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5시 조선일보 경제 유튜브 채널 ‘조선일보 머니’와 조선닷컴 홈페이지를 통해서 방영된 ‘코인 파헤치기’는 조선일보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진행자로 나서서 코인 전문가인 고란 알고란 대표와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코인 파헤치기’는 글로벌 가상화폐, 암호화폐, 코인 시장의 최근 동향과 대응 전략을 전문가들과 알아보는 토크 쇼입니다.

고란 대표는 이날 최근 코인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세 가지 포인트로 ‘테라 붕괴는 자작극?’ ‘디파이 몰락, 이더 폭락’ ‘이러다간 다 죽어’를 꼽았습니다.

첫 번째, ‘테라 붕괴는 자작극?’입니다. 코인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지난달 폭락 사태를 겪은 테라에 치명타를 입힌 ‘공격자’ 지갑이 테라폼랩스가 관리하는 지갑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습니다. 테라는 알고리즘에 기반해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목표로 했지만, 1달러 가치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어 버렸습니다. 그런데 테라 붕괴 사태가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 소행이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왜 그랬나 라는 의문이 듭니다. 첫째 가설은 스트레스 테스트입니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서 시스템이 버티는지 시뮬레이션을 하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얘기입니다. 둘째 가설은 차익 거래 이익을 챙기려고 하다가 ‘소탐대실’했다는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테라의 가치가 1달러가 유지되지 못하면 다시 1달러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차익을 챙길 수 있어 이걸 노리고 거래를 하다가 생긴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가설일 뿐입니다. 또 공격자가 테라폼랩스가 관리하는 지갑이었다는 것도 정황일 뿐입니다. 테라 측은 자신들의 지갑은 아니라고 합니다. 정확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두 번째, ‘디파이 몰락, 이더 폭락’입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코인인 이더를 가지고 담보 대출, 레버리지 투자 등을 하는 디파이(Defi, 탈중앙화된 금융) 비즈니스가 성행했습니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머지(Merge)’라고 불린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참여하려면 최소 32 이더를 맡겨야 합니다. 이더가 200만원 대였을 때 한국 돈으로 6200만원이 넘는 거금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더를 대신 맡겨 주고 자금을 융통해주거나 여럿이 나눠서 부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생겼고, 이를 담보로 대출해 주거나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 서비스도 생겼습니다. 예컨대 암호화폐 예치, 대출 플랫폼인 셀시우스는 이런 서비스 등을 통해 이용자 170만명, 자산 규모 200억 달러에 육박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셀시우스가 이더 약 3만5000개에 달하는 고객 손실을 1년간 숨겨왔던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부실 우려가 생겼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이더 가격 하락을 불러왔고,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플랫폼들에도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제2의 루나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세 번째, ‘이러다간 다 죽어’입니다. 코인 시장에 찬 바람이 불면서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기술적인 분석이 무색할 만큼 추세선이 모두 무너진 상황입니다. 15일 한 때 개당 2만 달러 선이 위협받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을 다량 매입했던 기업, 국가들에 위험 신호가 나오고 있습니다.

채권까지 발행해 모은 돈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했던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현재 약 13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인데, 평가손실액이 1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난 상황입니다. 다만, 이런 상황인데도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세일러는 CNBC 인터뷰에서 별 문제 없다면서 비트코인 추가 매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페로 채택했던 엘살바도르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에 맞닥뜨렸습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법정화폐 제도 유지를 위해 약 1억300만 달러를 들여서 2301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치는 약 500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엘살바도르는 내년 1월까지 약 8억 달러 상당의 국채를 상환해야 합니다. 엘살바도르는 전체 예산 중 비트코인 손실액은 얼마 되지 않는다면서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채굴업체들도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어 가동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비트코인 약세장이 장기화되면 채굴장들은 문을 닫고, 이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또 한번 가격 하락을 부를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코인 파헤치기’는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방송됩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