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12% 상승한 3만1384.55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5% 오른 3902.62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28% 상승한 1만1621.35에 마감했습니다.
[월가 최신 시황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Ol9Vc0miCL4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고용 둔화 어디까지’, ‘7월도 ‘자이언트 스텝’’, ‘PC, 스마트폰 부진 점검’을 꼽았습니다.
삼성전자가 2분기(4~6월) 잠정 실적 발표에서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11%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이에 경기 침체로 악화될 것이라고 본 반도체 업황이 생각보다 좋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월가의 반도체 주가에 반전이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삼성전자가 미 증시에 끼친 영향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Ol9Vc0miCL4
◇ 고용 둔화 어디까지
S&P500이 나흘 연속 상승하면서 월가 주가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CNBC에 따르면, S&P500이 나흘 연속 상승한 것은 올 들어 처음입니다.
월가에서는 침체 우려가 퍼지지면, 이는 오히려 인플레이션 전망을 낮추고 있고 연준이 방향을 전환하는 ‘피벗’까지 내다보면서 주가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04%포인트 오른 연 3.01%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연 3.03%를 기록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10년 만기 금리와 2년 만기 금리, 즉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상황은 이틀 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장중 역전된 것까지 따지면 사흘 째 이어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입니다. 월가에서는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걸 경기 침체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고용 시장은 둔화되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6월 고용 동향은 8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5월에 일자리가 39만명 늘어났지만, 월가에선 6월에 고용이 이보다는 적은 26만8000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날 인력 채용 컨설팅 업체인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가 집계해 발표한 6월 감원 계획은 3만2517명으로 전달의 2만712명보다 57% 증가했습니다. 이는 또 작년 2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입니다. 최근 테크 기업 중심으로 감원이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감원 계획이 가장 많은 분야는 자동차 업종이었습니다.
이날 나온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도 전주보다 4000명 늘어난 23만5000명을 기록했습니다. 월가 전망인 23만명보다 많을 뿐 아니라 지난 1월 이후에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분기(4~6월) 성장률 전망을 1.9%에서 0.7%로 낮췄습니다. 앞서 JP모건은 2.5%에서 1.0%, 모건스탠리는 2%에서 0.3%로 2분기 성장률 전망을 낮췄습니다. 경제지표를 실시간으로 반영해서 성장률을 전망하는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의 2분기 전망은 지난주의 -2.1%에서 현재 -1.9%로 조금 상향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역성장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서 고점 대비 20% 쯤 떨어지면서 ‘베어마켓’을 보이고 있는 원자재 시장은 소폭 반등하기는 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4.26% 상승한 배럴당 102.73달러에 거래를 마쳐 다시 배럴당 100달러 대에 복귀했습니다. 중국의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 등으로 구리 가격 등도 올랐습니다. 그러나 블룸버그 상품 현물 지수는 6월의 고점 대비 21%쯤 떨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침체 우려가 늘어나고 있는 한편에서 소비가 아직은 괜찮다는 지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자사의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사용액이 6월에 전년보다 11%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BofA는 4월의 13%, 5월의 9% 증가에 이어 높은 수준의 카드 사용이 지속됐다고 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소의 데이비드 틴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과거 경기 사이클에 비해 미국 경제 둔화에 더 잘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은 삼성전자 실적 발표가 반도체 주가를 전반적으로 올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전날 2분기(4~6월) 잠정 실적 발표에서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11% 증가했다고 했습니다. 이에 경기 침체로 악화될 것이라고 본 반도체 업황이 생각보다 좋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월가의 반도체 주가가 일제히 반등했습니다. AMD는 5.2%, 엔비디아는 4.8% 급등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5% 상승했습니다. 전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3.2%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특징주로는 이사회에서 4대1 주식 분할을 결정한 게임스톱이 15%나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는 ‘밈’ 주식의 하나로 꼽히는 게임스톱은 올 들어 20% 넘게 하락했지만, 이날 하루에 크게 반등한 것입니다. 또 다른 ‘밈’ 주식인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는 임시 최고경영자(CEO)인 수 고브가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다는 소식에 21.7%나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 7월도 ‘자이언트 스텝’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가고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지만, 미 연준의 매파들은 연착륙이 가능하다며 7월에도 0.75%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7월 금리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26~27일 열립니다.
이날 대표적인 매파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공개 발언을 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연설에서 “금리와 정책에 있어서 더 강한 긴축적인(restrictive) 환경으로 움직여야 하고, 할 수 있으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확실하게 7월에 75bp(bp=0.01%포인트) 인상을 지지하고 있으며, 아마도 9월에는 50bp 인상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그 이후에 25bp 인상으로 돌아갈 지 논의해 볼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더 강하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침체 우려는 “과장 됐다”며,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제의 충격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는 ‘굿 샷(공을 찰 쳤다는 뜻)’을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연준이 얘기하는 연착륙은 침체를 불러오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입니다.
