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2% 하락한 3만967.82에 마감했습니다. 다만 S&P500은 0.16% 오른 3831.39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75% 상승한 1만1322.24에 마감했습니다.

[미국 시황 영상으로 바로 확인하기] : https://youtu.be/CeEw8GcG2wI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I와 R의 싸움’, ‘원자재 베어마켓’, ‘엇갈리는 월가 전망’을 꼽았습니다.

JP모건이 올해 상반기에 각종 자산 수익률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원자재가 18.4%로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최근 경기 침체 우려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고 있습니다. 시티그룹은 침체가 발생할 경우 유가(브렌트유 기준)가 배럴당 65달러로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방송에서 원자재 가격의 전망에 대해 알아 봅니다.

[상반기 수익률 1위 급추락의 이유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CeEw8GcG2wI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I와 R의 싸움

월가에선 인플레이션(I)과 침체(R) 우려가 서로 싸우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역설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떨어질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전망이 서로 싸우면서 주가는 출렁이고 있습니다. 이날 S&P500은 장중 한 때 2.2% 하락했다가 막판에 0.2% 상승 마감하는 등 출렁임이 큰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연 2.82%를 기록했습니다. 10년 만기 금리는 미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에 지난달 중순 연 3.5% 가까이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 연준의 강력한 긴축을 반영해 금리가 올랐다가 강한 긴축이 앞으로 경제를 침체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하는 것입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

이에 따라 이날 장중 한때 10년 만기 금리와 2년 만기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의 신호로 간주됩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한 때 2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연 2.792%,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연 2.789%로 역전됐습니다. 다만, 둘의 종가는 연 2.82%로 같게 끝났습니다. 2년 만기와 10년 만기 금리가 역전된 것은 올 들어 3월과 6월 일시적으로 벌어졌던 것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입니다.

침체가 멀지 않고 당장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이 미국의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GDP 나우’의 2분기(4~6월)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주 마이너스(-) 영역에 들어간 데 이어 최근 -2.1%까지 떨어졌습니다. GDP 나우의 2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달 27일 0.3%에서 -0.1% 그리고 1일 -2.1%로 나흘 사이에 확 꺾이고 있습니다. 1분기 미국 성장률이 -1.6%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GDP 나우의 2분기 성장률 전망 추이. /자료=애틀랜타연준

월가는 2분기 성장률 전망을 마이너스까지는 아니지만 낮추고 있습니다. JP모건은 2.5%에서 1.0%, 모건스탠리는 2%에서 0.3%, 골드만삭스는 2.9%에서 1.9%로 낮췄습니다.

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미 연준의 긴축 정책에 ‘피봇(전환)’이 나타날 지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채권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내년 1분기에 연 3.3%로 정점을 찍은 후에 인하로 방향을 바꿀 것을 전망하는 식으로 시장 금리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내년 말이면 기준금리가 연 2.7%까지 떨어질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베팅하고 있습니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 위원들은 연말까지 연 3.4%, 내년에 연 3.8%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신호를 줬지만, 시장은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다는 데 베팅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인플레 우려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특히 원자재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고용 지표들이 나오는데, 이를 보면 앞으로 인플레 우려가 더 강해질지 아니면 숨 고르기를 할 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급망 병목도 풀려가는 지표가 나오고 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가 뉴욕, 필라델피아, 리치몬드, 댈러스, 캔자스시티 등 5곳의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제조업 활동 조사 등에서 나오는 운송시간, 수주잔고 등을 종합해서 지수화해서 공급망 병목 현상이 어떤지 분석해봤더니 최근에 공급망 병목 현상이 확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지역연방은행 지표를 보면 공급망 혼란은 최근 몇 달 사이에 강하게 해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역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한 운송시간, 수주잔고 종합 지수 추이. /자료=야데니리서치

월가는 오는 13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이 조만간 대중국 고율 관세를 낮춘다는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세 인하가 물가 부담을 낮추고 기업 실적을 높이는 데 얼마나 기여할 지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날은 특히 금리 하락세를 반영해서 나스닥이 1% 이상 오르는 등 테크주가 강하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메타는 5.1%, 애플 1.9%, 아마존 3.6%, 넷플릭스 3.3%, 알파벳 4.2% 등 빅테크들이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도 각각 1.3%, 2.6% 상승했습니다.

◇ 원자재 베어마켓

이날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5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8.24% 하락한 배럴당 99.5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장중 한때 10%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하락률은 지난 3월 9일 이후 가장 큰 것입니다. WTI 가격이 종가 기준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5월 10일(99.76달러) 이후 처음입니다.

시티그룹은 침체가 발생하면 유가(브렌트유 기준)는 올해 배럴당 65달러로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내년에는 배럴당 45달러까지도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시티그룹은 “글로벌 침체가 오면 원유 수요는 마이너스로 감소할 수 있으며, 과거 모든 침체기의 경우에 유가는 한계 생산 비용까지 떨어졌다”고 했습니다.

경기침체(회색영역)와 원유수요증가율(하늘색선)의 관계. /자료=시티그룹

원유 가격 하락에는 원유 생산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원유 생산은 하루 평균 1210만 배럴로 2020년 4월 이후 가장 많은 것입니다.

하지만 원자재 수퍼 사이클(강세장)을 전망하는 골드만삭스는 3분기에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합니다. JP모건은 러시아산 원유가 하루 500만 배럴 씩 시장에서 퇴출되는 최악의 경우에는 배럴당 38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하기도 합니다.

