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8% 하락한 3만4641.18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26% 떨어진 4525.12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26% 하락한 1만4204.17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2%포인트 급등한 연 2.54%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브레이너드의 ‘빠른’ 양적긴축론’, ‘트위터는 ‘제2의 테슬라’?’, ‘미국 주가 흐름 예측’을 꼽았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가 계속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4일 자신이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트위터 주가는 전날 27% 폭등한 데 이어, 5일도 2% 상승했습니다. 과거 머스크가 테슬라를 인수할 때 상황과 비슷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2004년 머스크는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테페닝이 설립했던 전기차 스타트업에 650만 달러를 투자해 최대 주주와 이사회 의장이 된 후 최고경영자(CEO)이 올라 경영까지 장악한 바 있습니다. 방송에서 관련한 전망을 해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브레이너드의 ‘빠른’ 양적긴축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발언이 이날 월가 증시를 출렁이게 했습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5일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행사의 가상 연설에서 “인플레를 낮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of paramount importance)”라고 하면서 빠른 긴축 정책을 지지한다는 취지로 얘기했습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일련의 금리 인상을 통해서 체계적으로 통화정책을 계속해서 긴축적으로 이어가고, 이르면 5월 회의에서 ‘빠른(rapid)’ 속도로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 시작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이전 주기에 비해 경기회복이 훨씬 더 강하고 빠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대차대조표는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17~2019년과 비교해서 양적긴축이 상당히 큰 폭으로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 봤습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준 이사. /로이터 연합뉴스

브레이너드의 발언은 기존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밝힌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월가가 주목한 것은 연준 내 가장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브레이너드 이사가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입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파월 의장에 이은 ‘연준 2인자’ 자리를 예약해 놓고 있습니다. 또 민주당 성향이 강해서 바이든 정부 내에서도 입김이 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와 같은 연준 고위 인사가 특히 ‘빠른’ 양적긴축을 얘기했다는 데 주목한 것입니다. 비둘기파는 인플레 대응보다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고용 확대를 지원하자는 입장입니다. 브레이너드 이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대응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주목받은 이유입니다.

앞서 파월 의장은 3월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5월에 열리는 우리의 다음 회의에서” 양적긴축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고 했고, 양적긴축 속도에 대해서도 “지난 번보다는 더 빠르게 시작되고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라고 한 바 있습니다.

과거 2017년 10월 양적긴축을 시작할 때 규모는 한 달에 100억 달러로 국채 60억 달러, MBS 40억 달러였습니다. 매 분기 마다 양적긴축 규모를 늘려서 한 달에 500억 달러(국채 300억 달러, MBS 200억 달러)까지 늘렸습니다. 2019년 5월부터 줄이기 시작해 9월 양적긴축을 종료했습니다. 당시 월가에서는 양적긴축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봤지만, 6000억 달러를 줄이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그런데 이 보다 더 빠른 양적긴축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연설 중 상당 부분을 인플레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데 할애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현재 인플레가 너무 높으며 상방 리스크에 놓여 있다”며 “FOMC는 기대인플레와 인플레 지표 상 필요하다면 보다 강력한 액션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브레이너드 이사는 5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날 매파로 분류되는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5월 FOMC에서 50bp(bp는 0.01%포인트) 인상은 고려해야 할 옵션 중의 하나라고 하면서 동시에 금리 인상 토론에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얘기도 포함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조지 총재도 대차대조표 축소는 이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 /캔자스시티연준

6일 공개되는 3월 FOMC 회의록에서 양적긴축에 대한 논의 내용이 공개될 지 월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5월 FOMC의 금리 인상 확률은 100%인데, 특히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77.1%로 높아졌습니다.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1주일 전의 69.4%보다 높아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5월 FOMC는 5월 3~4일 열릴 예정입니다.

◇ 트위터는 ‘제2의 테슬라’?

이날 월가에서는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발언 외에도 악재가 많이 나왔습니다. 물론 호재도 있었던 상황입니다.

