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25% 상승한 3만4583.57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43% 오른 4500.21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06% 상승한 1만3897.30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오른 연 2.66%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매파 연준은 상수’, ‘JP모건 “원자재 40% 추가 랠리”’, ‘주목되는 머스크 행보’를 꼽았습니다.

이날 월가에서 화제가 된 주식은 HP였습니다. HP 주가는 14.8%나 급등하면서 40.0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가치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HP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6일 HP 주식을 1억2100만주 갖고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42억 달러 어치 규모입니다. HP 전체 지분의 11.4%나 됩니다. 방송에서 매수 이유와 전망을 자세히 분석합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매파 연준은 상수

전날 미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인 회의록이 공개된 후 월가 주가가 타격을 받았지만, 하루 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이날 시장의 장중 출렁임은 강했습니다. 예컨대 다우지수의 경우 장중 한 때 300포인트 하락했지만, 87포인트 상승 마감했습니다. 월가는 ‘매파 연준’을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취급하는 분위기입니다.

전날 공개된 3월 FOMC 회의록의 요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르고 빠른 양적긴축입니다. 5월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서 과거 2015년 말 금리 인상 후 양적긴축을 2017년 10월 시작했던 것보다 이른 시기에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또 양적긴축의 규모는 최대 월 950억 달러로 연간으로 따지면 1조14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이 보유한 9조 달러 가까운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을 이 정도씩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과거 2017~2019년 양적긴축 때 최대 월 500억 달러를 줄인 것과 비교하면 2배 규모입니다.

미 연준이 보유한 자산의 추이

둘째, 5월 ‘빅스텝 인상’ 가능성입니다. 3월에 0.5%포인트의 ‘빅스텝 인상’ 찬성이 많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0.25%포인트 인상으로 결정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5월에는 ‘빅스텝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이날 연준 내 매파 성향을 대표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주리대 연설에서 경제 연착륙을 위해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연설에서 불러드 총재는 “금리를 약 연 3.5%까지 올려야 한다”며 “현재 정책 금리는 300bp(bp는 0.01%포인트) 쯤 너무 낮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기존에 연내 연 3% 이상으로 정책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보다 더 강해진 것입니다. 불러드 총재는 또 5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상과 양적긴축을 시작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불러드 총재는 큰 폭의 금리인상이 미국의 경기침체를 초래할 것이란 일각의 관측에 대해 “오랫동안 경제 팽창이 지속될 수 있다”며 반박했습니다. 그는 “향후 몇 차례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상당폭 올리더라도 여전히 중립 금리 수준 아래”라면서 “우리가 경기침체를 유발할 것이란 주장은 당황스럽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올해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는 견조한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업률도 3%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전주보다 5000명 감소한 16만6000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월가 전망인 20만명보다 적을 뿐 아니라 1968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고용 시장에서 침체 신호는 나오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 미국 소비도 당장 확 줄어드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에 따르면, 3월 이 은행의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사용액은 전년보다 11% 증가했습니다. 또 가구당 카드 사용액도 전년보다 6.7% 늘어났습니다. 대형 마트인 코스트코의 3월 동일 매장 매출은 전년보다 17.2% 증가했고, 이는 미국 내 매출이 19.1% 증가한 데 힘 입은 것입니다. 휘발유와 환전을 제외해도 동일 매장 매출은 12.2% 늘어났습니다. 코스트코의 전자 상거래 매출도 9.2% 증가했습니다. 다만 미 상무부가 발표한 2월 소매판매의 경우 1월의 4.9% 증가에서 줄어서 전달보다 0.3%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미국 경제의 70%를 소비가 차지하는 만큼 소비 추이를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실수로 경제가 ‘경착륙’ 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최근 연준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펴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하버드대 교수)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1955년 이후 인플레가 4% 이상이고, 실업률이 5% 이하일 때 2년 후 침체가 100%왔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날 월가에서 화제가 된 주식은 HP였습니다. HP 주가는 14.8%나 급등하면서 40.06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가치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HP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6일 HP 주식을 1억2100만주 갖고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42억 달러 어치 규모입니다. HP 전체 지분의 11.4%나 됩니다. 1일에는 HP 주식 1억980만주를 갖고 있었는데, 4~6일 주당 35~37달러에 1100만주를 사들인 것입니다. HP는 주가수익비율이 6.4배에 불과해 평소 가치주를 선호하는 버핏의 성향에 들어맞는 종목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HP 로고가 새겨진 프린터. /AP 연합뉴스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주가 하락을 활용해서 ‘저가 매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알려진 것만 해도 에너지 기업인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주식 보유 규모를 76억 달러 어치(지분 비중 15%)로 늘렸고, 보험사 알레가니를 116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말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현금은 1467억 달러(약 180조원)에 달합니다. 실탄은 충분한 것입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AP 연합뉴스

◇ JP모건 “원자재 40% 추가 랠리”

JP모건이 원자재 가격이 지금보다 40% 더 추가 랠리(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근거는 인플레 상승 시기에 투자자들이 원자재에 더 많은 자산 배분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JP모건의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등은 투자자 노트에서 투자자들의 원자재 상품 배분이 역사적 평균치보다 높아 보이지만 아직 상당한 ‘비중확대’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하면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JP모건 전략가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 /JP모건

이미 원자재 가격은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올해 상당히 뛰었습니다. 원유 가격의 경우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기준으로 올 들어 28%, 유럽 브렌트유 기준으로도 28% 상승했습니다. 천연가스 가격도 올 들어 64% 폭등했고, 밀 가격은 올 들어 35% 상승했습니다. 알루미늄 가격도 올 들어 47%나 급등했습니다. 구리 가격은 이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으로 올 들어 7.1% 상승했습니다.

