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2% 하락한 3만4496.51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97% 떨어진 4481.15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22% 하락한 1만3888.82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2.61%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점보’ 양적긴축이 온다’, ‘5월 빅스텝 인상 가능성’, ‘블랙록 “저금리 투자는 끝”’을 꼽았습니다.

3월 15~16일 열렸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6일 공개됐습니다.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참석자들은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매달 최대 950억 달러 씩 줄일 것을 제안했습니다. 국채 600억 달러, 모기지담보증권(MBS) 350억 달러입니다. 그러면 시중에 유동성이 줄어 본격적인 긴축의 효과가 나타나게 됩니다. 방송에서 그 파장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점보’ 양적긴축 온다

지난달 15~16일 열렸던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6일 공개됐습니다. 회의록 공개 전후로 월가 증시는 강한 출렁임을 보였습니다. 전날 연준 내에서 가장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인플레에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매파적인 발언을 하면서 타격을 받았던 월가가 이틀 째 ‘연준의 펀치’를 맞은 것입니다.

회의록에서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3월 FOMC 후 얘기한 대로 양적긴축에 대한 논의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파월 의장은 3월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양적긴축과 관련해 “위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좋은 얘기들을 했고, 상세한 내용은 3주 후에 회의록 공개 때 나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16일 3월 연방공개시징위원회(FOMC) 후에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중계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연준의 대차대조표에서 국채, MBS 등 보유 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양적완화 정책으로 4조5000억 달러까지 불어났었습니다. 그러다 2017~2019년 양적긴축으로 3조90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이번 코로나 위기 때도 역시 양적완화로 미 연준의 자산은 현재 9조 달러 가까이 불어난 상태입니다. 양적긴축은 이렇게 불어난 연준의 자산을 줄이는 것입니다.

미 연준이 보유한 자산의 추이. 현재 9조 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자료=미 연준

한편 파월 의장은 당시 이르면 “5월에 열리는 우리의 다음 회의에서” 양적긴축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고 했고, 양적긴축 속도에 대해서도 “지난 번보다는 더 빠르게 시작되고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5월 FOMC는 5월 3~4일 열립니다.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참석자들은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매달 최대 950억 달러 씩 줄이는 것을 제안했습니다. 국채 600억 달러, 모기지담보증권(MBS) 350억 달러입니다.

이는 직전 양적긴축 기간인 2017~2019년 때 최대 500억 달러를 줄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쯤 빠른 속도입니다.

앞서 2017년 10월 양적긴축을 시작할 때 규모는 한 달에 100억 달러(국채 60억 달러, MBS 40억 달러)였습니다. 이것과 비교하면 10배쯤 많은 규모입니다. 2017~2019년 양적긴축 기간에는 매 분기 마다 양적긴축 규모를 늘려서 한 달에 500억 달러(국채 300억 달러, MBS 200억 달러)까지 늘렸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 5월부터 줄이기 시작해 9월 양적긴축을 종료했습니다. 당시 월가에서는 양적긴축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봤지만, 6000억 달러를 줄이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2017~2019년 양적긴축 때 국채의 감축 규모 추이. /자료=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참석자들은 양적긴축 한도를 시장 여건에 따라 3개월이나 더 긴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에 대체적으로 동의했습니다. 자산을 줄이는 방식은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재투자하는 대신 소멸시키는 식으로 2017~2019년 방식과 동일합니다. 개시 시점은 5월이 적절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미 개시 시점에 대해서는 파월 의장이 얘기한 바가 있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연준 내 ‘톱3′가 모두 5월에 시작하는 것으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양적완화 개시 시점도 지난 번보다 빠르게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앞선 2017~2019년 양적완화 때는 2015년 말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2017년 10월부터 금리 인상과 양적긴축을 병행했습니다. 당시 기준금리는 연 1.25%로 올린 상황이었습니다. 이번에는 5월에 시작한다면 5월에 ‘빅스텝’ 인상을 하더라도 기준금리가 연 0.75%인 상황에서 양적긴축을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양적완화가 장기 금리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만큼 그것을 거꾸로 되돌리는 양적긴축은 장기 금리를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최근 월가에서 경기 침체 전조라며 우려가 나오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5%포인트 올라 연 2.61%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날 2년 만기 금리는 연 2.5%로 두 금리 차이는 전날 0.03%포인트에서 0.11%포인트로 벌어졌습니다.

◇ 5월 빅스텝 인상 가능성

이날 공개된 회의록에는 3월 금리 인상 논의에 대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회의록에는 많은 참석자들이 3월 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인상을 선호했던 것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0.25%포인트 인상을 선택한 것입니다. 당시 ‘0.25%포인트 인상’과 ‘0.5%포인트 인상’이 8대1로 결정됐습니다.

앞으로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서 회의록에선 “특히 인플레 압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강화되면, ‘많은’ 참석자들이 향후 회의에서 한 차례나 그 이상 50bp(bp는 0.01%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했다”고 했습니다. 또 “참석자들은 통화 정책이 빠르게 중립 금리 수준으로 움직이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중립 금리는 물가의 상승이나 하락에 영향을 주지 않는 균형 금리 수준으로, 미 연준 위원들이 판단하는 중립 금리 수준은 평균 연 2.4%입니다. 3월 FOMC 후 나온 점도표에는 연준 위원들이 올해 연말까지 연 1.9%, 내년까지 연 2.8%까지 금리를 올린다는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의 건물. /AFP 연합뉴스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시장 금리를 가지고 측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이날 5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78.8%로 상승했습니다. 1주일 전만 해도 이 확률은 67%쯤이었습니다. 월가에서 5월에 ‘빅스텝 인상’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의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매파 성향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기준금리를 연 3%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페드 워치 툴로 본 12월 금리 확률은 지금보다 2%포인트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확률이 97%에 달했습니다. 앞으로 여섯 차례의 FOMC가 있는 만큼, 0.5%포인트씩 두 차례, 0.25%포인트씩 네 차례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월가에서는 베팅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 연준의 12월 기준 금리 확률(6일 현재).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월가의 ‘빅 하우스’들은 이미 올해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두 차례쯤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티그룹은 5월, 6월, 7월, 9월에 각각 0.5%포인트씩 올린 후에, 연말까지 2차례 추가적으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는 5월과 6월 0.5%포인트 씩 인상한 후에, 7월, 9월, 11월, 12월에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5월에 0.25%포인트 인상과 양적긴축에 나서고 6월과 7월에 0.5%포인트씩 올리는 것으로 전망합니다. 9월, 11월, 12월에는 0.25%포인트씩 올리는 것으로 내다 보고 있습니다.

