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05% 상승한 3만2915.78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31% 오른 4121.43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4% 상승한 1만2061.37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8%포인트 오른 연 3.04%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쪼개진 아마존 데뷔’, ‘테크 감원 우려’, ‘뜻밖의 아크 상승’을 꼽았습니다.

혁신 기술주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상장지수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 가격이 지난달 11일 저점 이후 지금까지 17% 넘게 급등했습니다. 6일 아크 이노베이션 ETF 가격은 43.93달러로 11일보다 17.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송에서 이와 관련한 월가의 해석과 전망을 소개합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쪼개진 아마존 데뷔

이날 20대1로 주식분할을 한 아마존 주식이 증시에 데뷔했습니다. 지난 3일 2447달러(분할 후 주가로 따지면 122.35달러)로 마감했던 아마존 주식은 이날 124.7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1.99%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마존 주식이 분할 전 세 자릿수로 거래된 것은 지난 2017년 10월이 마지막입니다. 아마존의 주식분할은 1999년 이후 23년만에 처음입니다.

미국 뉴욕의 한 물류센터 외벽에 새겨진 아마존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아마존 주가는 최근 주식분할을 앞두고 지난달 25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20%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3일에는 2.5%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날 2% 가까이 반등한 것입니다.

주식분할은 단순히 주식을 쪼개는 것이어서 기업 가치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지만, 소액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게 되는 효과를 줍니다. 투자 저변을 확대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장치로 쓰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때 주당 2000달러가 넘는 황제주를 선뜻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주당 가격을 낮추는 게 투자 유인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주식분할을 단행한 S&P500 기업들은 대체로 주가가 올랐습니다. 주식분할 발표 후 1년간은 S&P500 지수가 9.1% 오르는 동안 주식분할 발표 기업 주가는 25.4% 상승했습니다.

주식 분할 발표 후 수익률

또 이번 조치로 아마존이 뉴욕 3대 지수 중 대형우량주 지수인 다우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다우지수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 내 비중을 결정하는 S&P500이나 나스닥과 달리, 주가에 따라 지수 내 비중을 결정하는 ‘가격 가중 산출’ 방식을 씁니다. 이 때문에 우량주여도 주가가 너무 높은 기업은 지수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어 편입하지 않는데, 이제 편입에 적절한 수준으로 가격이 낮아지게 됐습니다.

다만 주가에는 주식분할 뿐 아니라 시장 상황이나 기업 실적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들을 모두 고려해서 봐야 합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오는 7월 20대1로 주식을 분할할 예정입니다. 테슬라도 주식 분할 계획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아마존이 주식분할한 한 후에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향후 주식분할이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지 주목됩니다.

이날은 중국의 코로나 봉쇄 완화 추세로 글로벌 공급망 우려가 덜어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규제당국이 디디추싱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디디 주가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4%나 폭등했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주식으로 구성된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이날 5.4% 급등했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완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시장금리 상승 추세는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3.04%를 기록해 5월9일 이후 처음으로 다시 연 3% 선을 넘어섰습니다. 뉴욕 주가가 오전 한 때 강한 반등세를 보이다가 금리가 연 3% 넘었다는 소식에 반등세가 꺾였습니다.

향후 주가 전망을 두고는 월가에서 엇갈린 얘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월가 내 비관론의 대표 주자인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이날 투자자 노트에서 경기 둔화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나빠질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때문에 2분기 실적 발표 시준까지 주가의 출렁임이 강할 것이란 전망을 했습니다. 윌슨은 실적 우려로 2분기 실적 시즌인 8월 중후반까지 S&P500이 3400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다만, 윌슨은 기업 실적 전망이 둔화되겠지만 경제 침체와 같은 분명한 쇼크는 없을 것으로 봤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략가인 마이클 하트네트는 현재 상황을 약세장 중의 단기 상승인 ‘베어마켓 랠리’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S&P500이 4400 이상으로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하락하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 것입니다.

월가에서 대표적으로 낙관론을 펼치는 JP모건은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의 전략가인 미슬라브 마테즈카는 “주식 리스크에 대한 보상은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JP모건은 연말 주가가 S&P500 기준으로 4900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테크 감원 우려

지난 주 나온 5월 미국 고용 동향에서 일자리가 39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32만8000명을 크게 넘어 섰습니다. 다만 4월 일자리 증가 43만6000명보다는 부진했습니다.

미국의 월별 일자리 증가 추이. 올해 평균 48만8000명 늘었다. /자료=에드워드존스

5월 실업률도 지난달과 같은 3.6%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기록했던 50년 만의 최저 수준인 3.5%에 근접해 있었습니다.

월가에서는 전망보다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둔화하면서 일자리 증가도 크게 더뎌질 것이라는 월가 전망보다는 고용 사정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는 주가에는 ‘양날의 칼’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경기 둔화 우려를 줄였다는 것에서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연준이 긴축 기조를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선 악재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일단은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전주에 강한 반등세를 보였던 월가 증시는 지난 한 주 동안 다우가 0.94% 하락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20%, 0.98% 떨어졌습니다.