JP모건은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필요성이 더 높아진 상황에서 장기적인 원자재 상품 투자 비중이 글로벌 전체 금융 자산의 1%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원자재 가격이 지금보다 추가로 30~40%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JP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전에 글로벌 투자자들은 금을 제외한 원자재 선물에 금융자산의 0.3%쯤을 투자했음. 이후 원자재 투자 비중은 평균 0.6% 수준으로 올라 갔고, 최근에는 0.7% 쯤으로 상승했지만 아직 1%에는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은 인플레를 다시 밀어 올리는 악순환을 불러 올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투자자가 원자재 시장으로 몰려오면 원자재 가격을 더 오를 수 있습니다. 이런 악순환은 미국 등의 더 강한 긴축을 불러오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따져 보면서 투자자들은 주식, 채권, 원자재 투자 비중을 조정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원유 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0.2% 하락한 배럴당 96.03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는 지난 3월 16일 이후 3주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브렌트유도 장중 배럴당 98.45달러로 하락해서 3월17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서부텍사스유(WTI) 가격 추이. /자료=블룸버그

비축유 방출 등 일시적인 요인들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회원국들이 추가로 1억2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중 절반인 6000만 배럴은 미국이 방출할 계획입니다. 미국은 앞서 6개월 간 최대 1억80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했는데, 이번 6000만 배럴은 당초 미국이 발표한 것에 포함된 물량입니다. 다만, ANZ은행은 “이번 비축유 방출은 IEA가 비축유를 쌓기 시작한 1980년 이후 가장 큰 방출이지만, 원유시장의 기초여건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 확산으로 당분간은 글로벌 원유 수요가 줄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하락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 주목되는 머스크 행보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4일 미국의 대표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의 지분을 7350만주(지분 9.2%)를 확보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트위터의 주가는 공시 당일 27% 급등했습니다. 다음날도 2%올랐습니다. 다만 7일에는 5.4%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그런데 앞서 트위터에는 지난해 주가를 떨어뜨리는 여러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애플의 운영체계인 iOS가 개인 신용정보 제공을 중단하면서 트위터의 광고 매출에 대한 우려가 생겼습니다. 2016년부터 진행돼 오던 주주들과 집단소송이 관련 주주들에게 8억 95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하고 마무리되기도 했습니다. 또 창업자이자 CEO였던 잭 도시가 블록체인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에서 사임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초 80달러를 육박하던 트위터의 주가는 올해 3월 35 달러 이하로 하락했습니다. 머스크는 주가가 하락한 트위터 주식을 대량 매수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 것입니다.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매입하게 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머스크는 잘 알려진 대로 테슬라, 스페이스X 등의 대주주이자 CEO이며 여러 회사들을 소유하고 있지만 비지니스와 연관되지 않은 기업에 대규모 투자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이번 지분 매수 이후에도 머스크는 트위터 이사회에 즉각적으로 합류하면서 경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머스크는 8000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이며 여러 차례 소셜미디어 사업에 대한 관심을 직접적으로 표현해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점을 반면교사 삼아 새 소셜미디어를 설립하는 것보다 기존 소셜미디어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추측도 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 스페이스X, 솔라시티 등을 통해 구독경제 비지니스를 강화해가고 있습니다. 머스크가 구상하는 생태계에 결국 소셜미디어, 암호화폐 등도 연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갖습니다.

소셜미디어는 구독경제의 최강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만 하더라 현재 월간 활성 이용자수가 2억1700만 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트위터는 2023년말까지 월간 활성 이용자수 3억15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충성도 높은 활성자수를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해가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지난해 월 이용료 2.99달러의 프리미엄서비스 트위터 블루를 시작했습니다. 개인 사진에 트위터의 NFT(대체불가능토큰)를 결합한 ‘레코디드 스페이스(Recorded Spaces)’사업을 전개해 가고 있고, NBA(미 프로농구), 비아콤CBS, 블룸버그와의 제휴를 통해 방송, 미디어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입자수와 확장성은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 또는 인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한 휴대전화에서 보이는 트위터 아이콘. /AP 연합뉴스

글로벌 대표기업들은 자체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비즈니스 영역을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는 글로벌 선두기업들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 증시가 미 연준의 강한 긴축 정책 예고에도 반등했습니다. 월가 투자자들은 연준의 유동성 지원 없이 주가가 어떤 방향을 잡을 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럴 때 시장 출렁임이 강해질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상승장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아직 투자자들의 원자재 투자 비중이 높지 않다는 게 근거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어떤 영향을 줄지 점검해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행보가 월가의 화제입니다. 머스크가 전기차, 우주 산업, 태양광 발전 등을 뛰어 넘어 소셜미디어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지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