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3% 상승한 3만4921.88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81% 오른 4582.64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9% 상승한 1만4532.55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2.42%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테크주의 귀환일까’, ‘다이먼이 꼽은 세 가지’, ‘장단기 금리 역전 영향’을 꼽았습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4일 연례 주주서한에서 앞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금리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게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연준의 양적긴축도 매우 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만약 미 연준이 제대로 움직인다면, 성장은 계속되면서도 인플레는 잦아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시장에서는 많은 실망이 나타날 것이고, 변동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방송에서 다이먼의 분석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테크주의 귀환일까
이날 월가 증시는 테크주 중심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설미디어 업체 트위터 지분 9.2%를 매수한 것으로 나타나자, 트위터 주가는 27%나 폭등하면서 테크주 주가를 견인했습니다. 이날 트위터 주가의 상승폭은 2013년 트위터가 상장한 이후 가장 좋은 것이었습니다. 머스크가 CEO로 있는 테슬라 주가도 5.6% 급등했습니다.
머스크는 4일 트위터 지분 9.2%에 해당하는 7348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는 1일 종가 기준으로 약 28억9000만 달러(약 3조5000억원) 어치에 해당합니다. 이를 통해 머스크는 트위터의 최대 주주가 됐습니다.
머스크는 그간 트위터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는데, 트위터의 경영에 개입하면서 새롭게 개편할 지 주목됩니다. 머스크는 평소 트위터를 소통 창구로 적극적으로 활용 중입니다. 트위터 내 팔로워만 8000만명에 달합니다. 작년 11월에도 자신의 테슬라 지분 10%를 팔지에 대한 설문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한편 트위터의 설립자이자 CEO였던 잭 도시는 작년 11월 말 전격 사임했고, 현재는 파라그 아그라왈이 CEO를 맡고 있습니다.
테슬라 주가도 올랐습니다. 테슬라는 1분기에 전기차 31만48대를 인도했다고 2일 밝혔습니다. 작년 1분기의 18만4800대보다 68%나 증가한 것입니다. 월가 전망인 31만7000대보다 적었지만 자동차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로 글로벌 차량 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나 홀로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최근 테슬라에는 중국의 코로나 확산으로 상하이 기가 팩토리 공장 일시 운영 중단 등의 이슈가 있지만 주가는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은 메타(4%), 애플(2.4%), 아마존(2.9%), 넷플릭스(4.8%), 알파벳(2%), 마이크로소프트(1.8%) 등 빅테크 주식들도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여기에다가 미국 시장에 상장된 알리바바(6.6%), JD닷컴(7.1%) 등 중국 빅테크주들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중국 정부가 해외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에 대해 외국 증권 당국이 회계 감독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중국은 2019년 법을 개정해서 중국 정부의 승인 없이 자국 기업이 외국 당국에 회계자료를 제출할 수 없게 했고, 미국 증권 당국은 외국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 하면 미국에 상장할 수 없도록 하면서 알리바바 등 미국에 상장한 중국 테크 기업들이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렸었습니다.
연초 이후 부진을 면하지 못하던 테크주가 귀환할 수 있을 지 월가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1일 기준으로 다우지수는 연초 이후 4.2%, S&P500은 4.6% 하락했지만 나스닥은 8.8% 하락해서 연초 이후 하락장에서 테크주의 부진이 상대적으로 컸습니다. 미 연준의 긴축에 따라 금리가 오르면서 테크주가 더 큰 타격을 받았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가치주가 각광을 받고 테크주는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초 이후 S&P1500 가치주 지수는 0.2% 떨어졌지만, S&P1500 성장주 지수는 8.6%나 급락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추세가 달라질 지 관심을 둬야 하겠습니다.
한편 이날 스타벅스 주식은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겠다는 소식에 3.7% 하락했습니다. 4일 과거 40년간 회사를 경영했던 하워드 슐츠가 CEO에 복귀하면서 직원과 매장에 더 투자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중단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3월 향후 3년간 2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섰습니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4% 오른 배럴당 103.2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집단 학살을 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러시아산 석유 등에 대한 추가 제재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 다이먼이 꼽은 세 가지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4일 연례 주주서한에서 향후 수십 년간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 가지 힘을 꼽았습니다.
첫째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미국 경제입니다. 둘째는 고인플레에 동반하는 금리 상승의 시대입니다. 셋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그 결과 나타나는 인도주의의 위기입니다.
다이먼 회장은 연초에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생각하는 것보다 악화될 수 있으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연준이) 더 많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며 “내가 볼 때는 4차례 이상 할 가능성이 있고, 6~7차례가 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당시에는 연준이 그렇게까지 강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 움직임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갖고 얘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이먼 회장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이먼은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갖고 있는 사람이지만, 이번에는 리스크 관점에서 얘기했다는 데 주목 됩니다.