한편 전체 고용은 괜찮아 보이지만 ‘테크 거품’이 꺼지면서 생기는 테크 기업발 감원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테크 감원 우려에 기름을 부은 것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내부 메일 내용입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 2일 사내 간부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경제에 대해 극도로 나쁜 예감(super bad feeling)이 든다. 전 세계에서 채용을 중단하고 직원을 10% 줄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3일에는 또 다른 사내 이메일에서 “테슬라의 많은 영역이 인력 과잉 상태다. 정규 급여를 받는 직원(사무직)수는 줄어들 것. 이는 자동차와 배터리팩을 만들거나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시간제 직원(생산직) 수는 증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FP 연합뉴스

이런 머스크 발언이 알려지면서 지난 3일 테슬라 주가가 9.2%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는 약 10만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4일에는 트위터에 올라온 “향후 12개월간 테슬라 직원 수는 증가할 것”이라는 글에 머스크는 “전체 인원수는 증가할 것. 그러나 사무 직원 수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말을 바꾼 것입니다. 머스크는 앞서 “일주일에 최소 40시간씩 각자의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한다. 아니면 회사를 떠나야 할 것”라고 한 적이 있어 생산성이 낮은 직원을 정리하겠다는 경고로 읽히기도 합니다. 6일 테슬라 주가는 1.6% 상승했습니다.

머스크의 발언이 혼란을 주고 있지만 테크 감원은 계속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력 채용 컨설팅 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에 따르면 테크 부문의 5월 감원 발표는 4044명으로 1~4월 459명의 9배에 달했습니다. 이는 2020년 12월 5253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핀테크 기업의 5월 감원도 1619명으로 1~4월 440명의 3배가 넘었습니다. 다만 전체 감원은 2만712명으로 전달보다 14.7% 감소했습니다. 전체 고용 시장은 좋은 모습이지만 테크 기업들의 감원은 우려할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비용 통제에 성공적인 테크 기업을 선별해서 주목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5월 감원이 많았던 업종. /자료=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

◇ 뜻밖의 아크 상승

혁신 기술주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ETF(상장지수펀드)인 아크 이노베이션 ETF 가격이 지난달 11일 최근 저점 이후 17% 넘게 급등했습니다. 이날 아크 이노베이션 ETF 가격은 43.93달러로 11일보다 17.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이 4.7%, 나스닥이 6.1%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성적이 월등하게 좋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 증시에 다시 낙관주의가 퍼진다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연초 이후 50% 넘게 폭락해 있는 상황입니다. S&P500이 연초 이후 14%쯤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폭이 훨씬 큽니다.

캐시 우드가 운영을 진두 지휘하는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혁신 기술주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연합뉴스

펀드 분석 회사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10대 보유 종목에 대한 투자 비중은 58.9%에 달합니다. S&P500의 10대 종목 비중이 27.7%인 것과 비교하면 집중도가 훨씬 높은 것입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아크 이노베이션 ETF는 미국 내 액티브 ETF의 98%보다 10대 보유 종목에 대한 비중이 높습니다. 액티브ETF는 펀드매니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종목 등을 선정하는 ETF를 가리킵니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주요 보유 종목은 줌(보유 비중 9.55%), 테슬라(8.45%), 로쿠(7.83%), 블록(5.59%) 등이며, 텔라독(4.76%), 코인베이스(4.32%), 로빈후드(2.26%) 등에 대한 투자 비중도 높습니다. 이들 종목은 대부분이 이익을 내지 못 해서 주가수익비율(PER)를 계산할 수도 없습니다. 이익의 내고 있는 테슬라는 PER가 작년 말 120배에서 최근 56배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아크 이노베이션 ETF의 10대 투자 종목. /자료=아크인베스트

팩트세트에 따르면, S&P500의 주가수익비율은 2020년 9월 최근 정점이었을 때 24.1배에 달했지만 최근 17.7배로 10년 평균인 17.1배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S&P500 테크 섹터의 주가수익비율도 2020년 9월 28.9배에서 최근 21.5배로 하락했습니다. 그만큼 주가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아크 이노베이션 ETF 가격이 급등하는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우선 이익이 나지 않는 테크주에도 다시 관심을 가질 정도로 시장 심리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입니다. 또 캐시 우드의 투자 철학인 혁신 기술주에 대한 미래 전망에 공감하면서 장기 투자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주가가 떨어져도 여전히 아크 이노베이션 ETF에는 매수 자금이 들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 들어 13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지난달에만 5억 달러의 매수 자금이 들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들 주식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공매도했던 세력이 ‘쇼트 커버링’을 하느라 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했다는 분석도 나습니다. ‘쇼트 커버링’은 주식을 보유하지도 않고 공매도했다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주식을 사서 주식을 되갚는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는 것을 가리킵니다. 아크에 공매도하는 ETF인 SARK가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 아크가 보유한 개별 주식에 대한 공매도도 그간 강도가 강했습니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등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증시에서 대형 테크주들의 주식 분할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주식을 쪼갠다고 가치가 올라가진 않지만, 소액 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지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미국의 고용 시장이 좋다는 소식입니다. 고용 호조는 ‘양날의 칼’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는 덜지만, 미국의 긴축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방점이 어디에 찍히는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셋째, 혁신 기술주의 대표 ETF(상장지수펀드)가 최근 급등세를 보입니다. 시장의 바닥 신호라고 보기도 하고, 일시적인 반등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월가에선 최근 주가 바닥인지 아닌지 신호를 찾는다고 분주합니다. 출렁임이 강한 시장인만큼 리스크를 감안하면서 투자해야 할 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