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6% 하락한 3만630.17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3% 떨어진 3790.38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나스닥은 0.03% 상승한 1만1251.19에 마감했습니다.

[어제의 월가 소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dIom2L-EBK0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다이먼 “소비자는 아주 건강”’, ‘울트라 스텝 올까’, ‘바이오 강세 이유’를 꼽았습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회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14일 “미국 경제에 깊고 드라마틱한 침체는 없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모건스탠리는 대부분의 비즈니스에서 미국에 ‘롱(매수)’ 포지션 입장”이라며 “미국은 세계 어느 곳보다 위대한 곳”이라고 했습니다. 방송에서 발언의 이유와 앞으로 전망에 대해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어제의 월가 소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dIom2L-EBK0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다이먼 “소비자는 아주 건강”

이날 JP모건체이스과 모건스탠리가 실적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개막됐습니다. 월가 대형은행들의 실적은 미국 경제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수 있어서 월가가 주목했습니다.

일단 두 금융회사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서 대출금이 떼일 것에 대응하는 대손충당금을 늘리는 등의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경우 주당순이익이 2.76달러로 시장 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인 2.88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나 급감했습니다. 4억2800만 달러를 추가로 대손충당금으로 쌓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자사주 매입은 일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주가는 장중 한 때 5% 가까이 떨어졌다가, 3.5% 하락으로 마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도 주당순이익이 1.39달러로 월가 전망인 1.53달러를 하회했습니다. 이익도 전년 대비 29% 급감했습니다. 주가는 0.4% 하락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주가도 2.95%,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는 2.3%, 시티그룹 주가는 2.99% 하락하는 등 금융주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과거 침체 사례보다 현재는 잘 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경제가 맞닥드린 두 가지 엇갈리는 요소를 얘기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미국 경제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고, 고용 시장과 소비 지출, 그리고 소비할 능력은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지정학적인 긴장, 높은 인플레이션, 소비자 심리 악화,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과 양적긴축, 그리고 이것이 글로벌 유동성에 주는 영향, 여기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글로벌 에너지와 식품 가격에 미치는 악영향 등은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로이터 연합뉴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먼 회장은 “미국 소비자들은 현재 아주 좋은 상태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2008년과 2009년에 비해 비해 레버리지가 적어 당시보다 훨씬 좋은 상태에서 침체를 맞게 된다”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초 다이먼 회장은 “경제의 허리케인을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던져서 시장 심리에 악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내가 폭풍우를 몰고 올 먹구름이 있다고 말했으나, 허리케인으로 바꾸겠다”라며 현재는 상태가 양호해 보이지만 “이 허리케인이 작은 것인지 초강력 폭풍우 샌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과거의 경제 허리케인 전망을 바꾸지는 않고, 대신 침체 가능성을 경고한 것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회장은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 경제에 깊고 드라마틱한 침체는 없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고먼 회장은 “모건스탠리는 대부분의 비즈니스에서 미국에 ‘롱(매수)’ 포지션이다”라며 “미국은 세계 어느 곳보다 위대한 곳”이라고 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중순 고먼 회장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50대 50으로 봤습니다. 과거 침체 가능성을 30% 쯤으로 보던 것보다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하기는 했지만, 침체가 오더라도 심각한 침체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회장. /로이터 연합뉴스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대손충당금을 늘려서 실적이 안 좋게 나오기는 했지만, 소비자들이 재무 상태가 건강하고 심각한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너무 과도하게 실적에 대해 우려하지 말라고 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경기 둔화나 침체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24만4000명으로 전주보다 9000명 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소폭이나마 감원을 했다고 밝히고, 넷플릭스가 전체 인력의 3%를 감원하는 등 테크 기업들의 감원 소식은 계속 들려 오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침체 신호로 해석하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2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역전 폭은 2000년 이후 가장 크게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2.96%,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연 3.15%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시장 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 S&P500 기업들의 실적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고, 1994년 이후 장기 평균인 10.9%보다 훨씬 낮은 수준입니다. 다만, 매출 증가 추정치는 10.6%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장기 평균인 6.0%보다 높은 것입니다. 레피니티브는 가격 상승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것과 더불어 가격 전가력이 높은 기업들이 매출 증가를 주도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 울트라 스텝 올까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월가 예상(8.8%)보다 높은 9.1%를 기록하자 미 연준이 이달에 기존의 ‘자이언트 스텝’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에 나설 지 월가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날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미 연준이 7월에 100bp(bp=0.01%포인트), 즉 1%포인트의 금리 인상에 나설 확률은 전날 80% 넘게 치솟았다가 이날은 42.8%로 떨어졌습니다. 일주일 전만 해도 100bp 인상 확률은 0%였습니다. 이날 75bp 인상 확률은 57.2%였습니다.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전날 100bp 인상 확률이 확 뛰어 오른 데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 밖으로 크게 나온데다 일부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7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논의 테이블에 ‘자이언트 스텝’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얘기했기 때문입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100bp 인상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7월 금리 인상 폭은 0.75%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더 높아지고 소비 지출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더 큰 폭의 인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아이다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현재 소비자물가 데이터로서는 75bp 인상을 지지한다”면서도 향후 확인되는 경제 지표에 따라서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지지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7월 회의 전에 소매 판매와 주택 관련 중요한 지표 발표가 예정됐다”며 “이 지표가 예상한 것보다 상당히 강하게 나온다면 나는 7월 회의에서 ‘더 큰 폭(larger)’의 인상으로 치우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월가에서 100bp 인상에 대한 베팅이 줄어든 것은 매파 성향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가 75bp 인상을 선호한다고 얘기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월가는 불러드 총재의 말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불러드 총재가 얘기한 대로 연준 정책이 흘러가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불러드 총재는 일본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이번 달에 여전히 75bp 인상을 선호한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지금까지 이번 회의에서 50bp나 75bp 인상의 프레임을 갖고 있었다. 오늘 현재 나는 75bp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터뷰를 한 날은 6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된 날이었습니다.

