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5% 하락한 3만364.83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38% 떨어진 3735.48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나스닥은 0.18% 상승한 1만828.35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3.49%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6월 FOMC 체크 포인트’, ‘걱정 속 펀드 매니저’, ‘빅테크 주식 쪼개기’를 꼽았습니다.
곧 결과가 나오는 14~15일 개최 6월 FOMC(미 연준이 금리 결정 등을 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자이언트 스텝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은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자칫 시장에 큰 충격이 될 수 있는데요.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월가의 유명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이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빌 애크먼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 밖으로 나가게 하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은 연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연준이 6월과 7월 75bp 인상을 하고, 인플레이션이 길들일 때까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한다고 약속을 한다면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방송에서 그 분석의 이유와 앞으로 시장 전망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6월 FOMC 체크 포인트
미 연준은 14~15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엽니다. 연준은 FOMC를 마치고, 미국 동부 시간으로 15일 오후 2시(한국 시간 16일 오전 3시)에 금리 인상 여부를 담은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오후 2시30분 기자회견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6월 FOMC에서 챙겨야 할 체크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자이언트 스텝 인상’ 여부입니다. 자이언트 스텝은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시장 금리를 갖고 미 연준의 기준 금리 확률을 추정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이날 현재 6월의 0.75%포인트 인상 확률은 95.8%에 달합니다. 지난주 목요일만 해도 이 확률은 3.6%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연준이 0.75%포인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한 영향이 있습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이 통화 정책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블랙아웃 기간에는 WSJ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연준의 신호가 나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얀 해치우스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의 힌트를 따라서 금리 인상 전망을 6월과 7월 75bp(bp=0.01%포인트) 인상으로 바꾼다’는 내용의 투자자 노트를 냈습니다. 해치우스는 “기사는 연준 지도부가 6월 FOMC에서 75bp 인상을 한다는 힌트를 준 것으로 추정한다”며 “6월과 7월의 금리 인상 전망을 75bp로 수정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7월이면 기준금리는 미 연준이 중립 금리로 상정하고 있는 연 2.25~2.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도 75bp 인상으로 전망을 수정했습니다. 페롤리는 연준이 앞서 제시했던 50bp 인상이라는 가이드라인에 얽매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100bp를 올리는 게 진정으로 시장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6월에 자이언트 스텝 인상을 하면 199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자이언트 스텝 인상을 하는 것입니다. 당시 1994년 5월, 8월 50bp 인상 후 11월에 75bp 인상했습니다. 이후 1995년 2월에도 50bp 인상을 한 후에 7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섭니다.
증권사 에버코어도 이날 6월 금리 인상 전망을 75bp로 수정했고, 앞서 제프리스와 바클레이즈가 5월 소비자물가 발표 후 6월 금리 인상 전망을 75bp로 수정한 바 있습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6월에는 50bp 인상 전망을 고수했습니다. 대신 7월이나 9월에 75bp 올릴 것이란 전망을 했습니다.
둘째, 최종 금리(terminal rate)입니다.
연준은 3월 FOMC 후 점도표를 통해 목표 기준금리로 올해 연 1.9%, 내년 연 2.8%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연준 고위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연말까지 연 2.5% 수준까지도 올릴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매파 성향의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 3.5%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6월과 7월 75bp 금리 인상으로 전망을 수정하면서 연말 기준 금리는 연 3.25~3.5%로 수정 전망했습니다. 9월에 50bp 인상을 하고 11월과 12월에 25bp씩 인상한다는 전망입니다. 해치우스는 내년에 달성될 최종 금리는 약 연 4%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JP모건은 골드만삭스와 달리 최종 금리를 연 3.25~3.5%로 전망하면서, 내년 초에 이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셋째, 경제 연착륙 전망 여부입니다.
연준은 6월 FOMC에서 경제 전망도 발표합니다. 3월 FOMC 후에 나온 경제 전망에선 올해 미국 성장률은 2.8%, 실업률은 3.5%, 물가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기준으로 4.3%를 전망했습니다.
이번에 성장 전망과 물가 전망이 어떻게 바뀌는 지도 포인트입니다. 또 연착륙에 대한 제롬 파월 의장의 코멘트가 어떻게 바뀌는 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 걱정 속 펀드 매니저
전날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한 S&P500은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나스닥은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최근 20년 사이 베어마켓을 보면, 닷컴버블, 글로벌금융위기, 코로나 위기 그리고 이번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앞서 세 번의 베어마켓에선 각각 저점까지 고점대비 51%, 58%, 31% 하락했습니다. 위기도 동반했습니다. 회복까지 걸린 기간은 각각 1165일, 1009일, 103일이었습니다.
이날 나온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6월 글로벌 펀드 매니저 조사에서는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성장에 대한 낙관론은 역대 최저로 낮아졌습니다. 이번 조사는 266명의 펀드 매니저가 응답했는데, 이들은 747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펀드 매니저들의 83%는 향후 12개월 동안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여기서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추세보다 낮은 성장과 추세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의미합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이 얘기하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보다는 범위가 넓은 것입니다.
