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64% 상승한 3만677.36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95% 오른 3795.73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62% 상승한 1만1232.19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7%포인트 떨어진 연 3.09%를 기록했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침체 우려 두고 밀당’, ‘파월 “인플레에 무조건 전념”’, ‘카 인플레이션’을 꼽았습니다.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UBS는 23일 미국의 침체 확률을 69%로 제시했습니다. 앞서 시티와 도이치뱅크는 미국의 침체 확률을 50%로 제시했습니다. 방송에서 관련한 증시 전망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침체 우려 두고 밀당

월가에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주가도 경기 침체 확률을 얼마나 반영할 것인가를 두고 팔자와 사자 세력이 밀고 당기기를 계속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날 나스닥은 1.5% 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날 시장 금리가 침체 우려로 하락했는데, 금리가 하락하면 통상 성장주와 테크주 주가는 오르는 경향을 나타냅니다. 침체가 나타나면 오히려 성장주가 각광을 받을 것이란 반응도 있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7% 떨어진 연 3.09%를 기록했습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인상을 앞두고 지난 14일 연 3.5%에 근접하면서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했지만, 1주일여만에 오히려 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한 침체 우려를 반영하면서 0.4%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입니다.

유가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1.81% 하락한 배럴당 104.2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5월10일 이후 6주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

미국에서는 원자재 시장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가 뿐만 아니라 각종 곡물 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날 옥수수 가격은 장중 한 때 7% 급락한 부셸당 6.4555달러로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대두 가격은 4.6%, 밀 가격도 4.3% 급락했습니다. 대두유 가격도 6%, 카놀라 가격도 8%나 급락했습니다. 대두유 가격은 열흘 연속 떨어지면서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내 대두 작황이 좋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기 때문입니다.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대두유 가격 추이. /자료=블룸버그

에너지와 식품의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게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물가 측면에서 보면 고공 행진 중인 물가 상승률을 잡을 수 있는 ‘양날의 칼’ 역할을 합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들도 경기 둔화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S&P글로벌이 집계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2.4로 전달의 57보다 낮아졌을 뿐 아니라 2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51.6으로 전달의 53.4보다 낮아졌고,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성한 PMI 예비치는 51.2로 전달의 53.6보다 하락했고, 역시 5개월만의 최저치였습니다. 기준치인 50보다는 높지만 수요 둔화로 인해 기업들의 심리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S&P글로벌이 집계한 미국의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추이. /자료=S&P글로벌

주간 실업수당 신청도 지난주에 22만9000명으로 월가 예상치인 22만5000명보다 많았습니다. 전주보다는 2000명 줄었지만, ‘테크 감원’이 이어지는 등 실업이 조금씩 늘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날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두고 다양한 얘기들이 나왔습니다.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야후 파이낸스 인터뷰에서 “불행히도 연준이 급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침체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UBS는 이날 미국의 침체 확률을 69%로 제시했습니다. 앞서 시티와 도이치뱅크는 미국의 침체 확률을 50%로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오히려 침체 가능성이 50%보다 낮다고 했습니다. 비관적으로 봤을 때 50%이고, 통상적인 시나리오에서는 35%, 그리고 낙관적으로 봤을 때는 15%라고 침체 확률을 제시했습니다.

◇ 파월 “인플레에 무조건 전념”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험프리 호킨스’ 증언이 이틀째 이어졌습니다. 연준 의장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정기적으로 의회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하는데, 이는 1978년 제정된 험프리 호킨스(Humphrey-Hawkins)법(완전 고용과 균형성장법)에 따른 것이어서 ‘험프리 호킨스’ 증언이라고 부릅니다. 전날 상원에 출석했고, 이날은 하원에 출석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3일 하원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은 대체적으로 전날 상원에서 한 얘기의 반복이었습니다. 다만 전날에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이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는 불가피하지 않다”며 침체로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 대항에 ‘무조건적’으로 전념하겠다며 인플레에 대한 총력 대응 방침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연준의 책무는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인데, 일단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2%로 복귀시켜 물가를 안정시키지 않으면 완전 고용이 유지되는 기간을 지속시킬 수 없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또 이날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말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경제 성장과 관련해서도, “올 전반기는 좀 이례적(anomalous)이었는데 후반기에 성장은 상당히(fairly) 강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미 연준의 올해 성장 전망은 1.7%입니다. 1분기 성장률이 -1.5%가 나온 가운데, 하반기에는 나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미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공개한 미국의 경제 지표 전망. /자료=미 연준

