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5시 조선일보의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방영된 ‘부자들의 자녀 교육’에서는 ‘대(代)를 이은 투자 대가’인 피셔 부자(父子)의 스토리에 대해 다뤘습니다. ‘부자들의 자녀 교육’은 세계적인 갑부들의 경제 금융 교육법을 나침반 삼아 보통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는 자녀 금융 경제 교육 팁을 알아 보는 시간입니다.

아들 켄 피셔(71)는 현재 투자 회사인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회장으로 재산은 53억 달러(약 6조5000억원)로 세계 500위권의 갑부입니다. 켄 피셔는 1979년 아버지로부터 독립해 피셔 인베스트먼트를 창업했습니다.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운용 자산은 1970억 달러(약 240조원)에 달합니다. 그는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슈퍼 스톡스’ 등 11권의 투자 서적을 썼고, 경제 잡지 포브스에 ‘포트폴리오 전략’이라는 글을 쓰는 컬럼니스트로도 유명합니다.

켄 피셔의 아버지는 ‘성장주 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피셔입니다. 필립 피셔가 1958년에 쓴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성장 투자의 바이블로 꼽히며, 투자 관련 책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후 1975년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 1980년 ‘나의 투자 철학’ 등 3부작을 통해서 성장주 투자 전략을 정립해 나갑니다. 가치 투자의 대가인 워런 버핏은 30대였던 1960년대에 필립 피셔의 책을 열심히 공부했다고 합니다. 버핏은 스스로 자신의 투자 스타일의 85%는 벤저민 그레이엄, 그리고 15%는 필립 피셔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레이엄의 투자 이론은 주가가 기업의 내재 가치 이하로 거래되는 가치주를 매수하고, 만약 주가가 내재 가치 이상으로 오르면 파는 것입니다. 그런데 필립 피셔는 질적으로 우수한 기업이라면 주가가 비싸더라도 매수하라는 것입니다.

필립 피셔의 ‘3년 원칙’도 유명합니다. 어떤 주식을 매수하면 절대 한 달이나 1년 간의 성과로 판단하지 말고, 3년의 기간을 보라는 것입니다. 매수 첫 해에 성공적인 수익률을 거두느냐 아니냐는 상당 부분 운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1~2년 동안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보여도 주식을 처음 샀을 때의 자신의 시각을 변화시킬 어떤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면 적어도 3년 동안 계속 보유한다는 원칙입니다.

필립 피셔의 아버지는 외과 의사였는데, 주식 투자란 도박하는 습관을 길러줄 뿐이라는 생각을 가진 분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필립 피셔는 초등학교 졸업 무렵 외할머니를 만나러 갔다가 주식에 눈을 뜨게 됐다고 회고합니다. 주식을 갖고 있던 외할머니가 외삼촌과 경기와 주식의 관계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것을 듣고 주식에 흥미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10대 때 주식 거래를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후 스탠포드대 졸업 후 은행, 증권사 등을 다니면서 주식 분석을 하게 되고, ‘피셔 앤드 컴퍼니’를 세워 고객들의 투자 관리 사업을 합니다.

아들 켄 피셔는 처음에는 투자 전문가인 아버지와 달리 임업을 전공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졸업 후 아버지 회사에서 투자를 배우게 됩니다. 피셔의 홈페이지에는 “아들 피셔는 아버지 피셔가 전문적으로 훈련시킨 증권업계의 유일한 전문 투자자다”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켄 피셔는 네이선, 제스, 클레이튼 등 세 아들이 있습니다. 네이선 피셔는 피셔인베스트의 기업 연금 부문에서 일하면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투자를 연마하고 있습니다. 대를 이어가면서 투자에 성공을 거두는 피셔 부자의 투자 철학을 보면서 좋은 기업을 발굴해서 장기 투자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교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이런 교훈을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