월가의 이런 전망들에 따르면 연말이면 기준금리가 연 2.25~2.75%가 될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날은 점보 양적긴축과 빅스텝 인상 등으로 인플레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논의 내용이 담긴 미 연준의 3월 FOMC 공개에 따라 월가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것입니다.

특히 금리 상승에 취약한 테크주 중심으로 하락세를 강하게 보였음. 나스닥은 이틀 째 2% 이상 하락했습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지분 9.2% 매집과 경영 참여 소식에 앞서 크게 상승했던 트위터 주가는 이날 0.4% 하락했습니다. 테슬라도 4.2% 급락했습니다. 메타(-3.7%), 애플(-1.9%), 아마존(-3.2%), 넷플릭스(-3.1%), 알파벳(-2.9%) 등 FAANG 주식들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유가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것이라는 소식에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주가를 끌어 올리지는 못 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5.6% 급락한 배럴당 96.2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IEA 회원국이 1억2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절반 쯤인 6000만 배럴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6개월에 걸쳐 하루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했는데, 이 물량이 일부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블랙록 “저금리 투자는 끝”

미국의 긴축 정책이 본격적인 궤도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미국 펀더멘털 주식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토니 데스피리토는 최근 투자자 노트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시장을 규정했던 ‘저금리, 저성장’이란 배경은 끝이라는 걸 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블랙록의 미국 펀더멘털 주식 최고투자책임자인 토니 데스피리토. /블랙록

데스피리토는 ‘2008~2020년 우리가 알았던 것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가 확실하게 지속되는 ‘새로운 세계 질서’가 형성되고 있을 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주목을 받는 좀 더 어려운 투자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데스피리토는 이런 환경은 상대적으로 유럽 보다는 미국 주식, 그리고 가치주를 선호하게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 동안 각광을 받았던 성장주의 매력이 떨어지는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시장에서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하는 ‘가치 투자 전략’으로 방향을 선호해야 하는 걸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앞으로 시장에서는 종목 선정이 과거보다 더 중요해질 것으로 봤습니다. 기업들이 고금리와 고물가 상황에서 비용 구조에 도전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업마다 다른 대응을 할 것이기 때문에 이는 주가에도 반영이 된다는 것입니다.

한편 데스피리토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기준으로 연 3~3.5%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주식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봤습니다. 시장 금리가 그 이상이 되면 채권 금리가 높아져서 주식보다는 채권이 매력적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데스피리토는 연초 이후 미국 증시가 어려운 출발을 했지만, 그것이 꼭 연중에 나쁜 성과를 준다는 얘기는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1988년 이후 S&P500이 1~2월 5% 이상 떨어진 해의 연간 상승률을 보면 평균 6%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하락한 해도 있지만, 큰 상승세를 보인 해도 있었습니다. 데스피리토는 시장의 출렁임이 강할 때 매수 기회를 찾으라고 했습니다. 이 때 크게 타격을 받은 성장주도 포함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저평가된 성장주를 매수하는 것도 가치 투자 전략의 일환입니다.

1~2월 5% 이상 급락한 해의 연간 S&P500 등락률 비교. /자료=블랙록, 블룸버그

하지만 투자에 조심해야 할 때라는 경고도 있습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4일 CNBC 인터뷰에서 3월 후반에 나타났던 주가 반등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의 일시적인 반등)’일 뿐이며, 이마저도 끝났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으로 조정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전략가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윌슨은 지난 주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주목했습니다. 세부 항목을 보면 코로나 위기 후 경기 확장 국면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주문이 재고보다 낮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질 조짐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기업 이익의 감소를 가져올 수 있는 요인입니다.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윌슨은 “올해는 아니더라도 내년에는 침체가 올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모건스탠리는 유틸리티, 리츠, 헬스케어 등 방어주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습니다. 특히 윌슨은 S&P500이 4000 아래로 떨어지면 방어주 중심으로 주식을 매수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또 모건스탠리는 블랙록과 마찬가지로 종목 선정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즉 FOMC에서 논의된 양적긴축 내용이 공개됐습니다. 앞서 2017~2019년 시행했던 양적긴축보다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내용입니다. 인플레를 잡기 위한 미 연준의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 출렁임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연준의 금리 인상을 두고도 ‘빅스텝 인상’ 전망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일단 연준은 월가의 출렁임은 신경쓰지 않고 인플레 잡기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시장에는 유동성이 축소됩니다. 다만 금리 상승이 반드시 주가 하락을 부르는 것은 아니어서 시장 추이를 잘 살펴야 하겠습니다. 셋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에서 저금리 시대의 투자 전략은 바꿔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습니다. 지금 투자자들은 잘 모르는 고금리, 고인플레의 시대가 온다는 것입니다. 투자 환경 변화에 맞는 투자 전략을 고민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