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15% 상승한 3만530.25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2.45% 오른 3764.79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51% 상승한 1만1069.30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3.31%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다우 3만 회복’, ‘배당, 자사주 매입 늘리기’, ‘비둘기파도 ‘자이언트 스텝’’을 꼽았습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미국 최고의 부자인 일론 머스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침체는 언젠가는 불가피하다. 가까운 시일 안에 경제 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꽤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주가가 9.4%나 폭등했습니다. 방송에서 이유를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 다우 3만 회복
이날 다우지수가 600포인트 넘게 오르면서 3만 선을 회복했습니다. 지난 16일 15개월 만에 3만 선이 깨진 지 3거래일만에 회복한 것입니다.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두고 증시가 밀고 당기는 모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20일 대표적인 침체론자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재무장관)와 전화 통화를 한 후에 미국의 경기 후퇴는 불가피하지 않다는 견해를 다시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머스와 오늘 아침 얘기를 했다. 리세션(침체)과 관련해 불가피한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서머스는 인플레이션율이 4% 이상, 실업률이 4% 이하인 경우에 1~2년 안에 경기 침체가 없어 본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머스 장관은 2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우리는 5% 실업률이 5년 이상 유지되는 상황을 견뎌내야 한다”며 “다른 말로 하자면 7.5%에 달하는 실업률을 2년간 이어가거나 6% 실업률을 5년간 혹은 10% 실업률을 1년간 겪어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마치 서머스의 자문을 받은 듯이 얘기하면서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지 않다고 한 것입니다. 어쨌든 증시에서는 미국 정부가 뭔가 하지 않겠냐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류세 한시 면제 등 인플레이션 대책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 내 대표적인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도 20일 스페인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미국의 노동시장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미국 경제가 올해 확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이언트 스텝’ 등 강력한 금리 인상을 견딜 만큼 미국 경제는 튼튼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 ‘빅샷(중요인물)’들의 침체 경고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미국 최고의 부자인 일론 머스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침체는 언젠가는 불가피하다. 가까운 시일 안에 경제 침체가 닥칠 가능성이 꽤 있다”고 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머스크는 향후 3개월 동안 전체 인력의 3~3.5%를 감축할 것이라며 테슬라의 감원 계획을 추가로 설명했습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2일 사내 간부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경제에 대해 극도로 나쁜 예감(super bad feeling)이 든다. 전 세계에서 채용을 중단하고 직원을 10% 줄여야 한다”고 했는데, 10%는 정규 사무직이고, 전체 인력으로 따지면 최대 3.5%라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테슬라는 이날 머스크가 밝힌 감원 계획에 주가가 9.4%나 폭등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예측했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루비니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면서 소비 심리와 소매판매, 제조 활동, 주택 거래가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며 “(경기침체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의 경기 침체 확률을 15%에서 30%로 높였습니다. 향후 2년 내에 경기 침체 확률은 기존의 35%에서 48%로 높여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해치우스는 미 연준이 에너지 가격이 더 오르는 경우 물가와 소비자들의 물가 기대를 잡기 위해서 경제 활동이 급하게 둔화되더라도 강하게 대응할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미국 부동산 시장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로 계속해서 거래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가 이날 발표한 5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달 보다 3.4% 감소한 541만 채(연율)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기존주택의 판매 중간 가격은 40만7600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40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가격 상승세는 이어졌습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은 여전히 주가가 경기침체 리스크를 완전히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주가가 추가로 하락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투자자 노트에서 S&P500이 약 3000까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재보다 추가로 20% 더 하락한다는 전망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 피터 오펜하이머는 주식시장이 여전히 얕은 경기침체만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기대가 더 악화될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 배당, 자사주 매입 늘리기
약세장에서도 S&P500 기업들의 배당과 자사주 매입 늘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를 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물류회사 페덱스는 지난주에 분기 배당액을 75센트에서 1달러15센트로 53%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1년 전에 페덱스는 분기 배당액을 65센트에서 75센트로 15% 늘리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확 늘리는 것입니다. 2월에는 역시 물류회사인 UPS가 분기 배당액을 1달러2센트에서 1달러52센트로 49%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유통업체 타깃도 이번 실적 발표 때 분기 배당액을 90센트에서 20% 늘린 1달러8센트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이 크게 배당액을 늘리지 않더라도 전반적으로 조금씩 배당을 늘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 들어 S&P500 기업 중 13.4%가 배당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작년의 11.8%, 2020년의 8.6%보다 높은 비중입니다.
