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42% 하락한 2만9927.07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3.25% 떨어진 3666.77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4.08% 하락한 1만646.10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하락한 연 3.28%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자이언트 스텝 후폭풍’, ‘어닝 리세션 우려’, ‘클라우드 시장의 미래’를 꼽았습니다.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적이 역성장하는 ‘어닝 리세션(earning recession)’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리사 샬렛은 올해 ‘어닝 리세션’이 나타날 수 있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첫째가 많은 기업들이 작년에 너무 벌었다는 것입니다.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에서 집콕 트렌드와 배달 등으로 기업 이익이 ‘V자 반등’을 했는데,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때라는 얘기입니다. 방송에서 다른 이유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자이언트 스텝 후폭풍

미 연준이 단행한 ‘자이언트 스텝’ 인상에도 불구하고 나타났던 안도 랠리는 하루 천하로 마감했습니다. 전날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199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연말까지 연 3.4%, 내년에는 연 3.8%까지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도 줬습니다. 다음달에도 빅스텝 아니면 자이언트 스텝 인상을 하겠다는 예고도 했습니다.

이날은 연준의 센 긴축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강하게 대두되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날 연준은 올해 성장 전망을 기존의 2.8%에서 1.7%로 크게 낮췄습니다.

지난 15일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중계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다우는 3만 선이 무너졌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다우 지수 3만 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1년 5개월 만입니다. 다우는 2020년 11월 처음으로 3만 선을 넘겼었습니다.

S&P500과 나스닥은 베어마켓(약세장)에 더 깊게 들어갔습니다. S&P500은 고점 대비 24%, 나스닥은 34% 쯤 하락한 상황입니다. 다우지수는 고점 대비 19% 정도 하락한 상태입니다.

이날 JP모건체이스는 S&P500이 현재 미국 경제가 침체할 확률을 85%로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습니다. JP모건체이스는 과거 11번의 경기 침체와 S&P500 주가 하락의 관계를 비교해서 산출한 것입니다.

이는 경제 대가들이 보는 침체 확률보다 다소 높은 것이기는 합니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재무장관)은 지난 4월 미국의 침체 확률을 3분의2 쯤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최근 침체 확률을 50%로 봤습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회장은 현재 침체 확률을 반반 정도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30%에서 50%로 확률이 높아진 것이란 얘기였습니다.

이날 나온 경제 지표는 엇갈린 모습입니다.

우선 신규 주택 착공은 주택 시장의 위축을 보여줬습니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신규 주택 착공은 전달 대비 14.4% 감소했습니다. 월가 전망은 2.6% 감소였는데 훨씬 감소폭이 컸습니다. 신규 주택 착공은 작년 4월 이후 13개월 사이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감원 소식도 나왔음. 미국의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은 인력의 8%를 줄이겠다고 했고 컴패스는 10%를 감축한다고 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주택 시장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이날 국영 모기지업체 프레디맥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 금리는 연 5.78%를 기록했습니다. 전주의 연 5.23%에서 0.55%포인트나 급등했습니다. 1년 전의 연 2.93%보다 거의 배 수준으로 오른 것입니다.

미국 모기지 금리 추이. /자료=프레디맥

존 번즈 부동산 컨설팅은 이번 ‘자이언트 스텝’ 인상으로 인해 모기지 금리가 연 6%대에 진입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1800만 가구가 ‘40만 달러 모기지’를 받을 수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40만 달러 모기지를 받는 경우에 가계의 모기지 상환 부담은 1년 전의 매달 1686달러에서 2398달러로 42% 오르게 됩니다.

전날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집을 사려는 사람이나 집을 사려는 젊은층이라면 약간의 재조정을 할 필요가 있다”며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낮아지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다시 낮아져야 한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제조업 지표는 악화됐습니다. 이날 필라델피아 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나타내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 활동 지수는 -3.3으로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제조업이 위축세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 고용시장은 금리 인상을 견디고 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전주보다 3000명 줄어든 22만9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 트렌드는 다소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20만명 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 추이. /자료=미 연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미 연준과 동반해서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 달러 강세는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영국의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서 다섯 번 연속으로 올렸습니다. 영국 기준금리는 연 1.25%로 2009년 이후 최고입니다. 이날은 또 스위스중앙은행이 2007년 9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습니다. 2015년 이후 유지하던 정책금리 -0.75%를 -0.25%로 인상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다음달부터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습니다.