펀드 매니저들의 73%는 향후 12개월 동안 글로벌 경제가 약해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입니다.
마이클 하트네트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의 심리가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 등 미 연준의 강력한 긴축 정책이 스태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이란 걱정이 상당히 높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월가의 유명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이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회복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빌 애크먼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 밖으로 나가게 하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은 연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연준이 내일(15일)과 7월 75bp 인상을 하고, 인플레이션이 길들일 때까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한다고 약속을 한다면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나온 생산자물가는 2개월 연속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6개월째 두 자리 수 증가세를 보이면서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미 노동부는 5월 생산자물가가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0.8%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월가 예상치는 10.9%였습니다. 전년 대비 생산자물가는 지난 3월 역대 최고인 11.5%를 기록했다가, 4월 10.9%, 5월 10.8%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물가 기대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전날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따르면, 미국 가계는 1년 후 인플레이션이 6.6%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지난 4월의 6.3%보다 높아진 것입니다.
이날 시장 금리는 상승 추세를 지속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3.49%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가 많이 뛰고 있습니다. 이날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3.45%로, 사흘 사이에 0.62%포인트 급등했습니다. 이 같은 급등세는 1987년 이후 가장 큰 것입니다.
유가는 다소 하락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는 1.65% 떨어진 배럴당 118.93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민주당이 가파른 유가 상승을 막기 위해 석유회사의 초과이익에 대해 추가 세금을 물리는 법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상원 금융위원장인 민주당 론 와이든 의원이 이윤율이 10%를 넘어서는 석유회사에 대해 추가적으로 21%의 세금을 물리는 법안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유사들은 기존 법인세 21%에 더해 42%에 달하는 높은 세금을 내야 합니다.
◇ 빅테크 주식 쪼개기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주식을 분할하겠다는 주주총회 안건을 지난 10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했습니다. 1주를 3주로 쪼개는 것입니다. 아마존, 알파벳(구글의 모회사)에 이어 빅테크들의 주식 쪼개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테슬라 주주총회는 오는 8월4일 열릴 예정입니다. 테슬라는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제안한 주식 분할에 대해 “우리의 성공은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며 모든 직원에게 지분을 받을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는 ‘매우 경쟁력 있는 보상 패키지’에 테슬라가 도움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테슬라는 “우리는 주식 분할이 보통주의 시장 가격을 재설정해 직원들이 자신들의 지분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유연성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주식분할에 대해 언급했었습니다.
테슬라는 2020년 8월에도 5대1의 주식 분할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주식분할 발표 후 실행 때까지 주가가 주당 274달러에서 498달러로 80%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빅테크 기업들의 주식 분할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코로나 대유행 시기 주가가 크게 올랐던 빅테크 기업들이 투자자들에게 좀 더 합리적인 매수가를 제시하기 위해 주식분할을 시행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미 아마존은 1주를 20주로 만드는 주식 분할을 지난 6일 단행했습니다. 지난 3일 2447달러(분할 후 주가로 따지면 122.35달러)로 마감했던 아마존 주식은 주식 분할 첫날 124.7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알파벳은 지난 2월 이사회를 통해서 주식 분할을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주식 분할 시행은 7월1일입니다. 주주들은 1주당 19주의 주식을 추가로 받게 됩니다. 알파벳 주식 A클래스는 현재 주당 2130달러 대에서 거래되는데, 주식 분할 후에는 100달러 대에서 거래될 수 있습니다.
빅테크의 주식분할 후에는 다우지수 편입이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다우지수는 가격 가중 산출 방식으로 지수를 만듭니다. 반면 S&P500이나 나스닥은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지수내 비중을 결정합니다. 때문에 다우 지수에는 우량주여도 주가가 너무 높으면 지수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어서 편입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식 분할로 아마존이나 알파벳도 편입에 적절한 수준으로 가격이 낮아지게 됩니다. 현재 다우지수에는 테크주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편입돼 있는데, 각각 132달러, 244달러입니다. 다우에 포함된 전통 IT기업은 IBM은 주가가 135달러입니다.
다만 다우지수는 적절한 업종 대표주를 넣는다는 원칙도 있어서 추가로 테크주가 포함될 수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주식분할을 단행한 S&P500 기업들은 대체로 주가가 올랐습니다. 주식 분할 발표 후 1년간은 S&P500 지수가 9.1% 오르는 동안 주식 분할 발표 기업 주가는 25.4% 상승했다는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예고보다 더 높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올해 내내 연준의 긴축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증시의 출렁임도 강해집니다. 안전벨트를 꽉 매고 투자 전략을 짜야 하겠습니다. 둘째,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연준의 과도한 긴축으로 경기가 꺾일 것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경기가 침체까지 가지 않으면서 물가를 낮출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아마존, 알파벳, 테슬라 등 테크 기업들이 주식 분할에 잇달아 나서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급성장한 빅테크들이 주가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빅테크의 주식 분할이 시장 반등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