유가 움직임에 가려져 있기는 하지만 최근 원자재 시장은 경기 침체를 우려를 반영해서 약세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유가의 경우에는 지난 3월 배럴당 120달러 넘게 올랐다가, 이날 100달러 아래로 떨어져서 고점 대비 2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원유 뿐만 아니라 이미 구리, 옥수수, 밀, 면화, 목재, 천연가스 등은 고점 대비 25% 이상 떨어졌습니다. 증시로 따지면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한 것입니다.

특히 경기의 움직임을 잘 맞춘다고 해서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최근 톤당 800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면서 19개월 내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2분기 하락 폭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 가장 큰 폭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인 칠레의 코델코에서 운영하는 구리 용광로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목재의 경우에는 고점 대비 60% 가까이 떨어졌는데, 최근 미국 주택 거래가 확 줄어드는 등 주택 시장이 둔화되는 것과 함께 공급망 병목이 풀리는 게 동시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 뿐만 아니라 투기적인 수요가 빠지는 것도 원자재 가격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JP모건의 원자재 전략가인 트레이시 앨런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원자재 선물 시장에서 6월24일로 끝나는 한 주간 150억 달러가 빠져 나갔다고 했습니다. 이는 4주 연속 원자재 선물 시장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는 것이라고 합니다. 올 들어 1250억 달러가 원자재 선물 시장에서 빠져 나갔다고 합니다.

이런 원자재 가격 하락은 석유 기업이나 원자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떨어뜨릴 수 있어서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JP모건이 올해 상반기에 각종 자산 수익률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원자재가 18.4%로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냈습니다. 그런데 하반기에는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날 미국 정유업체 엑슨모빌은 3.1% 하락했고, 광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의 주가는 6.6%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최근 원자재 가격 약세 추세가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전쟁, 날씨 등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입니다.

자산군별 수익률 추이. /자료=JP모건자산운용

◇ 엇갈리는 월가 전망

월가의 전문가들은 하반기 시장 전망에 대해 다양한 말을 쏟아 내고 있습니다. 상반기 약세장에서 반등할 가능성을 얘기하는 전문가가 있는 반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하반기에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주요한 이슈는 침체 가능성, 인플레이션 그리고 실적 등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하반기는 채권에 있어서 역대 가장 좋은 기회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투자자들은 시장이 안정화될 때의 기회에 대해 미리 내다보는 사고를 해야 한다. 지난 몇 년간 좋은 퀄리티를 가진 자산의 가격이 이렇게 매력적인 때를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라이더는 “지난 50년간 위험 자산이 이렇게 크게 하락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하락의 다른 측면은 거의 항상 반등이 있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릭 라이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 /블랙록

JP모건자산운용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데이비드 켈리는 “우리는 반등을 내다 보고 있다”며 “침체의 위협이 커지고 있고, 확실히 경제는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도 하락할 것이고, 이는 연준의 속도도 늦출 것이다. 충격만 없다면, 주식과 채권은 랠리(강세장)를 보일 것이다”고 했습니다. 켈리는 “연준의 9월 회의가 가장 중요해 보인다. 두 번(7월, 8월)의 인플레 둔화 지표를 갖고, 경제가 둔화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면서 연준은 비둘기파적인 노래를 부를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상반기의 약세장으로 인해 S&P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5년 평균 아래로 떨어졌고, 채권 금리가 높아진 것도 결국 기회 요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UBS자산운용의 미국자산배분대표인 제이슨 드라호는 “여름을 지날 때까지는 시장의 출렁임이 강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시장은 매번 나오는 경제 지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다만 리스크는 (주가) 하락쪽으로 좀더 비대칭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드라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식을 때까지 긴축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은 고용 시장이 완화될 때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찰스 슈와브 증권의 최고투자전략가인 리즈 앤 손더스는 “침체가 가능할 것이고 생각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미 침체가 왔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사이클의 끝에 와 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손더스는 “연준의 긴축이 아직 기업 이익에 반영이 안 돼 있다고 본다”며 “하반기 주식 시장은 이를 소화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찰스 슈와브의 최고투자책임자 리즈 앤 손더스. /찰스슈와브

골드만삭스의 최고 미국 주식 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침체로 갈 것이냐 아니냐는 50대50이라고 본다”며 “매니저들은 침체를 준비해야 하고, 두 가지 시나리오에 맞춰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코스틴은 “장기적으로 볼 때 실적이 주식을 움직인다. 상반기에는 밸류에이션 압박이 주가를 움직였다면, 하반기에는 실적이 주가를 움직이는 힘이 될 것이다. 폭풍우가 치는 환경에서 안정성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 주식 전략가이자 최고투자책임자인 마이크 윌슨은 “4분기까지 아직 완전하게 실적이 수정되지 않았다. 그 때까지 주식은 반등하지 않을 것이다. 하반기엔 채권이 주식의 성과를 뛰어 넘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윌슨은 “침체 확률은 상승하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가정은 향후 6개월 동안 통상적인 침체가 있을 것이라는 정도다”라며 “많은 고객들이 스태그플레이션 스타일의 침체 가능성을 질문하는데,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실제 팩트세트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부정적인 가이던스(실적 전망)를 낸 기업이 71곳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4분기(73곳) 이후 가장 많은 숫자이기도 합니다.

S&P500 기업들의 부정적 가이던스 추이. /자료=팩트세트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에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의 우려는 낮추는 효과를 불러 옵니다. 인플레이션과 침체 우려의 싸움에서 어느 편이 이길 지 궁금해집니다. 다만 그 와중에 나타나는 출렁임에는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증시 뿐만 아니라 많은 원자재 시장도 베어마켓에 들어갔습니다. 상반기에 원자재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돌려 줬지만, 하반기에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시장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것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하반기 시장 전망을 두고 월가 전문가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망이 어려운 시기입니다. 전문가들의 전망을 참고하면서 자신만의 투자 방향을 잡아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