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29% 하락한 3만4358.50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23% 떨어진 4456.24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32% 하락한 1만3922.60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5.2% 급등한 배럴당 114.9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유가 상승, 주가 하락 공식’, ‘빅스텝 인상 바람 잡기’, ‘새로운 FANG이 뜬다?’를 꼽았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새로운 FANG(Fuel, Agriculture, Natural resources, Gold)’에 들어가는 업종 중에서 특히 연료(Fuel)에 해당하는 에너지 업종이 올해 증시에서 돋보인다고 했습니다. S&P500의 에너지 업종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37% 이상 상승했습니다. 올해 2개 업종만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데, 나머지 하나인 금융업이 1%쯤 오른 것을 감안하면 에너지 업종의 수익률이 독보적인 걸 알 수 있습니다. 기업 별로 보면 S&P500 지수 내의 수익률 상위 25개 종목 가운데 17개가 에너지 업종에 포함되는 기업들입니다. 방송에서 ‘새로운 FANG’에 포함되는 업종들의 수익률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유가 상승, 주가 하락 공식
월가 주가의 출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가 상승, 주가 하락’과 ‘유가 하락, 주가 상승’이 공식처럼 반복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유가 상승을 불러 일으키면, 비용 상승 등으로 기업 실적 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다 파는 것이고 거꾸로 움직이면 주식 매수세가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5.2% 급등한 배럴당 114.9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유가는 올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 G7(주요7개국) 정상회의 등에 참석합니다. 이 때를 계기로 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제재 방안에 혹시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가능성이 포함될 지 투자자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습니다. 앞서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조치를 하자 WTI 가격은 배럴당 130달러를 뚫고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으로 전세계 원유 생산량의 11%쯤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산 원유 공급 상황에 따라 유가가 크게 출렁이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전날 러시아가 폭풍 피해로 카자흐스탄에서 흑해를 연결하는 송유관을 통해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가 하루 100만 배럴씩 줄어들 수 있다고 밝힌 것도 공급 부족 우려를 부추겼습니다.
또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비우호적으로 간주되는 국가가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구입할 경우 루블화로 대금을 지불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달러나 유로로 수출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러시아중앙은행에 일주일 안에 루블화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58%쯤은 유로로, 39%는 달러로 결제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최대 구매국인 독일은 루블화 결제 요구는 계약 위반이라고 반발하고 나서는 등 러시아산 천연가스 결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월가에선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 차이가 줄어드는 것도 걱정거리입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경기 침체가 온다는 경험 법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자산운용사인 플린서플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1975년 이후 미국에서 주요한 다섯 번의 경기 침체 시기를 따져 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2년 만기 국채 금리 사이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있고 나서 9~23개월 후에 실제로 경기 침체가 나타났습니다. 예컨대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붕괴 이후 경기 침체 때는 13개월 전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있었고, 2007~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위기 전는 23개월 전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1975년 이후 현재까지 평균을 내보면 두 금리의 차이는 0.93%포인트입니다. 통상 1% 포인트 정도 10년 만기 금리가 2년 만기 금리가 높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떨어진 연 2.32%를 기록했고,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떨어진 연 2.13%를 기록했습니다. 두 금리의 차이는 0.19%포인트에 불과합니다. 두 금리의 차이는 연초만 해도 0.7~0.9% 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금리 차이가 확 줄어든 것입니다.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서 단기 금리가 올라가고, 시장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경기가 안 좋아질 것으로 판단해서 장기 금리가 크게 오르지 못하면 장단기 금리 차이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심해지면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또 이번에는 양적긴축을 통해서 미 연준이 장기 금리도 올리는 정책을 펼 예정이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빅스텝 인상 바람 잡기
기준 금리를 기존의 통상적인 인상폭인 ‘0.25%포인트’, 즉 베이비 스텝이나 그린스펀 스텝으로 불리는 폭을 넘어서는 빅스텝으로 올리는 것에 공개적으로 찬성하는 연준 고위 인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번에 ‘0.5%포인트’ 씩 올리자는 것입니다. 미 연준은 2000년 5월 기준 금리를 연 6%에서 연 6.5%로 0.5%포인트 올린 이후 한 번도 한 번에 0.25%포인트 이상 올린 적이 없습니다.
연준 내 매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3일 기자들과 통화에서 “일부 50bp(bp는 0.01%포인트) 움직임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며 “지금부터 7월까지 모든 회의를 미리 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나중보다는 좀더 일찍 공격적으로 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전날 존 캐롤 대학 연설에서 올해 연말까지 기준 금리를 연 2.5%까지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이를 기자들과 통화에서 다시 반복했습니다. 이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점도표를 통해 연준 위원들이 올해 말까지 평균적으로 연 1.9%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것보다 높은 것입니다. 메스터 총재는 전날 연설에서 올해 일부 FOMC 회의에서 50bp 인상안이 테이블 위에서 치워져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날 연준 내 비둘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도 5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데일리 총재는 23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50(bp)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데일리 총재는 5월 회의에 “모든 게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며 아마도 자신은 25bp 인상을 지지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매파는 인플레에 강력하게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자는 입장이고, 비둘기파는 고용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를 낮게 유지하자는 입장입니다.
