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62% 하락한 3만981.33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92% 떨어진 3818.80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95% 하락한 1만1264.73에 마감했습니다.

[최근 증시 상황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yr8dA__d5kI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물가 어디로?’, ‘고용 좋은데, 침체라니’, ‘갈라지는 월가 전망’을 꼽았습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미국 노동부는 6월 미국 일자리가 전달 대비 37만2000명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의 전망치 26만5000명보다 10만명 이상 많은 것입니다. ‘고용 서프라이즈’라고 해도 될 정도의 숫자입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시장 붕괴를 예상하던 전문가들에겐 뜻밖의 소식입니다. 영상에서 자세한 분석을 소개합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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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어디로?

지난주 월가 3대 지수는 모두 상승했지만 이번 주 들어 상승분을 조금씩 반납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한 주간 0.77%, S&P500은 1.94%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은 4.56% 반등했습니다. 이날 S&P500과 나스닥은 1% 가까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월가는 13일 나오는 6월 소비자물가 지표를 앞두고 대기하는 모습입니다. 장중에 한 때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2%라는 가짜 물가 보고서가 나돌아서, 미 정부가 주의하라는 트위터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가짜 물가 보고서가 유포되니 주의하라는 내용의 미국 정부 노동통계국의 메시지. /자료=미노동통계국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8.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난 3월 8.5%, 4월 8.3%, 5월 8.6% 등에 이어 4개월 연속으로 8%대 물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전달 대비로도 1.1%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넘을 정도로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컸던 걸 감안하면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UBS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UBS는 “지난달 휘발유 가격이 5월보다 11% 올라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에너지 이외에 식품, 신차와 중고차, 월세(렌트), 항공권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UBS는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가가 떨어지고 있어서 7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6월 소비자물가는 이미 뒤떨어진 일(out of date)”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날 갤런당 4.65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또 재고가 넘치는 유통업체들이 할인 행사를 하고 있고, 중고차 가격 상승세도 주춤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거래의 물가를 집계하는 어도비 디지털 가격 지수는 6월에 전년 대비 0.3% 증가에 그쳤습니다. 전달의 2.0%보다 증가세가 확 둔화된 것입니다. 전자제품 가격이 7.3%나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세를 잡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도비 디지털 가격 지수 상승률 추이. /자료=어도비

연준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지 여부를 중시합니다. 그런데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소비자들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의 경우에 6월에 6.8%로 상승했습니다. 전달의 6.6%보다 높아졌으며, 2013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입니다. 하지만 3년 뒤 기대 인플레이션은 3.6%로 집계돼 전달의 3.9%보다는 하락했습니다.

이날 국제 유가는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는 8% 넘게 떨어진 배럴당 95.71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지난달 한 때 배럴당 120달러를 넘기도 했지만, 다시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월가에서 침체 신호로 해석하는 장단기 금리 차이는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2.99%로 연 3% 선 아래로 내려 갔습니다. 하지만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3.07%를 기록했습니다. 두 금리의 역전된 차이는 200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커졌습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하면서 테슬라와 트위터의 주가가 출렁였습니다. 지난 8일 머스크는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한 계약을 파기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후 트위터 주가는 11일 11.4% 폭락했다가 12일 4.3% 반등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11일 6.5% 떨어진 데 이어 12일 0.5% 하락했습니다. 계약 파기 선언 이후 진행 상황이 주가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지적입니다.

◇ 고용 좋은데, 침체라니

미국 노동부는 6월 미국 일자리가 전달 대비 37만2000명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의 전망치 26만5000명보다 10만명 이상 많은 것입니다. ‘고용 서프라이즈’라고 해도 될 정도의 숫자입니다.

미국의 6월 전체 일자리는 1억5198만명으로 코로나로 인해 저점을 기록했던 2020년 4월보다 2146만명이 늘어났습니다. 코로나 이전인 2020년 2월의 1억5250만명에 근접해서 코로나로 인한 고용 타격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면 될 정도입니다.

실업률도 3.6%에 불과합니다. 4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5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2020년 2월의 3.5%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월가 등에서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침체 우려가 커졌다고 하는데, 고용 지표에선 침체 우려를 찾아보기 힘든 것입니다.

도이치뱅크가 1939년 이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 침체가 있다면 고용이 줄어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고용 상황을 보면 갑자기 고용이 줄어들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입니다.

1939년 이후 경기침체 전후의 일자리 추이와 현재의 일자리 추이 비교. /자료=도이치뱅크

다만 고용 시장에서 경기 둔화 신호는 나오고 있습니다. 6월 일자리 증가폭은 5월의 38만4000명보다는 다소 줄었습니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23만5000명으로 3월에 16만6000명까지 떨어졌던 것보다는 늘어났습니다.

