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16% 하락한 3만4934.27에 마감했습니다. 반면 S&P500은 0.09% 오른 4475.01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11% 하락한 1만4124.09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1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3.8% 증가했습니다. 월가 전망인 2.1% 증가보다 훨씬 높은 것입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방향 못 잡는 월가’, ‘힘 빠지는 ‘빅스텝’ 인상론’, ‘버핏의 포트폴리오’를 꼽았습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작년 말 기준으로 어떤 주식을 많이 보유했는지 공개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은 애플로 1575억 달러 어치에 달합니다. 다음으로 많이 보유한 주식은 뱅크오브아메리카(449억 달러), 아메리칸익스프레스(248억 달러), 코카콜라(237억 달러), 크래프트하인즈(117억 달러) 등이 톱5에 들어갑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방향 못 잡는 월가

이날 월가 주가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가 여전한데다 미 연준의 긴축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방향을 못 잡고 크게 하락했다가 반등하다가는 뒷심이 없어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월16일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모습.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우려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훈련 중이던 군 병력과 장비의 철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믿지 못하겠다는 서방 진영 사이에 공방이 계속됐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크림반도에서 훈련을 마친 부대들이 철로를 이용해 원래 주둔지로 복귀하고 있다”며 군사장비를 실은 열차가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MSNBC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떤 군대 철수도 보지 못했다”며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매우 위협적인 방식으로 대규모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이날 러시아의 위협은 유럽에서 ‘뉴노멀’이 됐다면서 동맹국 동부 지역 강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날 러시아의 일부 철군 소식에 크게 떨어졌던 유가는 다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는 1.7% 오른 배럴당 93.66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또 천연가스 가격도 7% 이상 급등했습니다.

이날 월가의 관심을 모았던 미 연준의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 공개는 기존에 알려졌던 내용 외에 새로운 내용이 거의 나오지 않으면서 장 막판에 주가의 반등세를 지원하기는 했습니다. 지난달의 경우 12월 FOMC 회의록이 공개됐을 때 회의에서 ‘양적 긴축’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주가가 충격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이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3월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했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이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놨기 때문에 월가가 충격을 받을 내용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소매 판매는 ‘깜짝’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미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3.8% 증가한 6498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1% 증가를 웃돈 것입니다. 또 지난 12월에 연말 쇼핑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소매 판매는 2.5% 감소했는데, 한 달 만에 다시 회복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특히 1월에는 소비자물가가 7.5%나 오르고, 오미크론 확산으로 인해 결근자가 800만명 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해서 소비 감소 우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소매 판매가 증가한 것입니다.

다만 물가 상승에 따라 판매액이 늘어난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소매판매액에는 물가상승분이 반영돼 있습니다. 소매산업 컨설팅 회사인 커스터머 그로스 파트너스의 크레이그 존슨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2021년 소매 판매액 증가의 20%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라고 분석했으며, 올 들어서는 이 비중이 60%까지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한편 물가 압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표가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나왔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9.1% 올랐다고 16일 밝혔습니다. 시장 예상치인 9.5%와 전달인 12월의 10.3%를 모두 밑도는 수치입니다. 지난해 7월 9.0%를 기록한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입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둔화됐습니다.

로블록스에 접속해서 게임을 즐기는 학생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특징주를 보면, 월가에서 메타버스의 대표주로 꼽히는 로블록스가 실적 악화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이날 로블록스 주가는 26.5% 폭락했습니다. 로블록스 주가는 작년 3월 상장 한 이후 최근까지 1.7% 정도 하락하는 데 그쳤었느데, 상장 이후 낙폭으로는 가장 큰 것입니다. 로블록스의 작년 4분기 순손실은 1억4300만 달러로 한 해 전의 5870만 달러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주당순손실은 25센트로 월가 전망인 13센터보다 더 컸고, 매출은 7억7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 7억7200만 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로블록스의 실적 부진은 등교 재개 등으로 대유행 특수가 가라앉은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 힘 빠지는 ‘빅스텝’ 인상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날 WHYY 라디오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시작에 있어서, 3월에 25bp(0.25% 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하커 총재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더불어 연준 내에서 인플레 대응에 강력하게 나서자는 매파로 분류됩니다. 하커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오는 7월까지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대신해서 임시로 의결권도 갖고 있습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 /AP 연합뉴스

하커 총재는 이달 초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했으나,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를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 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5%로 나왔고, 불러드 총재는 7월 초까지 1% 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인상론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하커 총재는 여전히 0.25%포인트 인상 지지를 유지한다고 한 것입니다.

하커 총재는 깜짝 인상 없이 질서 있게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인플레를 막기 위해 해야할 것을 해야 하지만,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경제를 침체로 빠뜨릴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실제 물가가 연준의 인플레 목표인 2%까지 돌아가는 데도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해서 인플레를 어느 정도 용인하면서 급격한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커 총재는 올해 인플레율을 3.5% 상단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날 로이터통신의 월가 이코노미스트 설문 조사에 따르면, 84명의 응답자 모두 다음달 15~16일 열리는 3월 FOMC에서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금리 인상 폭으로는 약 4분의1인 20명만이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고, 나머지는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 금리로 따진 3월의 0.5% 포인트 인상 확률은 44.3%,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55.7%였습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보다는 시장 참가자들이 ‘빅스텝’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것입니다. 다만, 불러드 총재의 ‘7월까지 1%포인트 인상’ 발언 이후 100%까지 갔던 0.5%포인트 인상 분위기는 후퇴하고 있는 것입니다.

