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8% 상승한 3만3180.14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95% 오른 4160.68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94% 상승한 1만2175.23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6%포인트 떨어진 연 2.98%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타깃의 경고를 넘어’, ‘옐런 “인플레 높게 지속”’, ‘CEO들의 저가 매수’를 꼽았습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등 내부자들의 자사 주식 매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로 늘었다는 소식입니다. 워싱턴 서비스에 따르면 5월에 1540명의 내부자들이 자사주를 매입해서 2020년 3월 3126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내부자는 CEO 등 회사 임원과 직원을 의미합니다. 방송에서 앞으로 증시에 대한 영향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타깃의 경고를 넘어

이날 월가 3대 지수는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

이날 대형 유통업체 타깃이 이번 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가이던스)를 낮추면서 전반적으로 시장에 불안 심리가 퍼지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상승세로 마감한 것입니다.

이날 타깃은 상품 재고가 늘고 있고 통상적이지 않은 운송과 연료 비용의 상승 등을 이유로 이번 분기의 영업 이익률 전망을 약 2%로 낮춘다고 했습니다. 타깃은 앞서 지난달 18일 전 분기 실적 발표 때도 ‘어닝 쇼크’로 주가가 25%나 폭락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습니다. 당시 이번 분기 영업 이익률을 약 5.3%로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낮춘 것입니다. 이날 타깃의 주가는 2.3% 하락했습니다.

타깃은 미국 전역에 2000개 가까운 매장을 보유한 할인 유통기업. 식료품, 가전, 화장품 등 모든 카테고리의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어 미국 소비시장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타깃의 어두운 전망은 다른 대형업체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월마트 주가는 1.2%, 아마존은 1.4% 동반 하락했습니다.

2분기에 대한 실적 전망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실적 전망 하향 등의 이유로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S&P500이 2분기 실적 시즌인 8월 중후반까지 3400까지 하락할 것이란 우울 전망을 하기도 합니다. 시장 정보 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2분기(4~6월) S&P500 기업 주당순이익(EPS) 전망은 4~5월 동안 56.06달러에서 55.36달러로 1.3% 줄었습니다.

S&P500 기업들의 분기별 첫 2개월의 주당순이익(EPS) 전망 변화 추이. /자료=팩트세트

다만 이 같은 실적 전망 하향 폭을 과거와 비교하면 적은 편입니다. 분기 첫 두 달 동안 EPS 전망은 5년간 평균 1.9% 하락했고, 10년간 평균 2.7% 하락했으며, 15년간 평균 3.4%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2020년 2분기(35.9% 하락) 이후로는 이번 분기가 가장 큰 하락 폭입니다. 그래서 체감으로는 상당히 크게 하락한 것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타깃이 밝혔듯이 유가 상승으로 운송과 연료 비용이 높아지는 게 기업의 비용 상승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입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0.77% 오른 배럴당 119.41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습니다.

휘발유 가격 상승세도 거세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919달러를 기록해서 갤런당 5달러에 근접했습니다. 1년 전의 갤런당 3.053달러보다 61%나 오른 가격입니다. 여름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미국 휘발유 가격은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JP모건은 8월 쯤이면 갤런당 6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합니다. 이는 기업의 운송비 등에 큰 부담이 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LA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6.49달러라고 표시돼 있다. /EPA 연합뉴스

하지만 연 3% 선을 넘었던 시장 금리가 이날 다시 하락세를 보인 것은 시장에 호재가 됐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떨어진 연 2.98%를 기록해 다시 연 2.9%대로 떨어졌습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분기 기업 실적 전망은 낮추고 있지만, 하반기 기업 실적 전망은 여전히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3월말과 5월 말의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EPS 전망을 비교해 보면 3분기 EPS 전망은 59.26달러에서 59.52달러로 0.2% 상승했고, 4분기 EPS 전망은 60.74달러에서 60.78달러로 0.2% 상승했습니다.

다만 미국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세계은행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하면서 세계 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3.2%에서 2.9%로 낮췄습니다. 미국 성장 전망도 2.5%로 1.2%포인트 하향 조정했습니다. 미국의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에서는 2분기 미국 성장률을 현재 0.9%로 전망해 지난주 전망치인 1.3%보다 떨어졌습니다.

월가에서 향후 주가에 대해 비관론과 낙관론이 맞서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하반기에는 상승한다는 전망입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하순 조사한 월가 전략가 43명의 올해 말 S&P500 전망 평균은 4400이었습니다. 지금보다 5.7% 상승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물론 작년 말에 같은 조사에서 전략가들이 올해 말 S&P500이 4910까지 갈 것이라고 내다봤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 옐런 “인플레 높게 지속”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서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했습니다. 또 작년에 물가가 급등할 당시 자신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일시적’ 현상으로 오판했다는 것도 인정했습니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달 말 CNN 인터뷰에서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는 과거 발언이 잘못됐다고 했었는데, 의회에서도 공식적으로 잘못을 인정한 것입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7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옐런 장관은 작년 5월 하원에 출석해 “최근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으로 본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옐런 장관의 CNN 인터뷰에 대해 “고위 관료가 실수를 인정하는 드문 사례”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옐런 장관은 의회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엄청나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인플레이션은 현재 우리의 최우선 경제 문제로 이를 해결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이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월가에서는 과연 인플레이션이 피크(정점)을 찍고 빠르게 꺾일 지 아니면 고공행진을 할 지 관심이 높습니다. 향후 미 연준의 긴축 정책 강도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지금은 인플레이션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번 주에는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발표됩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의 5월 소비자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 전망은 평균 8.25%입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의 전망 범위는 8.0~8.5%입니다. 지난 3월 8.5%로 정점을 찍기는 했지만, 4월 8.3%로 그다지 크게 떨어지지 않은 모습을 계속해서 보일 것이란 전망입니다. 모건스탠리가 8.5%,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가 8.3%, JP모건이 8.1% 상승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 /자료=미 연준

