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하지 않은 물류를 좀 더 섹시하게 만들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사장은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도 바뀌고, 고객 성향도 바뀌는 만큼 물류도 바뀌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사장이 언론 공개 행사에 나선 것은 2018년 4월 물컵 갑질 논란 이후 4년여 만이다.
이날 한진은 국내 물류 업계 최초로 구축한 미래 지향 가상 물류 공간인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를 공개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내에 문을 연 한진 로지버스 아일랜드는 미래형 통합 물류센터와 택배 터미널, 해상 운송·컨테이너 터미널과 항공·우주 운송 등 4개 테마관으로 구성돼 있다. 젊은 세대가 가상공간에서 글로벌 물류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소통의 장(場)이다. 한진은 향후 메타버스를 임직원이나 계열사 회의, 신입 사원 교육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메타버스로 인해 10년 뒤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변화가 올 수 있다”며 “물류가 IT와 함께 어떻게 변화할지 발 빠르게 움직이고,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과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작년 택배·물류 아이템을 게임과 접목한 ‘택배왕 아일랜드’라는 게임을 출시하며 기존 택배업과 다른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올 하반기에는 택배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를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이와 관련 “수많은 임직원의 노력 덕분에 여기까지 왔고, 저는 조미료 정도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진은 창립 80주년을 맞는 2025년까지 1조1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노삼석 한진 대표는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올해 경영 목표인 매출 2조6640억원, 영업이익 1115억원 달성은 물론,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원을 달성해 아시아 대표 스마트 물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진은 현재 12국에 있는 해외법인을 19국으로 확대하고, 글로벌 이커머스 물량을 적극적으로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배송 로봇과 이송 장비 등을 무인화하고,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한진은 택배 차량에 카메라를 달아 도로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노 대표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1500억원, IT·자동화에 1500억원, 자동화 저장 시설 등 인프라 확충에 8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재 확보를 위한 투자와 M&A(인수·합병)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조 사장은 “IT와 물류에 친숙한 인재 육성을 위해 IT·물류 결합 계약학과를 준비 중”이라며 “사업 분야에서도 단순한 양적 성장이 아니라 사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M&A는 항상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