앞서 2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실물경제협회(NABE) 경제 정책 컨퍼런스에서 연설에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논의 테이블에 0.5% 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한 데 이어, 연준 고위 인사들의 강성 발언이 이어지면서 5월 FOMC에서 소위 빅스텝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3월 FOMC에서 홀로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던 매파 성향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연준이 올해 연 3% 이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5월 0.5%포인트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지만 올리더라도 시장에 큰 혼란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CNBC 인터뷰에서 3월 FOMC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때문에 0.25%포인트 인상에 찬성하기는 했지만 “데이터는 50(bp)으로 가라고 우리에게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올해 안에 한 번 이상 0.5%포인트 인상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날 시장 금리로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추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미 연준이 5월 0.5% 포인트를 인상할 확률은 66.1%를 기록했습니다.
◇ 새로운 FANG이 뜬다?
나스닥이 작년 11월 고점을 찍은 후 힘을 쓰지 못하고, 올 들어서는 하락세를 보이면서 빅테크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FAANG 주식들도 하락했습니다. 연초 이후 FAANG 주식들의 하락 폭을 보면, 우선 메타(페이스북 모회사)는 36.5% 하락했습니다.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구글 모회사)는 각각 올 들어 4.1%, 1.98%, 37.8%, 4.5% 떨어졌습니다.
월가에서는 최근 이런 기존 FAANG 대신에 새로운 FANG, FAANG 테마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우선 닉 지코마키스 NEIRG 웰스 매니지먼트 창업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Fuel(연료, 에너지), Agriculture(농업), Natural resources(천연자원), Gold(금)의 첫머리 글자를 딴 새로운 FANG이 뜨고 있다고 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원유와 각종 천연자원, 곡물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안전자산인 금값도 오르는 추세를 반영한 것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에너지 업종이 올해 증시에서 돋보인다고 했습니다. S&P500 지수의 에너지 업종은 올해 들어서만 37% 이상 상승했습니다. 올해 플러스 수익률을 보인 2개 업종 중 하나인데, 나머지 업종인 금융업이 1%쯤 오른 것을 감안하면 에너지 업종의 수익률이 독보적입니다. 또 S&P500 지수 내의 수익률 상위 25개 종목 가운데 17개가 에너지 업종에 포함되는 기업들이기도 합니다. 최근 워런 버핏이 매수를 하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옥시덴털 페트롤리엄은 두 배 이상 급등했습니다. 할리버튼은 66%, 셰브런은 41% 상승했습니다.
새로운 FANG의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 주요 ETF(상장지수펀드)를 갖고 ETF디비닷컴에서 올 들어 21일까지 수익률을 따져 봤습니다.
연료 분야는 에너지를 가리킵니다. 대표적인 ETF인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티커 XLE)는 운용 규모가 366억 달러인데, 올 들어 수익률은 37.2%를 기록했습니다. 뱅가드 에너지 ETF(VDE)는 운용 규모 81억 달러에 수익률은 37.9%였습니다.
농업 분야의 대표 ETF인 인베스코 DB 애그리컬처 펀드(DBA)는 운용 규모 17억 달러에 11.9%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테우크리엄 밀 펀드(WEAT)는 운용 규모가 4억 달러로 수익률은 43.8%를 기록했습니다.
천연자원 분야의 대표인 플렉스쉐어 모닝스타 글로벌 업스트림 천연자원 인덱스 펀드(GUNR)은 운용 규모 78억 달러에 수익률은 18.6%였고, SPDR S&P 글로벌 천연자원 ETF(GNR)는 30억 달러 운용 규모에 수익률은 15.2%였습니다.
금 관련 ETF는 SPDR 골드 쉐어즈(GLD)가 운용 규모 674억 달러에 수익률은 5.7%를 나타냈습니다. 금 가격은 최근 횡보하면서 다른 테마에 비해 수익률이 다소 낮게 나왔습니다.
새로운 FANG 이외에도 새로운 FAANG이라는 테마도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로렌 샌플리포 수석 투자 전략 애널리스트나 시브리즈 파트너스의 더그 카스 대표 등이 제안하는 ‘FAANG 2.0′입니다.
여기에는 FANG에 더해서 A가 하나 더 들어가 있는데, 추가적인 A는 Aerospace & defense로 항공우주와 방위산업을 뜻합니다. 그리고 N은 Nuclear and renewables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를 의미합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방위산업이 주목받고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반영한 것입니다.
새로운 FAANG에 ETF를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투자했다면, 올 들어 수익률은 22%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 주가의 출렁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월가 투자자 앞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의 긴축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 각종 위험 요소가 놓여 있습니다. 자신의 투자 성향에서는 리스크를 얼마나 감수할 수 있을 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미 연준이 앞으로 금리 인상 폭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가 연준 고위 인사들의 입을 통해서 흘러 나오고 있습니다. 올해 금리 인상 횟수는 어느 정도 가늠이 되지만, 금리 인상 폭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는 것입니다. 연준이 어디로 움직이려고 하는 지 주목해서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월가에서 빅테크주를 대신할 새로운 테마로 또 다른 ‘FANG’이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연료, 농업, 천연자원, 금 등입니다. 이런 테마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약해지면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