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월가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한 주간 5.5% 상승해 18일 3만4754.93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한 주간 6.16% 올라 18일 4463.12를 기록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한 주간 8.18% 급등해 1만3893.84에 지난 주를 마감했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8일 연 2.14%를 기록해 한 주간 0.14%포인트 올랐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이번 주 주목해 봐야 할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로 ‘월가, 금리 백신 맞았나’, ‘목소리 높이는 매파’, ‘바닥 탈출 vs 베어마켓 랠리’를 꼽았습니다.
1985년 이후 과거 다섯 차례의 금리 인상기 때는 평균적으로 보면, 첫 금리 인상 전에는 S&P500이 상승 추세를 지속하다가 첫 금리 인상 직후에 S&P500이 5% 내외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혁신주 투자의 대표 주자인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한 주간 17.4%나 폭등했습니다. 캐시 우드는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란 별칭으로 불리는데요. 연초 이후 ETF 가격이 30% 이상 곤두박질쳐 오다가 이번에 반등했습니다. 방송에서 그 배경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월가, 금리 백신 맞았나
지난 주 월가 3대 지수가 5거래일 중에 나흘 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상승폭도 커서, 2020년 11월 이후 가장 좋은 한 주를 보냈습니다. 특히 16일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 후 사흘간 ‘안도 랠리’를 보여줬습니다.
게다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8.2% 급등하는 등 지난 주 테크주의 상승세가 놀라웠습니다. 예컨대 혁신주 투자의 대표 주자인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한 주간 17.4%나 폭등했습니다. 다만,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연초 이후 30% 가까이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상기의 첫 금리 인상 직후에는 주가가 떨어집니다. 특히 테크주들은 금리 상승에 취약하기 마련입니다. 테크주들은 현재보다는 미래에 많은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를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미래 수익보다는 지금 당장 실적을 내는 기업들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나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전반적인 주가는 6개월이나 1년 정도 지나면 상승세로 마감하는 게 과거 금리 인싱가의 주가 패턴이었습니다. 금리 인상기의 초기는 경기도 나아지기 시작하는 시기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업 실적도 좋아지고 주가도 상승하는 패턴이 겹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증권사 에드워드존스가 과거 금리 인상기 때 첫 금리 인상 전후의 주가 흐름과 최근의 주가 흐름을 비교해 봤습니다. 1985년 이후 과거 다섯 차례의 금리 인상기 때는 평균적으로 보면, 첫 금리 인상 전에는 S&P500이 상승 추세를 지속하다가 첫 금리 인상 직후에 S&P500이 5% 내외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첫 금리 인상을 앞두고 S&P500이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연초 이후로 최근까지 S&P500이 10% 이상 떨어지는 ‘조정’ 국면에 들어가기도 했고, 지난 14일엔 S&P500이 2년 만에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위에서 아래로 뚫고 지나가는 데스크로스(Death Cross)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데스크로스는 하락장의 전조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첫 금리 인상 전후에 과거와 다른 패턴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 이유를 세 가지 정도로 찾아 볼 수 있겠습니다. 우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파월 피봇’이라고 해서 인플레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식으로 입장을 바꾸면서 올해 긴축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비유하자면 금리 인상에 대한 ‘백신’을 미리 맞기 시작한 것입니다.
둘째, 지난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강하게 불거지면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가가 타격을 받았는데, 최근에 유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 상승의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배럴당 130달러를 뚫고 올라갔던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지난 1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104.70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셋째,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연초 주가에 악재가 됐는데, 코로나가 풍토병처럼 바뀌면서 증시에 반등 요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 직장인들이 사무실로 복귀하면서, 소비와 고용의 회복세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3월 FOMC 결과는 월가 전망과 부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달 초 파월 의장이 의회에서 0.25% 포인트 금리를 올리겠다는 강한 신호를 줬는데, 그대로 금리 인상이 이뤄졌습니다. 또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공개하는 ‘점도표(dot plot)’를 통해서 올해 연말까지 기준 금리를 연 1.9%로 올리겠다는 신호를 줬습니다. 올해 남은 여섯 차례의 FOMC에서 매 번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고, 그 중간에 0.5%포인트의 ‘빅스텝 인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월가에서 3월을 포함해서 올해 일곱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는데,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또 파월 의장은 9조 달러 가까이 불어난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줄이는 양적긴축 정책은 5월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도 줬습니다.
3월 FOMC 전까지만 해도 불확실했던 올해 금리 인상 횟수와 양적긴축 시작 시점 등이 분명해진 것입니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서 내년에 3~4차례 쯤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번 금리 인상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예고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금리 인상기는 올해 3월부터 내년 12월까지 21개월이고, 금리 인상 횟수는 10~11차례쯤 되는 것입니다. 1985년 이후 다섯 차례 금리 인상기의 평균 기간이 21개월, 금리 인상 횟수가 평균 9차례이므로 과거 금리 인상기와 강도는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바로 직전 금리 인상기인 2015~2018년은 기간이 36개월로 길고, 금리 인상 횟수는 9차례였지만 초기에는 간격이 1년이나 됐기 때문에 이번에 다소 빠르게 금리 인상을 한다는 느낌을 주기는 합니다.
