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71% 상승한 3만5160.79에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S&P500은 0.06% 떨어진 4459.45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22% 하락한 1만3453.07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8%포인트 떨어진 연 2.85%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캐시 우드 “사천육백슬라 된다’, ‘넷플릭스 35% 급락 쇼크’, ‘”인플레, 인플레, 인플레”’를 꼽았습니다.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테슬라의 1분기(1~3월) 매출은 187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03억9000만 달러)보다 81%나 급증했습니다.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 별병으로 불리는, 혁신 투자의 대명사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는 최근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4600달러로 올렸습니다. 앞으로 4년간 연평균 44% 상승한다는 전망입니다. 방송에서 테슬라 주가에 대한 다양한 전망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캐시 우드 “사천육백슬라 된다”
이날 장 마감 후에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테슬라의 1분기(1~3월) 매출은 187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03억9000만 달러)보다 81%나 급증했습니다. 월가 애널리스트 전망 178억 달러도 넘어섰습니다. 주당순이익은 3.22달러로 월가 전망 2.26달러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이날 테슬라 주가는 장 중에 4.96% 떨어져 977달러에 마감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한 때 5% 넘게 오르면서 주당 1000달러가 넘어서면서 소위 ‘천슬라’를 회복했습니다.
앞서 테슬라는 1분기에 31만48대의 자동차를 인도해서 작년 같은 기간의 18만4800대보다 70% 쯤 많은 차량을 인도했다고 밝혔습니다.
혁신 투자의 대명사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는 최근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4600달러로 올렸습니다. 앞으로 4년간 연평균 44% 상승한다는 전망입니다. 지난 4년 동안 테슬라 주가는 연평균 100% 쯤 올랐습니다.
아크 인베스트는 2026년 테슬라 주가를 기본 시나리오 아래에서 4600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아크는 작년에 2025년 테슬라의 주가로 3000달러, ‘삼천슬라’를 전망했었습니다.
아크 인베스트는 2026년 테슬라 주가를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5800달러까지 전망합니다. 약세 시나리오는 2900달러입니다. 약세 시나리오라고 해도 현재보다 주가가 3배 가까이 오른다는 것입니다.
현재 아크 인베스트의 주력 ETF(상장지수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구성 종목 중 1위는 테슬라로 비중은 7.9%입니다.
아크 인베스트가 이렇게 목표 주가를 올린 데는 자율주행 택시 사업인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입니다. 아크의 타샤 키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추정 가치 중 60%, 2026년 EBITA(이자, 세금,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로보택시에서 나올 정도로 핵심 동력”이라고 했습니다. 아크는 테슬라의 2026년 매출이 84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월가 전망보다 훨씬 높은 성장 추세를 내다보는 것입니다. 물론 월가에선 2026년까지 전망하는 곳은 없습니다. 다만 2024년 매출에 대해선 월가에서 평균 1330억 달러를 전망합니다. 연평균 매출이 25%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아크의 모델에서는 매출이 2026년까지 연평균 75% 성장한다는 얘기입니다. 월가의 올해 테슬라 매출 전망은 840억 달러입니다.
월가의 목표 주가는 1년 후 정도를 내다보는 게 대부분입니다. 마켓워치 집계로는 월가의 테슬라 목표 주가는 상단이 1580달러, 하단은 67달러도 있습니다. 평균 982달러입니다.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낸 월가 애널리스트 31명 중 12명은 매수나 비중 확대 의견입니다. 중립은 10명, 매도나 비중 확대 의견은 9명입니다.
테슬라에 부정적인 투자 리서치 회사인 뉴 컨스트럭츠는 테슬라 주가가 150~200달러 쯤으로 떨어질 것을 전망하기도 합니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트레이너는 블룸버그통신에 “테슬라는 단기간에 ‘퍼스트 무버’의 이점을 누렸지만, 다른 회사들의 경쟁력 있는 전기차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대체로 테슬라에 높은 점수를 주는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가 단순한 전기차 회사가 아니라 플랫폼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데 높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낮은 점수를 주는 애널리스트들은 테슬라는 그저 전기차 생산 회사 중 하나라고 보는 것입니다.
◇ 넷플릭스 35% 급락 쇼크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가 이날 주가가 35.1% 폭락하면서 S&P500과 나스닥 등의 주가에 악영향을 줬습니다. 나스닥은 1.2% 하락했습니다. 다만 대형주 중심의 다우는 0.7% 상승 마감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순이익은 증가했지만, 1분기에 가입자가 20만명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2분기에는 200만명이나 가입자가 줄어들 전망이라고 가이던스도 냈습니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줄어든 것은 11년만에 처음입니다.
가입자가 줄어들면 앞으로 실적 전망이 안 좋아질 것이라고 실망한 투자자들이 ‘팔자’ 매물을 쏟아낸 것입니다.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 격화로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안오면서 올 들어 63%나 폭락했습니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막고, 광고를 삽입한 저가형 서비스를 내놓겠다며 투자자들을 달랬지만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 넷플릭스는 계정을 공유해서 무단 가입한 계정이 1억 가구에 달한다고 추정했습니다. 전세계 가입자는 1분기 2억2164만명입니다.