우선 호재를 보면 전날 테크주를 움직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행보가 이날도 화제가 됐습니다. 트위터는 머스크를 이사회에 합류시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머스크는 이사회에 합류하면서 2024년까지인 이사 재직 기간과 이후 90일 동안 트위터 지분을 14.9%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제약을 받게 됐습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째로 인수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것입니다. 앞서 머스크는 자신이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로써 머스크는 트위터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습니다. 트위터 주가는 전날 27% 폭등한 데 이어, 이날도 2% 상승했습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머스크가 무슨 전략을 갖고 트위터 주식을 매집했는 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머스크가 테슬라를 인수했을 때와 비슷하다는 말이 나옵니다. 2004년 머스크는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테페닝이 설립했던 전기차 스타트업에 650만 달러를 투자해 최대 주주와 이사회 의장이 된 후에 최고경영자(CEO)로 경영까지 장악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 서비스업 심리 지수가 개선됐다는 소식도 호재였습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3월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8.3으로 전달의 56.5보다 높아졌다고 발표했습니다. 서비스업 PMI는 3개월 연속 둔화되다가 3월에 개선된 것입니다.

공급관리협회가 집계한 미국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지수 추이. /자료=ISM

유가가 다소 하락한 것도 기업 실적 측면에서 볼 때 나쁜 뉴스는 아닙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유(WTI) 가격은 1.3% 하락한 배럴당 101.9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해 중국의 상하이 봉쇄가 계속된다는 소식이 원유 수요 감소 우려가 나오면서 하락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소식은 월가에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군이 최소 300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부차 학살’을 규탄하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연간 40억 유로 규모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미국은 이날 달러 표시 채권에서 나오는 이자와 원금 상환금 등을 러시아가 미국 내 계좌로 받는 것도 불허하기로 했습니다. 러시아가 미국 국채 등에서 나오는 이자나 상환금을 미국 내 계좌로 받았다가 달러 표시 러시아 국채의 이자 등을 상환하는 것도 막겠다는 것입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발언에 따른 금리 급등세는 금리 상승에 취약한 테크주 주가를 끌어 내리는 요인이 됐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2%포인트 오른 연 2.54%를 기록했습니다. 장중 한 때 연 2.562%로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한편 이날 나온 RBC 캐피털 마켓의 1분기 투자자 설문 조사에서는 이 조사 기준으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약세론자가 강세론자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으로 6~12개월 후 증시 전망을 묻는 질문에 33%가 약세장을 전망한다고 대답했고, 강세장을 전망한다는 대답은 21%였습니다. 중립은 46%였습니다. 시장 심리가 여전히 비관적이라는 얘기입니다.

투자자들의 6~12개월 후 증시 전망. /자료=RBC캐피털마켓

◇ 미국 주가 흐름 예측

김동관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 연구원과 함께 향후 미국 주가의 위험 요인을 점검해 보고 미국 주가의 흐름을 전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금리 상승 전망입니다. 미 연준의 빠른 금리인상 전망과 10년 만기 국채금리 상승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 감소 우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부채비율이 사상최고치(128%)로 빠른 금리인상은 경기침체 불러올 수 있으므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향후 연 2.5~3% 수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음으로 장기와 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미칠 영향입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으로 일어나고 곧바로 경기침체 오지 않았습니다. 평균적으로 금리 역전이 일어나고 17~19개월 후에 대세 하락장이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와 경기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의 영향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기에는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이 튼튼합니다. 1분기 매출 증가율 전망치는 전년 대비 10.7%로 5분기 연속 10%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또 은행권의 펀더멘털도 튼튼합니다. 게다가 고용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요소들은 미 증시를 향후 실적 장세로 이끌 것으로 전망됩니다.

영상에서는 금리가 연 3%에 도달할 것을 가정했을 때의 S&P500과 나스닥의 상승 여력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 흐름 시나리오. /자료=유안타증권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연준 내 온건파들도 빠른 긴축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40년 만에 가장 강한 인플레에 우선 대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준의 긴축은 시장의 유동성을 축소하게 됩니다. 앞으로 어떤 영향을 줄 지 연준의 움직임을 잘 점검해야 하겠습니다. 둘째, 호재와 악재가 섞이면서 월가 주가가 출렁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기적인 출렁임에 너무 매몰되기 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 발 물러나 증시를 볼 필요도 있습니다. 셋째, 월가 앞에 여러 가지 리스크 요인들이 놓여 있습니다. 높은 인플레와 금리 상승, 여기에 인플레와 경기 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적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을 참고하면서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찾아 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