다만, 연준이 내놓은 점도표 대로 금리 인상이 진행될 지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 목소리 높이는 매파
16일 3월 FOMC를 마친 후에 연준 고위 인사들이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주로 인플레에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매파들이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번 주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집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 성향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8일 자신이 3월 FOMC에서 소수 의견을 낸 이유를 설명하는 성명서를 냈습니다. 3월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 대 ‘0.5%포인트 이상’ 의견이 8대1로 나왔고, 불러드 총재가 0.5% 포인트 인상 주장을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성명서에서 이번 회의에서 양적긴축도 시작했어야 했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성명서에서 “올해 안에 3% 이상으로 정책 금리를 올리는 것을 권고한다”고 했습니다. 인플레에 강력하게 대응하는 게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불러드 총재는 1994~1995년 금리 인상기 때 사레를 들면서 당시에 정책 금리를 급격하게 올려 2% 물가 목표를 달성하게 1990년대 후반에 미국 경제가 호황을 누리도록 했다고 분석했습니다. 3월 FOMC 후 나온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 중 한 명이 올해 금리 전망을 3% 이상으로 찍었는데, 이 위원이 불러드 총재였던 것입니다. 불러드 총재는 앞서 올해 상반기에 정책 금리를 연 1%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올해 안에 한 번 이상 0.5% 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리는 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소위 ‘빅스텝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월러 이사는 “(금리 인상기) 초반에 몰아서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며 “올해와 내년 물가에 영향을 주려면 더 많은 완화 조치의 제거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데이터는 50(bp)으로 가라고 우리에게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3월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에 찬성했던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위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방준비은행 총재도 18일 메릴랜드 은행가 협회 연설에서 “인플레이션 기대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연준이 0.5% 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실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런 매파적인 성향 발언의 영향 등으로 월가에서 오는 5월 FOMC에서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5월의 금리 인상 확률은 100%입니다.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55%이고,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45%입니다.
연준 내에서 고용 확대에 방점을 찍는 비둘기파 성향으로 알려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홈페이지에서 올린 글에서 올해 말 정책 금리 목표를 기존의 연 0.5~0.75%에서 연 1.75~2%에 도달해야 한다고 입장으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할 경우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1일 미국실물경제협회(NABE) 경제 정책 컨퍼런스에서 경제 전망을 주제로 개막 연설을 하고, 23일에는 국제결제은행(BIS) 가상 서밋에서도 연설을 합니다. 22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의 연설도 예정돼 있습니다. 24일에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 등도 공개 발언을 합니다. 연준 내 분위기가 어떤 지 가늠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 바닥 탈출 vs 베어마켓 랠리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준의 긴축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됐다고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여전합니다. 연준의 긴축으로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대표적으로 낙관론을 펼치는 JP모건은 여전히 저가 매수를 외치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JP모건의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인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자스는 최근 투자자 레터에서 연준의 긴축이 미국 경제에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오를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습니다. 올해 연말 S&P500 전망으로는 현재보다 10% 쯤 오른 수준인 4900을 제시했습니다.
라코스-부자스는 각종 리스크가 연초 몇 개월 동안 압축적으로 반영됐지만 하반기에 주식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했습니다.
앞서 JP모건의 전략가인 마르코 콜라노빅도 “버블이 있었던 섹터의 조정은 이제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도 몇 주 안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콜라노빅은 “시장은 조만간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될 것”이라며 올해 강하게 조정받았던 성장주에 주목하라고 했습니다.
LPL파이낸셜이 집계한 금리 인상기 때 과거 데이터를 보면, 2차 대전 이후 11차례 금리 인상기 때 S&P500은 평균 11.6% 올랐습니다. 1980년 이후 첫 금리 인상 이후로만 따지면, 3개월 후에는 0.7%, 6개월 후에는 6.1%, 1년 후에는 9.2% 올랐습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네트는 최근 급등세를 ‘베어마켓 랠리’라고 불렀습니다.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베어마켓으로 들어가기 전에 잠시 나타나는 주가 상승(랠리)라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최근 금융 스트레스 지수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지난 20년 사이에 네 번째로 크게 급등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플레가 너무 뜨겁기 때문에 앞으로 미 연준이 긴축을 되돌릴 가능성이 적어서 이 지수가 완화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또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이 210달러여서 여기에 주가수익비율 19~20배를 곱하면 적정 지수 수준은 4000~4200 정도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기업 실적 악화로 주당순이익이 더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이 보다 주가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앞으로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느냐 반등하느냐에 따라 주가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1950년 이후 과거 자료를 분석해 보면 S&P500이 조정 국면에 들어갔을 때 경기가 침체로 빠지면 주가는 고점에서 저점까지 평균 24% 떨어졌습니다. 다만 경기가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주가는 향후 12개월 동안 평균 15% 상승했습니다. 현재 골드만삭스는 연말 S&P500 주가 수준으로 4700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은 최대 35%로 보고 있습니다. 미 연준이 기준 금리를 올리면서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날 조짐이 있는데, 월가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지난 주 코로나 이후 첫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월가 증시가 랠리를 보였습니다. 16개월 만에 가장 좋은 한 주였습니다. 미 연준이 미리 금리 인상을 예고했기 때문에 놀라지 않았다는 말이 나옵니다. 금리 인상 외에도 시장 앞에 놓여 있는 리스크는 무엇인지 점검해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연준 내에서 금리 인상을 지금보다 강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의 견해가 얼마나 반영이 될지 아직은 불확실합니다.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니 연준의 행보를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셋째, 향후 주가 전망을 두고 월가에서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올해 시장 상황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투자자들은 안전벨트를 매고, 전문가들의 다양한 주장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자신만의 투자 방향을 잡아 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