 상승세는 주춤해도 ‘빛나는 보석’ 같은 기업들을 발굴할 때라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의 말을 참고해서 자신이 투자할 만한 종목을 찾아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셋째, 월가 주가는 좋지만 비관론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시장을 보는 관점에 균형을 맞춰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월가 한쪽에선 닷컴 버블과의 유사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비관론도 무시하지 말고, 투자 관점을 균형 있게 세우는 데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