일부 월가 금융회사들은 7월 100bp 인상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노무라 증권은 7월 FOMC 회의에서 Fed가 100bp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노무라는 보고서에서 “새로운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악화했음을 시사하며 정책 입안자들이 금리 인상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시티그룹도 7월에 100bp 인상을 전망한다고 했습니다.

이날 나온 생산자물가도 고공 행진을 계속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 노동부는 6월 생산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달의 10.9% 상승보다 높은 것으로 3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다만 최근 들어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물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0.54% 하락한 배럴당 95.7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뺀 6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5.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는 해도 3월 6.4% 이후 계속해서 상승률을 낮춰가는 추세입니다. 에너지 가격만 안정되면 물가 상승률은 하락 추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월세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는 등 에너지와 식품 가격 외에도 물가 압력이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레드핀에 따르면, 5월 미국의 평균 월세는 사상 처음으로 2000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전년보다 15.2%나 급등한 것입니다.

◇ 바이오 강세 이유

미국 주식시장의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표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라이릴리, 머크 등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으며 화이자, 존슨앤존슨 등의 주가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건물에 붙어 있는 일라이 릴리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지속된다는 데 있습니다. 미국은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면서 2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코로나 백신, 치료제 수요가 지속되면서 관련 제품을 제조하는 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까지 코로나 관련 제품들은 백신, 진단키트 등이 주목을 받았으나 올해는 치료제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백신으로 큰 실적을 기록했던 화이자, 존슨앤존슨은 올해 백신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치료제를 만드는 머크, 일라이릴리는 최근 미국 정부와 추가 계약을 맺는 등 매출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습니다.

머크는 경구형 코로나 치료제인 라게브리오(Ragebrio), 일라이릴리는 코로나 항체 치료제인 벱테로비맙(Bebtelovimab)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화이자도 경구형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Paxlovid)를 통해 큰 매출이 예상되지만 백신 매출 감소가 더 크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 /AFP 연합뉴스

미국 바이오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R&D(연구개발) 역량을 통해 각각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제품군을 가지고 있으며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치료제, 백신 매출도 좋지만 기존 제품군의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올해 신제품들의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증가하고 병원 방문이 늘면서 바이오 제품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에 긍정적입니다.

미국 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 관련 제품들을 통해 벌어들인 대규모 현금은 또다시 연구개발, 기술투자, 기업인수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대표 바이오 기업들의 향후 실적과 사업전략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고 있습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그에 대응하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미국 기업들이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기업 실적을 눈 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미국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더 커질지 관심이 높습니다. 연준이 어떤 선택을 할지 연준 고위 인사들의 말 속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연준 인사들의 입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셋째, 하락장에서 바이오 주가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 확산이라는 표면적이 이유 외에도 연구개발 성과가 바탕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바이오 주가가 어디로 갈지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