넷플릭스의 주가 급락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들의 주가도 끌어 내렸습니다. 디즈니가 5.6%, 로쿠 6.2%,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6%, 파라마운트가 8.6%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다우 지수에 포함된 대기업들은 좋은 실적을 발표해서 다우 지수의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생활용품업체 P&G(피앤지)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분기 매출은 193억8000만 달러로 시장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 187억3000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주당순이익도 1.33달러로 월가 전망 1.29달러보다도 높았습니다. P&G는 2022회계연도에 매출 성장 전망을 기존의 3~4%에서 4~5%로 올렸습니다. 가격 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P&G 주가는 이날 2.7% 올랐습니다.
IBM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습니다. 분기 매출 142억 달러로 월가 전망 138억5000만 달러를 넘었고, 주가순이익 1.4달러로 월가 전망 1.38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날 IBM 주가는 7.1% 급등했습니다.
이날 주택 시장 관련 지표들도 나왔습니다. 미국의 30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까지 오르고 있는 가운데 뜨거운 주택 시장이 잠잠해질지 관심사입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중 3분1이 주거비용이어서 주택 시장 움직임이 물가와 미 연준의 긴축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이 큽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는 이날 3월 기존주택 판매가 전달 대비 2.7%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달 7.2% 감소에 이어 2개월째 감소세입니다. 그러나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존주택의 판매 중간가격은 37만5300달러로 작년보다 15% 올랐습니다. 이는 1999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이날 금리는 떨어지고, 유가는 올랐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8%포인트 떨어진 연 2.85%를 기록했습니다. 채권 시장에도 금리가 올라 채권 가격이 떨어진 만큼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0.2% 오른 배럴당 102.7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802만 배럴 줄었다는 소식의 영향입니다. 월가 전망은 220만 배럴 늘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 “인플레, 인플레, 인플레”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0일 네바다대학 강연에서 “올해 연말까지 중립(금리)으로 가는 신속한 행진을 신중한 경로라고 본다”며 대부분의 전망가들이 중립금리 수준을 연 2.5%쯤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데일리 총재가 신속한 금리 인상에 찬성하는 이유는 인플레 때문입니다. 데일리 총재는 “최근 나는 세 가지를 생각하느라 바쁘다. 인플레, 인플레, 인플레”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도 19일 뉴욕 경제 클럽 행사에서 “만약 우리가 12월까지 연 2.25~2.5%에 도달한다면, 우리는 인플레가 어디쯤 있는 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연말에 기준금리가 최고 연 2.5% 수준까지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연말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 2.5%까지 간다는 것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도표를 통해 신호를 준 연말 기준금리 연 1.9%보다 높은 것입니다. 다만,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평균 중립금리인 연 2.4% 수준에 근접하는 것입니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않고 침체로 빠지지도 않게 하는 수준의 금리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데일리 총재나 에반스 총재는 연준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인사들입니다. 경기와 고용 회복을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비둘기파들이지만, 연말까지 빠르게 금리를 중립금리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연말에 이 정도 수준으로 기준금리가 올라가려면 0.5%포인트의 ‘빅스텝 인상’이 최소한 두 차례 포함돼야 합니다.
이미 월가에서는 5월과 6월 ‘빅스텝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데일리 총재는 5월 0.5%포인트 인상에 대해서는 “경제가 50 bp(bp=0.01%포인트) 인상을 흡수할 수 있다는 확신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앞서 연준 내 강경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5월에 0.75%포인트 기준 금리 인상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것에 대해선 최소한 두 명의 지역연방은행 총재가 반대 의견을 밝혔습니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보다 더 한 것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어떤 것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아직 나의 레이더에 그와 같은 것은 감지되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이날 미 연준은 베이지북에서 “최근 지정학적 진전 상황과 치솟는 물가로 인한 불확실성이 미래 성장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운다”고 했습니다. 베이지북은 “지난번 보고서가 나온 이후에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며 “기업들은 계속해서 원가 상승을 빠르게 고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컨대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관할 지역 내 많은 기업들의 비즈니스 계약에서 광범위한 공급재의 비용이 추가로 오르고 있다며 “점점 더 많은 업체들이 향후 몇 개월 동안 판매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노동력 부족과 이로 인한 임금 상승 현상도 곳곳에서 나타난다는 보고도 잇따랐습니다.
베이지북은 미 연준이 연간8차례 발간하는 미국 경제 동향 종합 보고서입니다. 책 표지가 베이지색이어서 베이지북이라고 불립니다. 내용은 12개 지역연방준비은행들이 기업인, 경제학자, 시장전문가들의 견해와 각 지역의 경제 동향을 조사한 것입니다. 미 연준은 5월 3~4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이 베이지북을 참고자료로 쓸 예정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혁신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주가 성장세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경쟁이 심화되면 테슬라의 성장이 계속될까 의구심을 품는 분석가도 있습니다. 미국의 혁신 기업들이 앞으로 주가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둘째, 실적 발표 시즌이 진행되면서 실적에 따른 주가 희비가 엇갈립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임금 상승 등 각종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좋은 실적을 내는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적 시즌을 옥석을 가리는 기회로 활용하기시 바랍니다. 셋째, 미 연준의 인플레 걱정이 상당합니다. 이에 따라 올해 긴축 속도를 올릴 것이란 전망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준이 인플레 잡는다고 경기를 침체로 빠뜨리는, ‘물 버린다고 목욕 바구니 속 아기까지 내버리는 일’을 벌이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