다이먼은 이 세 가지 요소에 대해 “과거에 경험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서로의 영향력이 융합되면서 향후 리스크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이먼은 “희망한다면 모든 요소가 평화적인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있지만, 우리는 잠재적인 부정적인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그리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최소한 글로벌 경제의 성장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봤고, 더 악화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이먼은 분쟁이 어떻게 결론을 맺을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으며 공급망, 특히 에너지 공급을 둘러싼 공급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다이먼은 이에 따라 올해 미국 경제는 당초 예상한 3% 성장보다는 다소 낮은 2.5%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러시아의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이 높은 유로 지역의 성장은 기존 4.5% 성장 전망에서 2% 성장 전망으로 낮췄습니다.
세 가지 힘은 서로 얽혀 있습니다. 에너지 공급망 문제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나는 미국 경제의 수요를 감안할 때 높은 인플레를 촉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높은 인플레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은 금리를 높이고, 이는 고금리 환경을 만들 게 됩니다.
다이먼은 “미 연준과 정부는 팬데믹으로 인한 불행에 대응하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옳은 일을 했지만, 그 약(재정 지출과 양적완화)이 너무 강했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이먼은 앞으로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금리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게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리고 연준의 양적긴축도 매우 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만약 미 연준이 제대로 움직인다면, 성장은 계속되면서도 인플레는 잦아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시장에서는 실망스럽고 깜짝 놀랄 일을 많이 보게 것이고, 변동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연준은 시장의 출렁임이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걱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다만 다이먼은 미국 경제 성장에 대한 희망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다이먼은 미국 경제가 경기 회복의 와중에 있으며, 이런 상황은 쉽게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 장단기 금리 역전 영향
미국에서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4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42%로, 2년 만기 국채 금리 연 2.43%보다 낮았습니다. 장 중에는 한 때 2년 금리가 30년 금리보다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은 2007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앞서 1일에도 2년 만기 금리가 연 2.44%로 10년 만기 금리보다 0.06%포인트 높은 상태에서 마감했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빌리는 기간이 길수록 금리는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높아야 합니다.
월가에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경기 침체가 온다는 경험 법칙이 있습니다. 증권사 에드워드 존스의 분석에 따르면, 1970년대 이후 여섯 차례의 주요한 금리 역전기를 보면 금리 역전이 있고 나서 평균 15.2개월 후에 경기 침체가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은 올해 연말까지 계속해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 연말 2년 만기 국채 금리 전망을 연 2.9%, 10년 만기 국채 금리 전망은 2.7%로 해서 연말에도 0.2%포인트의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시티그룹도 연말까지 미 연준이 기준 금리를 3%까지 올린다면, 2년 금리는 연 2.75%, 10년 금리는 연 2.45%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기가 안 좋아지면 오히려 금리 인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옵니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내린다는 것입니다. 2019년의 경우 8월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나던 때인 8월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후 9월과 10월 연속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금리 전략가 마크 카바나는 현재의 2년과 10년 금리 역전은 18개월 후에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시장에서 보는 신호로 해석했습니다.
한편 최근에는 과거와 다르게 양적완화 등으로 금리에 대한 연준의 개입이 심해졌기 때문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의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 마크 사아드너는 “수익률 곡선 역전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미국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확실한 전조로 보기는 어렵다”며 “경기 침체보다는 주의하라는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한편 장단기 금리 역전이 주식 시장에 악재만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증권사 에드워드 존스의 분석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주요하게 여섯 차례의 금리 역전이 일어난 후에 경기 침체로 들어가기 전까지 S&P500은 평균 7.2% 상승했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시작된 이후에 S&P500이 정점을 찍기까지는 평균 11.3개월이 걸렸습니다. 이것만 보면 주식 시장의 상승세에는 여력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에드워드 존스는 인플레에 대응한 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성장이 2.5~3% 구간에 있게 된다면 이는 평균적인 미국 성장세보다 높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거 경기가 꺾이는 금리 인상기 후반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벌어졌는데, 이번에는 이것과는 다른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테크주 주가가 꿈틀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초 이후 주가 하락기에 테크주의 타격이 컸습니다. ‘꿈을 먹고 산다’는 테크주는 금리 상승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테크주가 귀환할 수 있을 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월가 최대 은행의 최고경영자가 향후 세 가지 리스크를 경고했습니다. 시장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고물가, 고금리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바뀐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 신호라고 하는데, 아직은 뚜렸한 경기 침체 지표는 나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다만 앞으로 추이를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