2월17일 현재 미 연준의 3월 금리 인상 확률.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이날 미 연준은 1월 FOMC 회의록을 공개했습니다.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금리를 인상하는 게 조만간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고 인플레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회의록은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그들의 예상과 달리 내려가지 않을 경우 FOMC가 현재 내다보고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정책 완화를 제거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의사록에서 대차대조표 축소와 관련된 구체적인 시점이나 규모 등은 ‘향후 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일단 연내에 시작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연준 위원들은 현재 경제와 금융 여건을 감안할 때 2017~2019년 당시보다 정상화가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로이터통신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긴축의 시작 시기로 6월이나 7월을 생각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양적긴축 규모로는 매달 600억 달러로 시작할 것으로 보면서, 매달 200억 달러에서 1000억 달러 범위에서 규모를 조정하면서 진행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 버핏의 포트폴리오

세계적인 가치 투자자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인 찰리 멍거가 17일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날 멍거 부회장은 자신의 투자 회사 격인 데일리 저널의 주주총회도 열었습니다. 인터뷰와 주주총회를 통해서 멍거 부회장은 버핏의 최근 포트폴리오도 설명했습니다.

찰리 멍거(오른쪽)와 워런 버핏. /AP 연합뉴스

멍거 부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인 애플에 대해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회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애플은 앞으로도 가장 강력한 회사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멍거 는 자신이 회사의 강점을 판단하는 기준은 고객이 얼마나 그 회사를 좋아하는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농담처럼 자신이 헤어진 많은 친구들이 헤어지기 전에 아이폰을 오른팔과 같이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 주식을 사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쯤부터인데, 그간 버핏은 애플의 소비자 브랜드 가치를 극찬하면서 지분을 늘려 왔습니다.

앞서 공개된 버크셔 해서웨이의 13F 보고서를 통해서 작년 말 현재 포트폴리오를 알 수 있습니다. 13F 보고서는 운용 자산이 1억 달러가 넘는 모든 기관투자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분기별로 제출하는 보고서인데, 이를 통해 한 분기 동안 기관 투자자들의 매매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버크셔 해서웨이가 작년 말 기준으로 어떤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은 애플로 1575억 달러 어치에 달합니다. 다음으로 많이 보유한 주식은 뱅크오브아메리카(449억 달러), 아메리칸익스프레스(248억 달러), 코카콜라(237억 달러), 크래프트하인즈(117억 달러) 등이 톱5에 들어갑니다. 지난 1년간 주가 성적을 보면 애플은 31.9%, 뱅크오브아메리카 98.7%, 아메리칸익스프레스 54.3%, 코카콜라 107.2%, 크래프트하인즈 -1.1% 등입니다. 연초 이후로 따지면 애플 -2.8%, 뱅크오브아메리카 5.8%, 아메리칸익스프레스 21.3%, 코카콜라 -9%, 크래프트하인즈 2% 등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 보유종목 톱5./자료=마켓워치

버크셔 해서웨이 포트폴리오 중 4분기에 새로 매입한 주식도 화제입니다. 게임회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식을 1억 달러 어치 가까이 매수했습니다. 그런데 버핏이 블리자드를 매수한 이후인, 올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가 현금 690억 달러에 블리자드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멍거는 “그것에 대해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전제했지만, “게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최고경영자(CEO)인) 바비 코틱을 아주 좋아한다. 그를 그 분야에서 합리적인 사람의 한 명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그가 미친 짓을 용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CEO를 높게 평가해서 주식 매수에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블리자드는 버크셔 해서웨이 보유 주식 중에서 규모로 순위가 24위입니다.

이 밖에도 버크셔 해서웨이는 4분기에 브라질의 디지털 은행인 누 뱅크를 새로 매수했습니다. 한편 정유주인 쉐브론의 지분을 4분기에 늘렸으며, 제약 바이오주는 매각하고 있습니다. 4분기에 보유하던 제약사 테바 주식을 모두 팔았고, 애브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 등 제약사의 지분을 줄였습니다.

버핏은 장기적인 가치 투자를 투자 철학으로 갖고 있다는 걸 감안하면서 포트폴리오 변화를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 연준의 긴축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합니다. 월가 주가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만큼 출렁임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각종 지표들에 주목하면서 앞으로 투자 방향을 잡는 시기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둘째, 미 연준의 3월 첫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다양한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폭을 크게 가져 가는 ‘빅스텝’ 인상론이 힘을 얻었다가는 힘이 빠지고 있습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분위기를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세계적인 가치 투자자 워런 버핏의 포트폴리오가 최근 화제입니다. 단순히 어떤 종목을 매수했다는 정보보다는 왜 샀는지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투자 대가들이 종목을 고르는 방법에도 관심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