고용이 좋다는 것은 미 연준의 긴축 강도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은행 총재가 지난 8일 CNBC 방송에 출연해 “나는 완전히 75bp(bp=0.01%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18명의 FOMC 참석 멤버 가운데 9번째로 75bp 인상을 지지한 사람이 됐습니다. 보스틱 총재에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이 75bp 인상을 공개적으로 지지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11일 기자들과 가진 원탁회의에서는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75bp 인상을 포함해 올해 150bp 추가 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연말까지 연 3% 수준으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는 연준 인사들의 연말 금리 평균 제시안인 연 3.4%보다는 낮은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7월에 100bp(1% 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페드 워치 툴에서는 7월에 100bp 인상 확률이 9.4% 쯤으로 나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이 확률은 0%였습니다.

미 연준의 7월 기준금리 확률(12일 현재).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다만 애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과도하게 금리 인상 폭을 크게 가져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조지 총재는 11일 한 행사에서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은 이미 “역사적으로도 빠르다”라며 “금리의 더 급격한 변화는 경제와 금융시장에 압박을 가할 수 있으며, 더 높은 금리 경로를 전달하는 연준의 능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라고 우려했습니다. 조지 총재는 지난 6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자며 75bp 인상에 나 홀로 반대표를 던진 바 있습니다.

한편 파월 의장은 6월 FOMC 후에 이번 달에 50bp나 75bp 다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총재도 둘 다 가능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 갈라지는 월가 전망

최근 월가 금융회사들이 하반기 전망을 내놓으면서 연말 주가 전망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주가 전망이 낮아지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낙관론과 비관론이 갈라지고 있습니다.

시티그룹은 S&P500의 연말 전망을 기존의 4700에서 4200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시티그룹의 미국 주식 전략가 스콧 크로너트는 향후 경제에 대한 침체 강도에 따라 연착륙(soft landing), 약한 침체(mild recession), 심각한 침체(severe recession) 등 세 가지 시나리오를 확률로 제시하면서 이를 섞어서 향후 주가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각각의 확률은 55%, 40%, 5%이고, 해당 시나리오일 때 주가 전망은 각각 4700, 3650, 3150입니다. 이를 확률대로 섞으면 4200이 나옵니다. 이는 현재 주가 수준(3819)보다 10% 쯤 오른다는 것입니다. 시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려했던 것보다 좋은 실적과 금리가 정점을 찍을 신호’를 들면서 하반기에 긍정적인 수익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월가에서 가장 낙관적인 주가 전망을 했던 오펜하이머의 최고투자전략가 존 스톨츠퍼스는 5330에서 4800으로 연말 S&P500 전망을 낮췄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재보다 26%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오펜하이머자산운용의 전략가인 존 스톨츠퍼스. /오펜하이머

스톨츠퍼스는 “불확실성과 뚜렷한 경기 침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와 증시에 대한 우리의 장기적 전망은 단호하게 낙관적”이라며 “우리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단단한 기반 위에 서 있다고 믿으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소비자 수요와 기업의 투자, 정부 지출의 든든한 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크레디스위스는 연말 S&P500 전망을 4900에서 4300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 전망도 현재 수준보다 13% 높은 것입니다. 크레디스위스의 수석 미국주식 전략가인 조나단 골럽은 전망 하향 조정 이유가 침체 우려는 아니고 했습니다. 주식 밸류에이션에 대해 높아진 자본 비용 효과를 반영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금리 상승에 따라 미래 주식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감안했다는 것입니다.

크레디스위스는 올해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을 작년보다 12.2% 높아진 235달러로 추정했습니다. 상승분은 매출이 7.5%, 마진이 3.7%, 자사주 매입이 1%의 상승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골럽은 “경제가 둔화(slowdown)되고 있지만 경기 침체는 아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경기 침체는 소비자와 기업이 그들의 재정적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것과 동시에 고용이 붕괴한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우리는 눈에 띄는 수준의 경제성장 둔화를 겪고 있지만, 위의 두 조건 모두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전망 분석. /자료=크레디스위스

반면 비관론자들은 현재보다 주가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경기 침체가 심각하지 않더라고 S&P500은 3400~3500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경제가 침체로 향해간다면 올해 30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금 주가 수준보다 20% 가까이 더 떨어진다는 얘기입니다. 윌슨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경기 둔화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 /모건스탠리

웰스파고의 경우에는 연말 S&P500 전망을 기존의 4200~4400에서 3800~4000으로 낮췄습니다. 올 하반기부터 침체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으며, 이게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언제 정점을 찍을 지 관심이 높습니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가 원자재 가격 등을 끌어 내리고 있습니다. 연준이 바라는 대로 물가가 잡히면 시장도 안정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물가 지표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미국의 침체 우려가 나오지만 아직 고용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준이 말하는 대로 연착륙이 가능할 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향후 주가 전망을 두고 월가에서 다양한 얘기가 나옵니다. 하반기에 반등을 내다 보기도 하지만,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많다는 것입니다. 시장 출렁임에 주의하면서 투자 방향을 잡아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