다만 월가에서는 세 가지 정도의 요인을 들어 하락 추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첫째, 반도체 가격의 하락입니다. 반도체는 다양한 전자제품에 쓰이기 때문에 반도체 가격은 전자제품 가격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D램 가격은 2018년 정점 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작년 중순보다도 14% 하락한 수준입니다.

둘째, 해운 가격의 하락입니다. 공급망 병목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컨테이너의 해상 운임은 작년 9월 역대 최고치에서 현재 26% 정도 하락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셋째, 북미 비료 가격의 하락입니다. 비료 가격은 글로벌 식품 가격의 방향을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3월 사상 최고치에서 현재 24% 정도 하락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가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쉽게 물가 하락세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주초 투자자 노트에서 중국의 수요 회복과 러시아의 생산량 감소로 전세계 원유 재고가 다시 구축될 필요가 있다면서 유가 전망을 높였습니다. 브렌트유 기준으로 7월부터 향후 12개월 간 평균 배럴당 135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기존 전망 대비 10달러를 높인 것입니다. 한편 7~9월에는 평균 배럴당 14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기존 전망대비 15달러를 높인 것입니다. 현재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 수준입니다.

◇ CEO들의 저가 매수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등 내부자들의 자사 주식 매수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로 늘었다는 소식에 혹시 ‘바닥 신호’인지 여부가 월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 내부자들의 주식 매도와 매수를 추적하는 워싱턴 서비스에 따르면 5월에 1540명의 내부자들이 자사주를 매입해서 2020년 3월 3126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서 내부자는 CEO 등 회사 임원과 직원을 의미합니다.

5월에 자사주를 매도한 내부자 대비 매수한 내부자 비중도 0.97을 기록해서 코로나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 비율은 2016년 이후 평균 0.4인데 배 가까이 뛰어 오른 것입니다.

기업 내부자들의 매수와 매도 추이. /자료=워싱턴서비스

내부자의 매수가 많았던 기업을 보면, 파라마운트 글로벌, 스타벅스, GM, GE, 카니발 등이었습니다. 특히 지난 3월 CEO로 복귀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는 지난달 초 자사주를 1500만달러 어치 사들였는데, 스타벅스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건 2018년 8월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스타벅스 주가는 올해 들어 30% 넘게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빌 포드 포드 회장도 올 들어 자기 회사 주식 450만 주를 7560만 달러 어치나 사기도 했습니다. 포드 주가는 연초 25달러에서 최근 14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 /AFP 연합뉴스

5월에는 S&P500이 7주 연속으로 하락하던 와중이었습니다. 기관 투자자들은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5월 글로벌 펀드 매니저 조사에서는 펀드 매니저들이 현금에 자금을 배분한 비중이 6.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4월의 5.5%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2001년 9월 이후 20여년만에 가장 높은 비중이었습니다. CEO 등 기업 내부자들은 이런 일반 투자자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 것입니다.

JP모건은 이런 현상에 대해 “기업 내부자들의 의견이 모든 업종에서 일치된 양상은 아니지만, ‘바이 더 딥(저가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런 경향은 미국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월가에선 기업 내부자들의 주식 매수를 낙관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기업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기업 경영진이나 이사 등이 기업의 전망이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월가의 영웅’으로 불리는 피터 린치 전 피델린치 펀드 매니저는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은 유명한 말을 했습니다. “기업 내부자들이 자사 주식을 파는 이유는 너무도 많다. 하지만 내부자들이 자사 주식을 사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터 린치가 주식투자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피델리티 자산운용

린치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 동안 피델리티에서 마젤란 펀드를 운용했는데, 연평균 29.2%의 수익률을 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S&P500 수익률의 배를 기록한 것입니다.

하지만 내부자들의 주식 매수가 꼭 바닥의 신호라기 보기 어렵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3월에도 기업 내부자들의 자사 주식 매수가 급증했다는 조사가 있습니다. 기업 내부자들의 움직임을 참고하되 맹신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임금과 유가 상승 등 비용 증가로 실적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이미 제시한 실적 전망을 낮춰서 수정하고 있습니다. 주가만 보지 말고 실적 전망도 살피시기 바랍니다. 둘째, 미국 재무장관이 작년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했던 것을 오판이라고 했습니다. 정책 판단에 실수는 있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잘 방향을 잡아가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미국이 경기 침체로 빠지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 묘수를 찾기를 기대합니다. 셋째,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등 내부자들이 자사 주식을 사고 있다고 합니다. 내부자들은 내부 정보를 잘 알고 있어 주가 상승의 신호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부자들은 자기 회사의 사정에 대해 낙관하는 편향이 있습니다. 참고하되 맹신할 필요는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