불러드 총재도 아칸소주 리틀록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 시점에서 75bp로 가는 게 상당히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연말까지 연 3.5%로 가는 걸 옹호했고, 앞으로도 옹호할 것”이라며 “그 때 우리가 어디까지 왔고,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비둘기파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해서 많은 연준 고위 인사들이 7월 ‘자이언트 스텝’에 공개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최근 월가에서 경기 침체 우려가 강해지면서 연준이 스탠스를 바꿀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CNBC에 출연, “2분기 GDP 성장률이 1분기에 이어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해 경기 침체의 기술적 정의에 부합할 것이고 의문의 여지가 없다. 경제 지표가 계속 악화할 경우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금리 인상폭을 줄일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시겔 교수는 “지표가 악화할 경우 이달 연준은 최저 25bp까지 금리 인상폭을 낮출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매파들의 발언은 여전히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날 ‘페드 워치 툴’에서 7월의 자이언트 스텝 확률은 93.9%로 1주일 전의 83%쯤에서 다시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전날 공개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는 FOMC 위원들이 경기가 둔화되더라도 물가를 잡는 걸 우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블룸버그는 6월 FOMC 회의록에서 인플레이션이 90번이나 언급됐지만, 경기 침체(recession)라는 표현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회의록에서는 “회의 참석자들은 (통화)정책 강화가 당분간 경제성장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물가상승률을 다시 2%로 낮추는 것이 최대고용 달성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고 했습니다. 경기가 다소 후퇴하더라도 인플레 잡는 게 우선이라는 의미로 보입니다. 또 “경제 전망 상 긴축적인(restrictive) 정책 스탠스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면서 “높아진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훨씬 더 긴축적인 스탠스가 적절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도 인정했습니다.
7월 금리 인상폭과 관련해서는 “다음 회의에서 50bp 또는 75bp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며 파월 의장이 6월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가능성을 있다고 한 말을 뒷받침해 줬습니다.
◇ PC, 스마트폰 부진 점검
지난달 30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론은 9월에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기업으로 최근 3~5월이 3분기에 해당합니다. 3분기 결과는 애널리스트 전망치에 부합했으나 다음 4분기 가이던스가 매출액 72억 달러, 주당순이익 1.63 달러로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마이크론의 최고경영자(CEO) 산자이 메로트라는 모바일, PC 수요 부진으로 고객사 재고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가이던스 하향의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공급조절 필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고 엔비디아, AMD 등 반도체 기업의 목표가를 내리며 우려를 표현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주가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7일 4~6월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매출이 21%나 급증할 것이라고 하자 예상보다는 부진이 덜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PC와 스마트폰 수요 부진 우려를 점검해 보겠습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올해 하반기 PC, 스마트폰 출하량이 연초 예상보다 더욱 부진할 것으로 보고 전망치를 수정하고 있습니다. 가트너는 최근 2022년 출하량 전망치를 PC 3억1000만대, 스마트폰 14억5000만대로 제시했는데, 이는 각각 지난해 대비 -9.5%, -7.5% 하락한 것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코로나 락다운(봉쇄)으로 인한 중국 시장의 둔화, 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공급망 혼란을 하락의 주된 근거로 설명했습니다. 사람들이 높은 물가에 지갑을 닫고 비필수재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수요 침체를 유발하는 요인들이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로존의 6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8.6%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미국은 6월 전망치가 8.8%까지 올라오며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 중입니다. 전쟁이 촉발한 지정학적 불안도 단기간에 정상화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우세합니다. 하반기 PC, 스마트폰 수요 위축이 예상되자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치를 조정했습니다. PC,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전방 수요의 부진이 반도체 산업에까지 영향을 주며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기대해 볼 변화는 중국의 수요 반등입니다. 중국은 3월말부터 상하이가 코로나 락다운에 들어가며 내수 위축은 물론 글로벌 경기에도 악영향을 줬습니다. 그러나 6월 1일 봉쇄 해제를 기점으로 방역 조치가 완화되고 생산이 재개되면서 내부적으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잇습니다. 중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1%로 비교적 안정적이고, 6월 차이신 PMI(구매관리자지수)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로 급반등했습니다.
오는 11월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 정부는 정책 역량을 국내 경기부양 특히 소비 진작에 집중하는 중입니다. 중국 정부의 의도대로 상황이 전개된다면 하반기 중국 시장의 제품 수요는 오히려 강하게 반등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출시를 앞둔 아이폰14의 중국 수요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반적인 PC, 스마트폰 시장은 부진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국 수요를 비롯해 기대치 대비 서프라이즈를 보여줄 수 있는 요소들도 점검해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에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는 게 경기 침체 신호라는 말이 나옵니다. 성장 전망도 하향 조정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가 좋다는 자료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에 대비하되, 거꾸로 침체가 오지 않을 가능성도 점검해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 연준이 물가를 잡는 게 우선이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자이언트 스텝’ 인상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이 시장을 놀라지 않게 하면서 물가도 잡는 묘수를 내기를 바랍니다. 셋째, 수요 위축으로 PC와 스마트폰 시장이 타격을 받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반도체 기업들 실적과도 연결이 됩니다. 수요 사이클이 어떻게 전개될 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