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7% 상승한 3만4049.46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57% 오른 4296.12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29% 상승한 1만3004.85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0.09%포인트 떨어진 연 2.81%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는 ‘머스크, 결국 트위터 인수’, ‘빅테크 실적, 어디로’, ‘연준 매파 발언도 피크?’를 꼽았습니다.

최근 미국 연준에선 금리 인상과 관련한 갖가지 발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연준 내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한 번에 0.75% 포인트 인상도 옵션”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점보 스텝’ ‘자이언트 스텝’이란 표현이 나왔습니다. 0.5% 포인트 인상을 빅스텝 인상이라 하는데,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금리인상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방송에서 연준의 금리인상과 관련한 다양한 전망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머스크, 결국 트위터 인수

소셜미디어 업체 트위터의 이사회가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인수 제안을 받아 들이기로 25일 결정했습니다. 인수가는 주당 54.2달러로, 총 인수금액은 440억 달러 규모입니다. 트위터 주가는 이날 5.7% 상승했습니다. 다만 테슬라 주가는 0.7% 하락했습니다. 만약 머스크가 트위터도 경영한다면, 테슬라, 스페이스X 등에 이어 또 하나의 대형 테크 기업을 경영하게 됩니다. 머스크는 뇌파를 연구하는 뉴라링크 등 스타트업도 경영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로이터 연합뉴스

머스크는 지난 4일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해서 최대 주주가 됐다고 공시했습니다. 이후 트위터 이사회에 참여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한 뒤인 14일에는 트위터를 100% 인수하겠다고 트위터 이사회에 제안했습니다. 당시 머스크는 트위터가 비범한 잠재력을 갖고 있으며, 그 잠재력을 발휘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머스크는 트위터 내에 8300만 명 가까운 팔로워를 갖고 있는 영향력 있는 인사입니다.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가 지분을 늘리면 기존 주주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게 해서 인수를 막는 ‘포이즌 필’도 도입했으나, 결국 머스크의 인수 제안을 만장일치로 찬성했습니다.

머스크는 이미 인수를 위해서 465억 달러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밝혔습니다. 255억 달러는 은행 대출, 210억 달러는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등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는 방안입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해서 소셜미디어 업계의 지각 변동을 가져올 지 주목됩니다. 또 테슬라 등과도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지도 궁금합니다. 트위터는 2006년 잭 도시가 창업한 소셜미디어 회사입니다. 2013년 상장했습니다. 잭 도시는 작년 말 자신이 창업한 다른 회사인 스퀘어(회사 이름을 블록으로 바꿈) 경영에 집중하겠다며 CEO에서 사임했습니다.

이날 월가 주가는 크게 출렁거렸습니다. 이미 3주간의 주가 하락세로 나스닥은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베어 마켓’, S&P500은 고점 대비 10% 이상 떨어지는 ‘조정’ 국면에 들어 갔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다 장 막판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예컨대 다우지수의 경우 장 초반에 5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지만, 장 후반에 회복되면서 270포인트 상승 마감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글로벌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장 초반의 분위기를 안 좋게 했습니다. 하지만 성장에 대한 우려는 동시에 금리도 하락세로 이끌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81%를 기록해, 지난 주 후반에 연 2.9%까지 올랐던 데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금리 하락은 성장주들의 주가 상승을 부추겼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4%, 알파벳(구글 모회사) 2.9%, 아마존 1.2%, 애플 0.7%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주 가입자 감소 충격을 줬던 넷플릭스는 이날도 2.6% 하락했습니다.

글로벌 성장에 대한 우려는 유가도 끌어 내렸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3.5% 하락한 배럴당 98.54달러에 마감해 다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한편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S&P500도 ‘베어 마켓(약세장)’에 합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전략가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윌슨은 다음달쯤 S&P500도 베어 마켓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최근 헬스케어, 리츠, 유틸리티 등 방어주들의 성과가 그래도 나아서 전반적인 지수가 ‘조정’ 국면 정도를 보이는 것인데, 이들 방어주들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약세장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입니다. 베어 마켓에 들어간다는 것은 지수 수준으로 따져 보면 S&P500이 3837까지 밀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보다 10%쯤 더 주가가 떨어진다는 전망입니다.

윌슨이 베어 마켓 진입을 주장하는 이유는 가장 큰 이유는 미 연준이 서둘러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경제가 경기 확장의 후반 국면에 진입하고, GDP(국내총생산)와 기업 실적 성장률이 약해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 빅테크 실적, 어디로

올해 1분기(1~3월) 실적 발표 시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 넷플릭스, 테슬라를 시작으로 빅테크 실적 발표가 시작됐고, 이번 주가 빅테크 실적 발표의 정점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주에는 넷플릭스가 11년만에 가입자 첫 감소 발표로 하루 사이 35%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전반적인 테크주 주가 반전을 이끌어 내지는 못 했습니다.

시장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S&P500 기업 중 178개가 실적을 발표합니다. 특히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 일정이 줄줄이 이어져 있습니다.

26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27일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28일 애플, 아마존 등입니다.

한편 시장 정보 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지난 주까지 S&P500 기업 중 약 20%가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이 중 79%가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이는 지난 5년 평균인 77%보다 살짝 높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어닝 서프라이즈의 수준은 낮습니다. 실제 실적이 애널리스트들의 전망보다 평균 8.1% 높았는데, 5년 평균은 8.9%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과 통신서비스 업종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100%를 기록했습니다.