최근 S&P글로벌이 1분기 배당금 규모를 집계한 바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은 1분기에 1376억 달러를 배당금으로 지급해서 전분기(1339억 달러)보다 2.8% 늘어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배당 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도 증가세입니다. 올 1분기 S&P500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2810억 달러로 전분기(2701억달러)보다 4%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 동안 주로 대기업들이 자사주를 매입해 왔지만, 최근 분위기도 바뀌었습니다. 전체 자사주 매입 규모에서 상위 20개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작년 4분기 52%에서 올해 1분기 42%로 낮아졌습니다. 이 비율은 2020년 2분기 87%를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올 1분기에 S&P500 기업 중 374개가 최소 500만 달러 이상의 자사주 매입을 했는데, 이는 작년 4분기의 325개보다 늘어난 것입니다.
1분기에 자사주 매입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기업은 애플로 230억 달러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습니다. 이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133억 달러),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104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88억 달러) 순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1~4위를 차지했습니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견고한데도 주가가 떨어지면서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들은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 매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곳에 투자하는 것보다 자사주를 매입하는 게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좋다고 기업들은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하면 주식수가 줄어들면서 실적을 의미하는 주당순이익(EPS)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습니다. 시장에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2분기에도 이어졌다고 합니다. 하워드 실버블랫 S&P글로벌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은 커지고 주가는 하락하는 환경에서 주주 이익 환원 규모가 늘었다”며 “주가가 하락 국면에 있는 2분기에도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경기가 침체로 가면서 실적이 악화되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재원이 압박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비둘기파도 ‘자이언트 스텝’
6월에 ‘자이언트 스텝’, 즉 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한 데 이어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후 기자회견에서 7월 금리 인상 폭에 대해 “오늘의 관점으로 볼 때 다음 회의에서 50bp(bp=0.01%포인트) 또는 75bp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했습니다. 다음달에도 ‘자이언트 스텝’이 가능하다고는 했지만, 한 번에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 인상을 할 수도 있다고 한 것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7월 자이언트 스텝 확률을 98%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경기 부양에 적극적인 세력)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7월 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찬성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비둘기파가 찬성 입장이니 7월 자이언트 스텝은 거의 확실하다는 얘기라는 관측입니다.
다만 카시카리 총재는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이었습니다. 카시카리 총재는 “너무 선제적인 데는 주의해야 한다”며 “7월 회의 이후에는 인플레이션이 2%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단순하게 50bp(bp=0.01%포인트) 인상을 계속하는 게 신중한 전략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카시카리 총재가 제시한 향후 금리 경로는 연준 위원들의 평균 경로보다는 다소 높습니다. 올해 말까지 연 3.9%, 내년 연 4.4%를 제시했습니다. 6월 점도표에서는 연준 위원들은 평균적으로 금리를 올해 말 연 3.4%, 내년 연 3.8%로 올려야 한다고 제시했습니다.
앞서 연준 내 매파(인플레이션 잡기에 적극적인 세력)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 18일 댈러스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한 행사에서 “물가를 안정세로 되돌리기 위해 ‘올인’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이 예상대로 나온다면 7월 FOMC에서도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중립적인 인사인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1일 전미실물경제협회 행사에서 “우리는 아직 7월 말에 무엇을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면서도 “한편으로는 파월 의장이 시장이 우리와 함께 작동하도록 하려는 생각으로 ‘매우 합리적으로’ 느껴지는 범위를 제시했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제시한 50bp나 7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지한다는 것입니다. 바킨 총재는 연준의 정책 기조에 대해 “‘아무것도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가능한 한 빨리 가고 싶은 곳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에서 경기 침체 확률을 어느 정도나 주가에 반영할 지를 두고 밀고 당기기가 한참입니다.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경기 침체를 당장 불러올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침체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마음가짐은 갖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국 기업들이 약세장 속에서도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늘리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주주 친화적인 기업에 아무래도 손이 더 가게 됩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 추이도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미국에선 7월에도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시장에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시장 출렁임을 잘 견딜 수 있는 알짜 우량주를 선별하는 선구안을 키울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