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고 투자해야 합니다. 앞으로 빠르게 성장할 중국, 베트남, 인도 시장에 관심을 두십시요.”
15일 오후 5시 조선일보의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을 통해 공개된 ‘방현철 박사의 머니머니’에선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와 함께 ‘미중 경제 전쟁 중의 투자 아이디어’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우선 글로벌 경제에서 달러 패권이 약해지는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김 교수는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세계 경제는 두 가지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첫째는 에너지 부문의 변화입니다. 러시아의 석유, 천연가스 등에 의존도가 높던 유럽 경제가 타격을 받는 것을 보면서 세계 각국은 에너지 정책에 있어서 변화를 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둘째는 세계 경제에서 위안화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가 달러를 갖고 있어도 쓰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달러 대신 위안화를 보유하려는 각국의 욕구가 높아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달러 패권이 약화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김 교수는 미중이 경제전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중국은 성장을 계속하면서 세계 경제에서 달러 비중은 떨어지고 위안화 비중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 교수는 2030년 전후엔 중국이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앞서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미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 비중은 2000년 71%에서 작년 59%로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대신 아직 위안화 비중은 3%쯤으로 적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속도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봤습니다. 김 교수는 “중국은 세계 GDP 중 비중은 18%이지만, 글로벌 금융회사들의 중국 금융자산 비중은 4%쯤”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회사들이 중국 금융자산 비중을 늘리면서 위안화는 강세로 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습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5%에서 2026년 22%로 축소된다고 합니다. 김 교수는 “미국 경제 비중 축소는 달러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올해는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다른 길을 겪으면서 미국은 긴축 정책, 중국은 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김 교수는 “코로나 위기 이후 중국이 2021년 2월 가장 먼저 정점을 찍고 꺽이는 와중이고, 미국은 현재 경기가 좋고 물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일시적으로 달러 강세, 위안화 약세 현상을 보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 교수는 미중 경제전쟁은 트럼프 미 대통령 시기 때 무역전쟁을 거쳐 현재는 기술전쟁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으로는 금융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김 교수는 “2001~2021년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5조8000억 달러인데, 미국 입장에서는 이걸 다시 찾아오기 위해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중국도 금융시장 개방에 나서고 그 와중에 중국으로 해외 자본이 들어가면서 위안화 강세는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김 교수는 투자 아이디어도 제시했습니다. 김 교수는 “앞으로 세계의 소비축이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전되는 과정을 보게 될 것”이라며 “미국 투자 비중은 줄이고,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중국의 전기차 산업 등 중국에서 성장하는 산업에 대해 ETF(상장지수펀드)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김영익 교수는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하나대투증권 부사장 등 25년 넘게 증권계에서 활동한 후 대학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증권사 현역 시절에는 전망이 정확하다고 해서 ‘족집게’라는 별명도 있었습니다. 특히 김 교수는 주가 폭락을 미리 예견해서 ‘한국의 닥터 둠(예측을 잘 하는 비관론자)’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방현철 박사의 머니머니’는 화·수·금요일 오후 5시 시장분석, 자산운용, 재테크 전문가, 증권가 고수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입니다. 영상은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을 통해서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