S&P500 업종별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초록색). /자료=팩트세트

좋은 실적을 내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코카콜라의 경우 주당순이익이 월가 전망인 58센트보다 높은 64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견조하면서 매출도 16%나 증가한 10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가는 1.1% 올랐습니다.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퀸시는 “소비자들이 기꺼이 음료에 더 많이 지불할 수 있도록, 브랜드에 투자하고 있다”며 “나중에 경기 침체가 와서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에 더 민감하게 됐을 때 올리는 것보다 지금 가격을 올리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매장에 진열된 코카콜라의 모습. /AFP 연합뉴스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는 게 가능한 기업이라면 아직은 실적이 좋게 나오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흥미로운 게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시장 반응이 과거보다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시장 분위기가 침체돼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팩트세트 집계에 따르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의 주가를 발표 이틀 전과 발표 이틀 후에 비교를 해 봤더니 이번 실적 발표 시즌에는 평균 0.5% 상승했습니다. 5년 평균은 0.8% 상승인데, 그보다 낮은 것입니다.

다만 ‘어닝 쇼크’의 경우에는 평균 0.7% 하락했습니다. 5년 평균은 2.3% 하락인데, 그보다 적습니다. ‘어닝 쇼크’에 대한 반응도 과거보다 적극적이지 않은 것입니다.

향후 실적은 나아지는 것으로 월가에서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분기 실제 실적 증가율은 6.6%입니다. 6.6%는 2020년 4분기(3.8%)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입니다. 하지만 2분기 실적 증가율 전망은 7.0%, 3분기는 11.7%, 4분기는 11.2% 등으로 1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올해 전체로는 10.9% 증가할 전망입니다.

◇ 연준 매파 발언도 피크?

월가는 연말까지 최소한 연 2.5%까지 기준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가 시장 금리를 갖고 연준의 금리 확률을 추정하는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12월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연 2.5% 이상이 될 확률은 98.4%에 달합니다. 연초만 해도 월가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연 1% 쯤이었습니다. 기준금리 상승 전망이 올라간 만큼 시장 금리도 올랐습니다.

미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확률(25일 현재).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연초 이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4%포인트 쯤 올랐고, 10년 금리보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9%포인트 정도 올랐습니다.

실제 금리를 올리기 전에 ‘말로 하는 금리 정책’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이 매파 발언을 쏟아 내는 이유입니다. 당장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려야 할 정도로 인플레가 급등하고 있지만, 실제 기준금리를 올리기가 만만치 않으니 일단 말로 시중 금리를 올리겠다는 것입니다. 현재까지는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목표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를 통해 공개된 것만으로 보면 연말까지 연 1.9%, 내년 2.8%. 여기에 양적긴축이 더해지는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그 외에도 이어지는 연준 고위 인사들의 공개 발언을 통해서 연준은 매파적인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습니다.

연준 내 비둘기파는 내심 올해 연말까지 중립금리 수준인 연 2.5% 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의 발언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연준 내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월가는 이런 발언들을 갖고 연준의 계획을 따져 보고, 일단은 연말까지 연 2.5% 이상으로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생각하고 자산 배분을 조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가도 조정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준의 태도가 바뀌는 데 따라 자산 배분 조정이 또 일어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매파 발언이 지금보다 더한 게 나올 수 있을까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때입니다.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의 매파 발언이 나올 만큼 나온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SEI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제임스 솔로웨이는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아마도 지금 매파 성향의 피크를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연말까지 도달할 금리 수준 외에도 이미 불러드 총재가 지난 18일 0.75% 포인트 인상도 옵션이라고 하면서, ‘점보 스텝’ ‘자이언트 스텝’으로 불리는 0.75%포인트 금리 인상 말까지 나왔습니다. 다만, 불러드 총재 외에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다른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은 0.75%포인트 인상에 부정적인 발언들을 하고 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지난 22일 CNBC에 나와 “75bp(bp=0.01%포인트)를 한꺼번에 인상하는 충격적인 조치에 반대한다”며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시장 금리로 따져 본 5월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75%포인트 인상 확률(붉은색) 추이. /자료=대신증권

빅스텝이나 점보스텝은 없던 일도 아니고 과거 사례가 있던 일입니다. 연준이 가장 최근에 한 번에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한 것은 2000년 5월입니다. 0.75%포인트 인상은 1994년 8월에 있었습니다. 모두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때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향후 통화 정책에 대해 사전에 강력한 신호를 주고 있으니 이를 주목해야 합니다. 5월 FOMC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지난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주최 좌담회에 참석해, “약간 빠르게 움직이는 편이 더 적절하다”며 “50bp(bp=0.01%포인트)가 5월 회의 테이블에 올려질 것”이라며 빅스텝 인상을 사전에 예고했습니다.

앞으로 연말까지 금리 인상 전망과 관련해 지금보다 완화된 발언들이 발언이 나오는 경우, 점보 스텝 금리 인상 전망과 관련해서 다른 얘기들이 나오는 경우 주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체크해 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등 각종 빅딜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주가 출렁임이 강하지만, 경제를 움직이는 큰 손들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빅딜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증시를 바라볼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둘째,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좋은 실적과 전망을 발표하면 주가가 뛰지만, 나쁜 실적은 투자자들을 실망시킵니다. 실적 시즌을 옥석을 가리는 기회로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미 연준이 ‘말로 하는 통화정책’으로 시중 금리를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시중 금리 상승으로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미 연준의 행보는 주가에 큰 영향을 줍니다. 앞으로 더 센 긴축이 나올지, 아니면 속도 조절에 나설지 연준의 행보를 잘 점검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