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33% 하락한 3만4451.23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21% 떨어진 4392.59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14% 하락한 1만3351.08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3%포인트 급등한 연 2.83%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머스크의 트위터 플랜’, ‘윌리엄스의 ‘빅스텝’ 쐐기’, ‘버핏의 PC 사랑?’을 꼽았습니다.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6일 장 마감 후 세계 2위 PC 기업인 미국 HP(휴렛팩커드)에 대한 대규모 지분 매입을 공시했습니다. 매입규모는 6일 종가 기준 42억 달러(약 5조1000억원)로 1억2100만주, 지분율로는 11.4%에 해당합니다. HP 주가는 7일 14.75%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 애플, IBM 외에 기술주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버핏이 기술주이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있는 PC 기업을 매수했다는 점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방송에서 그 이유를 알아 보고 PC시장에 대한 분석도 해보겠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머스크의 트위터 플랜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에 대한 행보가 계속해서 월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앞서 9.2%의 트위터 지분을 매집했다고 공시한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를 주당 54.2달러의 현금을 주고 100%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앞서 트위터는 머스크에 이사회 합류를 제안했는데, 머스크는 합류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이사회에 합류하면 지분을 14.9%까지만 늘릴 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는데, 이를 거부하고 아예 트위터를 통째로 사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머스크는 공시에서 트위터가 비범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그 잠재력을 발휘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머스크는 트위터 내에 80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갖고 있는 영향력 있는 인사입니다.

일단 트위터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3% 넘게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장중에도 5.4% 급등하기도 했지만, 결국 1.5% 하락 마감했습니다. 트위터 이사회가 머스크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퍼졌기 때문입니다. 마감 주가는 45.08달러입니다.

테슬라 주가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3.7% 하락하면서 주당 1000달러 아래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머스크는 현재 재산이 2600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1위의 부자이기는 하지만, 트위터 인수 자금 약 430억 달러를 마련하려면 갖고 있는 테슬라 주식을 팔아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앞서 머스크가 스톡옵션을 행사하면서 세금을 내기 위해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 10%를 팔 때도 테슬라 주가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머스크는 이날 TED 컨퍼런스에 나와 트위터 인수에 성공할 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트위터 이사회가 인수 제안을 거절하면 ‘플랜 B’를 가동하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플랜B의 상세한 내용을 밝히기는 거부했습니다.

이날 월가 3대 지수는 높은 인플레 우려로 떨어졌다가 반등한 지 하루만에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계속해서 출렁임이 강한 모습입니다. 15일은 부활절 연휴 중 성금요일 휴일로 미국 증시가 문을 열지 않습니다. 이날로 마감한 이번 주 증시를 보면 다우는 0.38%, S&P500은 2.39%, 나스닥은 3.93% 하락했습니다.

이날 나온 경제 지표들은 엇갈리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미 상무부가 집계한 3월의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5% 증가한 6657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월가는 0.6% 증가를 전망했는데, 그 보다 낮은 것입니다. 다만 2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0.3% 증가에서 0.8% 증가로 수정됐습니다.

미국의 월별 소매판매액 추이. /자료=미 상무부

하지만 휘발유 가격 등이 올라서 소매판매가 늘어난 부분을 제외하고 보면 소비는 감소했습니다. 3월에 휘발유 소비가 8.9% 늘었는데, 이를 제외하면 전달보다 소매판매가 0.3% 감소했습니다.

반면 미시간대가 집계하는 소비자태도지수의 4월 예비치는 65.7을 기록, 3월 확정치인 59.4에서 크게 올랐습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인 59보다 높았습니다. 지난 3개월 간 하락세를 보이다가 상승세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오미크론 확산에 대한 우려가 잠잠해지고 대신 일자리가 늘어나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의 심리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지난 주 실업수당 신청은 전주보다 1만8000명 늘어난 18만5000명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직전의 20만명 내외보다는 적은 괜찮은 모습입니다.

월가에서 미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많이 나오지만, 아직은 경기 침체의 확실한 증거는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월가 대형 은행들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주당순이익 10.76달러로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 8.89달러보다 높았습니다. 모건스탠리도 주당순이익 2.02달러로 월가 전망 1.68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씨티그룹은 주당순이익 2.02달러로 월가 전망 1.55달러보다 높았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엇갈렸습니다. 골드만삭스는 0.1% 하락, 모건스탠리와 씨티그룹은 각각 0.8%, 1.6% 상승했습니다.

