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33% 상승한 3만3248.18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84% 오른 4176.82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69% 상승한 1만2316.90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 떨어진 연 2.92%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모이니핸 “허리케인은 매년 온다”’, ‘”금리 인상 일시 멈춤 없다”’, ‘미국 상장 중국 빅테크는?’을 꼽았습니다.
1일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경제의 허리케인을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던지자,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회장은 2일 “허리케인은 매년 온다”고 했습니다. 다이먼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허리케인이라는 비유하면서 허리케인이 상당히 큰 위험이라고 했는데, 모이니핸은 그다지 큰 위험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이라고 한 것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모이니핸 “허리케인은 매년 온다”
이날 월가 3대 지수는 1% 이상의 반등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나스닥은 2.7% 상승했습니다.
전날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경제의 허리케인을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던져서 시장 심리에 악영향을 줬지만, 이날은 이를 반박하는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 회장은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컨퍼런스에서 다이먼 회장의 말을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모이니핸 회장은 “우리는 노스 캐롤라이나에 있고, 매년 허리케인이 온다”고 했습니다. 경제의 허리케인이라는 비유하면서 허리케인이 상당히 큰 위험이라고 했는데 자신이 보기에는 그다지 큰 위험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이라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본사는 노스 캐롤라이나에 있고, JP모건체이스의 본사는 뉴욕에 있습니다.
모이니핸 회장은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경제의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이 연준의 긴축적인 통화 정책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미국 경제에 전례 없는 도전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한 것에 대한 반박입니다. 모이니핸 회장은 지금 현재 연준의 일을 힘들게 하는 것에 대해 “실제는 좋은 것이다. 낮은 실업률과 탄탄한 임금 상승세, 좋은 소비 지출 등이 그렇다”고 했습니다.
다만, 모이니핸 회장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으며, 신용 비용이 오를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두려워 해야 할 변동성은 아니다 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두 대형 은행 최고경영자의 논쟁은 각 회사의 전략가들의 말과 다른 게 흥미롭습니다. JP모건의 전략가들은 경기 침체는 없을 것이며 주식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저가 매수 전략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략가들은 증시의 바닥이 아직 멀었다고 보면서 다소 랠리가 나타나더라도 ‘매도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이날 시장 심리를 악화시킬만한 소식들이 있었지만, 시장은 잘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달러 강세 등을 이유로 2분기(4~6월) 실적 전망을 당초 밝혔던 것보다 낮췄습니다. 당초 524억~537억달러를 제시했는데, 이번에 519억4000만~527억4000만 달러로 수정 제시했습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매출의 3분의1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에 실적이 민감하게 움직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외 매출이 절반 가까이 됩니다. 이런 가이던스 수정은 주가 하락을 불러 오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이날 0.8%의 소폭이나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의 2인자인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회사를 떠난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샌드버그는 지난 14년간 재직하면서 페이스북을 무료 소셜미디어 회사에서 수익을 내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샌드버그의 사임은 메타의 사업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소식입니다. 하지만 메타 주가도 이날 5.4% 상승했습니다.
반면 유가 부담을 상쇄시킬만한 소식도 나왔습니다. OPEC+가 정례 회의를 열고 증산 규모를 7월과 8월에 하루 64만8000배럴로 기존(43만2000배럴)보다 약 50% 늘리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러시아산 원유의 공급 감소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한때 3%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1.4% 오른 배럴당 116.8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일부 트레이더들이 더 큰 규모의 증산을 기대했기 했지만 이에 못 미쳤기 때문입니다.
이날 나온 고용 관련 지표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월가에서는 고용이 주춤하면 미 연준의 긴축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집니다. ADP연구소가 발표한 민간고용은 5월에 12만8000명이 늘어났습니다. 이는 월가 전망인 29만9000명보다 훨씬 적은 것입니다. 한편 5월 전체 고용에 대해 월가는 32만8000명 증가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달의 42만8000명보다 줄어드는 것입니다.
◇ “금리 인상 일시 멈춤 없다”
연준 내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이날 CNBC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의 ‘일시 멈춤(pause)’ 가능성에 대해 ‘매우 어렵다’고 했습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연준 내 비둘기파 성향으로 분류됩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연금이 금리 인상 경로에 ‘일시 멈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현재로서는 일시 멈춤의 경우를 보기 아주 어려울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낮추기 위해 할 일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주부터 월가 일각에서 불거진 9월 금리 인상 일시 멈춤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것입니다.
