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5시 조선일보의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을 통해 공개된 ‘방현철 박사의 머니머니’에선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장과 함께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에 대해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김 센터장은 조선일보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선정한 ‘2021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반도체/전기전자/디스플레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습니다. 김 센터장은 작년에 ‘반도체 투자 전쟁’이란 책도 냈습니다.

우선 미국은 기본 경제 체제가 자유시장주의임에도 불구하고, 2차 대전 이후 본 적이 없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 센터장은 “미국에서 반도체를 육성하는 데 60조원, 공급망을 미국 내에다 만든다며 50조원 등 합치면 110조원 이상 되는 돈을 5년 동안 쓴다고 한다”며 “반도체 육성 자금을 운용하는 두 축이 상무부와 국방부라는 걸 보면, 미국이 국가 안보란 측면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만의 TSMC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전적으로 의존하다 보면 미국의 무기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제대로 조달할 수 없을 것이란 위기감도 작용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반도체 설계의 강국이지만, 초정밀 파운드리 공장은 없습니다. 때문에 미국 내에 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세우는 게 미국 반도체 육성 정책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 인텔 등 미국 기업들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은 파운드리를 넘어서 메모리 반도체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게 김 센터장의 전망입니다.

중국의 경우에는 ‘반도체 굴기’를 하려다가 미국의 방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김 센터장은 “절대 그렇지 않다”며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국내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예컨대 중국 정부는 중국 내 D램 제조사인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에 중국 내 반도체 수요 기업인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TCL 등을 투자자로 연결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2025년까지 최소한의 내수를 충족시킨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일본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소재인 고급 웨이퍼 생산의 글로벌 1, 2위 기업은 일본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김 센터장은 “일본 기업들의 보수적인 웨이퍼 설비 투자로 인해 반도체 공급 부족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 와중에 삼성전자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첨단 파운드리 시장의 경우 1위는 대만의 TSMC, 2위는 삼성전자입니다. 그런데 인텔 등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 들어오면 삼성전자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기술을 TSMC와 비슷하게 가면서, 인텔과 격차를 유지해야 현재 위치를 유지할 수 있다”며 “언제든지 입지를 뺏길 수 있는 리스크가 발생한 상황”이라 했습니다.

김 센터장은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 와중에 찾을 수 있는 투자 아이디어도 제시했습니다. 우선 반도체 장비 업체에 주목하라는 것입니다.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 위해선 반도체 생산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독점하고 있는 ASML은 주가가 빠질 때마다 매수하는 게 좋은 전략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애플의 반도체 설계 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어서 주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도 눈 여겨 보라고 했습니다. 김 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 쪽은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들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방현철 박사의 머니머니’는 화·수·금요일 오후 5시 시장분석, 자산운용, 재테크 전문가, 증권가 고수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입니다. 영상은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을 통해서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