◇ 윌리엄스의 ‘빅스텝’ 쐐기

미 연준 내 영향력 ‘톱3′ 안에 드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의 한 마디가 이날 월가 주가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5월에 0.5% 포인트 인상을 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면서도 “내가 보기에, 미 연준의 금리가 너무 낮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본다”라고 했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또 “정책을 중립적인 수준으로 되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인플레를 장기 목표인 2%로 끌어내리는데 정말로 집중해야 하고 향후 몇 년간 그렇게 해야만 한다”며 “그것이 최우선 과제이고, 이는 경제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인플레 급등세가 고점에 도달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습니다. 3월 소비자물가가 8.5%를 기록하고 나서 ‘피크’ 얘기가 나오지만, 더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연착륙에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경제가 중립이나 그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실질 금리를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월가에서는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을 5월에 미 연준이 ‘빅스텝’ 인상으로 거의 확실하게 방향을 잡았다고 해석했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윌리엄스 총재 발언의 영향으로 0.13%포인트나 급등해 연 2.83%를 기록했습니다. 201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따라 금리 상승에 취약한 테크주를 중심으로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의 부동산 관련 시장 금리도 오르고 있습니다. 국영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 금리는 연 5%를 기록했습니다. 이 금리가 연 5%를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입니다. 1년 전만 해도 이 금리는 연 3.04%였습니다. 참고로 미국 가계의 부동산 대출은 79%가 30년 고정 금리, 12%가 15년 고정 금리 대출입니다.

미국의 모기지 금리 추이. 30년 만기 모기지의 고정금리가 연 5%에 도달했다. /자료=프레디 맥

이날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5월에 미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 올릴 확률은 91%까지 올랐습니다. 12월이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연 2.5% 이상이 될 확률은 71.1%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연준 위원들이 제시하는 평균 중립금리 수준은 연 2.4%인데, 연말에 기준금리가 이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투자자들이 70%가 넘는다는 것입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의 강성 발언들이 이어지면서 시장 금리가 반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CNBC 인터뷰에서 5, 6, 7월 연달아 ‘빅스텝 인상’ 가능성을 얘기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 내에 연 3%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는 미국보다는 다소 느리게 긴축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 경제가 타격을 받을 우려가 크기 때문에 과감하게 긴축으로 움직이지는 못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인플레 상승을 우려하면서도 “3분기에 채권 매입이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며 “6월에 정확한 채권매입 종료 시점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블룸버그는 익명의 당국자를 인용해서 ECB가 3분기에 금리를 올리기로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으며, ECB의 첫 금리 인상 폭은 0.25%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 버핏의 PC 사랑?

월가에서 PC 수요 피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PC 회사인 HP의 주식을 매입해서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지난 2년간 PC 시장의 성장은 원격 근무, 화상 회의 등 코로나 이후 바뀐 라이프스타일과 근무방식이 견인했습니다. 시장 조사기관 카날리스 발표 기준 PC 출하량은 2021년 3억 4000만대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PC 출하량은 2021년 4분기부터 둔화되기 시작했고 2022년 1분기 출하량은 조사기관별로 5~7%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PC 출하량 추이. /자료=카날리스

올해 1분기 PC 출하량이 발표된 이후 PC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반도체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PC 수요 피크(정점)에 대한 논란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려하는 측은 원격근무를 위한 PC의 매수, 교체가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향후 PC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여전히 강한 기업용 PC 수요를 근거로 향후 긍정적인 전망을 하는 측이 맞서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기관인 가트너, IDC는 이번 1분기 출하량에 대해 저가형 모델 감소, 글로벌 공급망 등을 이유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에서는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하는 등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런 와중에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6일 장 마감 후 세계 2위 PC 기업인 미국 HP(휴렛팩커드)에 대한 대규모 지분 매입을 공시했습니다. 매입규모는 6일 종가 기준 42억 달러(약 5조1000억원)로 지분율로는 11.4%에 해당합니다. HP 주가는 7일 14.75%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 애플, IBM 외에 기술주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버핏이 기술주이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있는 PC 기업을 매수했다는 점이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로이터 연합뉴스

버핏이 HP를 매수한 이유에 대해서는 HP의 낮은 주가수익비율(PER), 대규모 자사주 매입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프린터(세계 1위)와 PC(세계 2위)시장에서 HP의 확고한 브랜드와 꾸준한 성장성 등이 매수 이유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HP는 지난 2월 28일 2022년 1분기(11월~1월) 실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HP의 PC사업부는 출하량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전년 대비 15% 성장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가인 기업용 고사양 PC의 판매비중이 늘면서 매출이 늘어난 것입니다. 실제 기업용 매출은 전년대비 26% 성장했습니다. HP는 여전히 견조한 기업용 PC 수요를 근거로 긍정적인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했습니다.

PC 수요는 특히 반도체 업종의 주가에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PC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기업용 PC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주력하고 있는 제품군에 따라 기업별로 실적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조만간 발표될 반도체, PC기업들의 실적, 향후 전망에 따라 PC 시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행보가 눈에 띕니다. 트위터 인수 등으로 뭔가 새로운 걸 추구해 보려고 합니다. 머스크가 성공할 지는 알 수 없지만 시장에 새 바람을 불어 넣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행보를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 연준이 5월부터 빅스텝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한 두 달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말도 나옵니다. 그만큼 인플레 대응이 급하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주가 출렁임이 강해지고 주가의 희비도 생깁니다. 안전띠를 세게 매고 투자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월가에서 PC 수요가 정점에 도달했는지 아닌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속을 들여다 보면 코로나 회복이 경제를 어떤 방향으로 밀고 갈지에 대한 논란이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앞으로 경제가 나아가는 방향도 고려하면서 투자 전략을 짜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