◇ 어닝 리세션 우려

월가에서는 경기 침체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적이 역성장하는 ‘어닝 리세션(earning recession)’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시장정보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을 작년의 208.49달러에서 10.4% 늘어난 230.24달러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2분기의 EPS 추정치는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작년 대비 4%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서, 3월 말 5.9%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 것보다는 낮아진 것입니다. 유가, 임금 상승 등 비용 상승으로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추이. /자료=팩트세트

그런데, 월가 일각에서는 이 같은 올해 실적 추정치가 너무 낙관적인 얘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리사 샬렛은 최근 올해 ‘어닝 리세션’이 나타날 수 있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샬렛은 어닝 리세션을 ‘이익 리세션(profit recession)’이라고 하면서 연간 기업 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했습니다. 통상적으로 어닝 리세션은 기업 이익이 2분기 연속 전년보다 감소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첫째, 많은 기업들이 작년에 너무 벌었다는 것입니다. 2020년의 코로나 팬데믹에서 집콕 트렌드와 배달 등으로 기업 이익이 ‘V자 반등’을 했는데, 이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때라는 얘기입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작년의 실적 증가율은 48%에 달합니다. 샬렛은 원자재, 에너지, 고임금 등에서 광범위한 비용 압박이 있다는 걸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달러 강세로 미국 기업들이 이익과 국제 경쟁력에 역풍을 맞고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둘째, 비즈니스 리더들이 장래에 대해 어두운 관점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콘퍼런스보드의 CEO(최고경영자) 조사를 보면, 2분기 조사에서 응답자의 88%가 어떤 식으로든 침체가 올 것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또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전미자영업연맹의 5월 조사에 따르면, 소기업 낙관지수는 93.1로 2020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셋째, 아직 시장이 연준의 긴축으로 인한 금융시장 조건 악화를 완전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 연준이 금리 인상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고, 양적 긴축을 시작하는 단계라는 것입니다. 이제 그에 따른 밸류에이션 조정을 하는 단계라는 것입니다. 다음 단계는 고금리와 낮은 유동성이 경제와 기업 실적이 미칠 영향이 반영돼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리사 샬렛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 /모건스탠리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현재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올해 실적 증가 추정이 과하기는 하지만, 실적이 역성장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JP모건자산운용의 글로벌 마켓 전략가인 데이비드 레보비츠는 임금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달러 강세 등 리스크 요인을 모두 반영하더라도 올해 실적 성장률은 한자리 수 중반 정도까지만 떨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적이 역성장하는 ‘어닝 리세션’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레보비츠는 ‘높은 가격에 대한 치료제는 바로 높은 가격’이라고 했습니다. 임금이 오르면 고용 조정을 통해서 비용을 낮추게 될 것이고, 또 가격이 올라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 상승에 제한이 생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에 따라 기업들이 비용을 통제할 수 있고, 이익을 여전히 전년보다 늘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는 생각보다 유연하기 때문에 기업 실적이 과도하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 클라우드 시장의 미래

미국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은 지난 13일 2022회계연도 4분기(3~5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클라우드 부문의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전체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넘었고 주가는 14일 10.41% 상승했습니다. 이날 테크주를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가운데에서도 오라클은 1.4%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오라클은 빅테크들과는 차별화된 클라우드 비즈니스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 최근 대규모 M&A(인수합병)에 성공하면서 내년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래리 앨리슨이 1977년 공동 설립한 회사입니다. 데이터베이스 관리 소프트웨어 분야 세계 1위 기업입니다. 매출의 거의 대부분이 소프트웨어 구독을 통해 발생하고 있으며 매년 쌓이는 거대한 현금흐름을 통해 수많은 기업들은 인수해왔습니다. 특히 ERP(전사적자원관리), SCM(공급망관리), CRM(고객관계관리) 소프트웨어분야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글로벌 대기업들이 오라클의 고객입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오라클

오라클은 소프트웨어에서의 절대적인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성장이 정체되어 왔습니다만, 클라우드 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라클의 주가는 2021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2021년 공공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1780억 달러로 전년대비 37% 성장했습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빅테크들이 시장의 주도하고 있으며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시장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면서 빅테크들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라클은 기존 소프트웨어 고객들을 빠르게 클라우드로 전환시키면서 클라우드 매출 비중을 높여가고 있으며 다양한 서비스들을 도입하면서 전체 매출 성장률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IBM, 세일즈포스 등의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 강화로 각자의 영역을 강화해가고 있습니다. 빅테크들과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경쟁하기 보다 자신들의 기존 비즈니스영역에서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진입장벽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라클은 최근 미국 전자의료기록(EHR) 기업 서너에 대한 인수를 완료했습니다. 인수대금이 283억 달러에 달하는 오라클 역사상 최대 규모 기업 인수입니다.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앨리슨은 서너 인수 후 헬스케어산업이 클라우드와 접목되면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라클은 서너 인수를 통해 헬스케어로 영역을 확장함과 동시에 새로운 고객들을 확보하는 등의 시너지가 기대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건물에 걸린 오라클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클라우드는 빅 데이터, 인공지능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각기 다른 비즈니스모델로 클라우드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경쟁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대표기업들의 흐름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 연준이 단행한 ‘자이언트 스텝’의 후폭풍이 하루 늦게 나타났습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경기를 침체로 빠뜨리지 않으면서 물가를 잡는 ‘연착륙’을 얘기합니다. 정말 가능할 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경기 침체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업 실적이 역성장할 가능성이 나옵니다. 원자재 가격과 임금이 오르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비용을 계속 가격에 전가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실적 악화 가능성을 챙겨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클라우드 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빅테크들이 장악했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은 기회를 만듭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