이미 앞서 연준 내 매파인 월러 이사가 지난 30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향후 수 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bp=0.01% 포인트) 씩 올리는 방안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일시 멈춤 가능성이 없다고 시사했는데, 아예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대놓고 얘기한 셈입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근접할 때까지 50bp 인상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9월 금리 인상 일시 멈출 가능성은 연준 내 비둘기파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제기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지난 23일 한 연설에서 기자들과 만나 “9월엔 금리 인상을 잠시 멈추는 게 타당할 수 있다는 게 나의 기본적인 관점”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31일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9월에 한차례 쉬어갈 수 있다는 자신의 생각이 증시 부양을 위한 이른바 ‘연준 풋’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보스틱 총재 발언에 더해 지난 25일 공개된 5월 FOMC 회의록에서 “많은 참석자들은 완화 정책 철회를 서두르는 것은 FOMC가 올해 후반쯤 정책 긴축의 효과에 경제 발전이 어느 정도까지 정책 조정을 필요로 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놓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하자 월가에서는 하반기에 금리 정책의 인상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연준 매파의 강경 발언과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일시 멈춤은 매우 어렵다’는 발언으로 9월 일시 멈춤 가능성은 잠잠해질 듯합니다. 다만 9월 금리 인상 폭은 계속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6월과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두 차례의 ‘빅스텝 인상’ 신호가 나오면서 월가의 관심은 이미 9월 금리 인상폭으로 넘어가 있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현재 금융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두 차례의 50bp(bp=0.01%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 “합리적인 종류의 경로”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며 언급을 피했습니다.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필라델피아실물경제협회 연설에서 9월 금리 결정 때 속도를 올리게 될지 늦추게 될 지는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만약 9월 FOMC 회의까지 월별 인플레이션이 떨어진다는 확실한 증거가 나온다면 금리 인상 속도는 늦춰질 것”이라면서도 “만약 인플레이션이 완만해지지 않으면, 더 빠른 금리 인상 폭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레스터 총재는 올해 FOMC에서 의결권을 갖고 있습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6월과 7월 두 차례 50bp 인상 후에 9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은 25bp가 30.4%, 50bp가 62.6%, 75bp가 6.9%입니다. 증권사 에드워드 존스의 지난주 기준 분석에 따르면, 월가의 연준 기준금리 전망은 6월과 7월에는 50bp 인상이지만, 그 이후로는 25bp 수준의 인상을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었습니다.
◇ 미국 상장 중국 빅테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BAT(Baidu, Alibaba, Tencent)라고 불리는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지난 수년간 이어진 미국과 중국 당국의 규제로 주가와 실적 모두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특히 2020년 11월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그룹 상장 철회, 2021년 6월 디디추싱 사태 이후 중국 당국의 플랫폼 기업 규제는 시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최근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실적 자체는 여전히 부진했지만 낮아진 기대치에 비해 양호했다는 평가입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알리바바는 4.4%, 텐센트 뮤직은 3.4%, 바이두는 3.5% 상승했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 지수인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도 최근 상승 추세입니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알리바바, 텐센트 뮤직(텐센트 자회사), 바이두는 지난 5월 올해 1~3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실적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매출은 성장률이 낮아지거나 감소했고 이익도 작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실적 자체는 부진했지만 향후 실적 반등의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들 또한 주목해야 합니다. 알리바바의 경우 알리바바 서비스를 이용하는 활성 이용자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텐센트 뮤직은 구독 매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바이두는 클라우드, 자율주행서비스 등 신성장 사업의 성장 폭이 컸습니다. 기업들이 가진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며 향후 정부의 규제가 완화된다면 실적이 빠르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유화적인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류허 국무원 부총리는 올해 여러 차례 중국 정부는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예측 가능한 수준의 규제만을 할 것이며 빅테크 기업들이 국가 경제에 중요한 자산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관세를 철폐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중국 빅테크 기업들 주가에 긍정적입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규제로 주춤한 사이 틱톡(바이트댄스), 화웨이, BYD, CATL 등 경쟁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빅테크 기업들과의 규모 차이를 줄여가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정부의 규제에 적응하는 동시에 신산업에서 경쟁자들을 앞서가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중국 빅테크 기업들을 억눌렀던 규제는 과거보다 우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다시 한번 경쟁력을 증명해낼 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월가에서 향후 전망을 두고 낙관론과 비관론이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가 흐름도 출렁임이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증시가 방향을 잡을 때까지 당분간 출렁임이 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요동치는 증시에 대비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연준 2인자가 지속적으로 금리를 올릴 뜻을 밝혔습니다. 월가 일각에서 나오는 금리 인상을 일시 멈출 수 있다는 전망은 힘을 잃게 됐습니다. 월가는 하반기 금리 인상 경로를 따지고 있습니다. 연준이 주는 신호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미국에 상장된 중국 빅테크 기업들에 다시 관심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간 미중 양국의 규제 움직임에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변화 가능성을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