하지만 연착륙에 리스크가 있다고는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 고용시장을 좋게 유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금리 조정은 여러 채널을 통해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며 “현재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인 실업률이 높아질 리스크는 있다”고 했습니다. .

이날 연준 고위 인사들의 7월에 75bp(bp=0.01%포인트) 인상 즉 ‘자이언트 스텝’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이날 매사추세츠 은행연합회 행사에서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에 바탕을 둘 때, 다음 회의에서 추가적인 75bp 인상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후 몇 번의 회의에서는 적어도 50bp 인상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 /로이터 뉴스1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를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후에 파월 의장은 7월에 50bp와 75bp의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빅스텝’과 ‘자이언트 스텝’ 모두 가능하다고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75bp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앞서 매파인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부터, 비둘기파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나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도 75bp 인상에 찬성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시장 금리를 갖고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추정하는 ‘페드 워치 툴’에서는 7월 75bp 인상 확률이 95%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카 인플레이션

전기차 판매 가격을 올리는 카 인플레이션(Car Inflation)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전기차 업체들의 판매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테슬라, GM, 리비안 등 전기차 기업들 대부분이 가격인상을 발표했습니다. 전기차 수요는 여전히 좋지만 가격이 지금처럼 계속 상승하게 되면 결국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는 올해만 미국 판매가격을 3차례 인상했습니다. 주력 제품인 모델 Y의 경우 롱레인지 듀얼모터 기준 2021년초 4만9990달러였던 가격이 현재 6만599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1월 완전자율주행서비스인 FSD가격을 2000달러 인상했기 실제 인상폭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인한 생산차질, 원재료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테슬라의 모델Y.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한 원재료비 가격이 전기차 업체들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베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의 가격은 2021년초 가격 대비 5배 이상으로 상승했으며 니켈, 코발트 등의 원재료도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배터리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배터리의 원재료들도 당분간 가격이 유지되거나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결국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가격이 하락해야 합니다. 테슬라는 지난해 배터리 데이를 통해 용량이 커지고 단위당 주행거리가 크게 개선된 4680배터리 기술을 발표했고 현재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 등과 협업을 통해 대량생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테슬라 자체 배터리 공장에서 4680배터리 생산량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테슬라 외 전기차 기업들도 중국기업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는 LFP(인산철)배터리 채택을 늘리고, 공장효율을 높이는 등 원가절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본 파나소닉이 공개한 테슬라에 납품하는 4680 배터리(왼쪽)와 기존의 2170 배터리.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전기차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급격히 성장한 전기차 산업이 성장을 이어 가기 위해서는 전기차 가격의 안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대표 전기차 기업들은 새로운 배터리 기술 도입, 공장 증설을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 공정 효율화를 통해 원가 절감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떠한 기업들이 경쟁사를 앞서는 원가 경쟁력을 통해 경쟁을 주도할 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의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가 실제로 온다면 실적에 악영향을 주면서 주가에 더 큰 악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냥 우려로만 그친다면 오히려 가격을 되돌릴 수도 있습니다. 지표들을 잘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침체 가능성은 있지만, 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무조건 전념하지만, 경기 침체를 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다짐으로 들립니다. 과연 파월 의장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보겠습니다. 셋째,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인상 러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원가를 절감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가격 전가에도 성공할 수 있는 전기차 기업이 있을 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