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18% 하락한 3만2774.41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42% 떨어진 4122.47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19% 하락한 1만2493.93에 마감했습니다. 이날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이 향후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낮추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고 나스닥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JP모건의 증시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GZDSB2wSnmg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인플레 피크 기대’, ‘3연속 자이언트 스텝?’, ‘강세장 예측 이유’를 꼽았습니다.
월가에서 증시 낙관론의 대표 주자인 JP모건이 향후 강세장을 예측하는 10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방송에서 그 이유를 자세히 소개합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JP모건의 증시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GZDSB2wSnmg
◇ 인플레 피크 기대
미국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매달 조사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7월에 6.2%를 기록했습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전달의 6.8%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입니다. 향후 3년 간 기대 인플레이션도 3.2%로 전달의 3.6%에서 크게 하락했습니다. 올해부터 조사를 시작한 5년 간 기대 인플레이션도 0.5%포인트 하락한 2.3%를 기록했습니다.
식료품 가격 상승이 크게 더뎌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식료품 가격이 향후 1년 동안 6.7%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6월 집계 때보다 2.5%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2013년 6월 이후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미국의 식료품 가격은 6월에 전년 대비 10.4% 올랐습니다.
휘발유 가격도 향후 1년간 1.5%만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6월 집계 때 4.2%인 것과 비교해 2.7%포인트 하락한 것입니다. 조사를 한 이후 두 번째로 큰 월간 낙폭입니다.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60%나 올랐습니다. 최근 국제 유가 하락세로 휘발유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어서 소비자들의 기대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0.29% 하락한 배럴당 90.5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3월 한 때 배럴당 130달러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것입니다. 고유가로 미국의 휘발유 소비가 줄어들면서 오히려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스탠다드차타드에 따르면, 7월 미국의 휘발유 수요는 하루 859 만배럴로 전년보다 7.6% 줄었으며 이는 코로나 때인 2020년을 제외하면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033달러. 6월 한 때 갤런당 5달러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20% 가까이 하락한 것입니다.
이번 주는 물가 지표에 주목해야 합니다.
10일 소비자물가지수(CPI), 11일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의 지표가 나옵니다. 또 12일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발표에도 기대 인플레이션이 들어 있습니다. 미시간대가 7월 조사한 5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은 2.8%로 6월의 3.1%보다 떨어졌었습니다. 이 지표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6월 자이언트 스텝 결정 때 언급해서 주목받았습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소비자물가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6월의 9.1%보다 낮은 8.7%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8.8%, JP모건이 8.7%, 모건스탠리가 8.6% 등입니다. 전망의 최고치도 9.0%입니다. 다만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5.9%보다 높은 6.1%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달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를 전망하고 있어, 6월의 1.3%에서 크게 낮아질 것으로 내다 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꺾였다는 확실한 증거는 한 달만 가지고는 부족하고 2~3개월 연속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꺾여야 합니다. 하지만 유가와 곡물가 등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번에 발표되는 7월 물가가 6월 물가보다 낮다면 피크는 지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월가 전망과 달리 꺾이지 않는다면 시장에 충격파를 줄 수도 있습니다.
한편 인플레이션 피크 때 주식을 산 경우에 어떤 성과를 냈는지 루트홀드 그룹이 분석했습니다. 과거 1940년 이후 5%가 넘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났고 피크를 쳤던 시기에 S&P500에 투자한 경우에 12개월 후 평균 수익률은 15.8%였습니다.
하지만 작년 파월이 일시적이라고 한 것처럼 이제부터 피크 찍고 내려갈 것이라는 게 지나치게 낙관적인 관점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알리안츠의 경제 고문인 엘 에리언은 올해 소비자물가가 안정되더라도 근원 물가 상승률은 연준 목표치 보다 훨씬 높은4.5~5.5%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3연속 자이언트 스텝?
인플레이션 피크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미 연준의 긴축 고삐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고용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나타낼 정도로 상당히 좋게 나오면서 임금 상승률도 괜찮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임금 상승은 광범위한 물가 상승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미국의 7월 일자리는 52만8000명이 늘어났습니다. 이는 월가 전망인 25만8000명의 배 가까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6월의 39만8000명보다도 많은 것입니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3.5%로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2020년 2월과 같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5.2%로 월가 예상인 4.9%보다도 높았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소위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경제가 침체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고용이 좋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수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상반기에만 27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고 월 평균 45만 개의 일자리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고용이 좋다는 것은 미 연준이 긴축의 강도를 조만간 바꾸지 않을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용은 경기에 후행적이고 연준이 이미 금리를 많이 올리면서 앞으로 둔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월마트, 아마존, 테슬라 등은 감원 계획을 밝혔고 테크 기업이나 유통 분 아니라 주택 경기 둔화로 건설 등에서 감원이 늘어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간 실업수당 신청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웰스파고는 연말이면 실업률이 4.3%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0.75%포인트 인상 확률은 67.5%를 기록했습니다. 0.5%포인트 인상 확률인 32.5%보다 훨씬 높은 상황입니다.
다수의 연준 고위 인사들은 75bp(bp=0.01%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지난 6일 “우리의 주요 과제는 인플레이션 억제”라며 “물가가 유의미하게 하락하기 전까지는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 인상이 선택지에 올라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6월과 7월에 이어 9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해석되는 발언입니다. 앞서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도 “75bp 인상안도 설득력이 있다”고 했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도 75bp 인상안을 지지하기도 했습니다.
월가에서는 9월 금리 인상 예상폭을 높여 잡고 있습니다.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당초 9월 FOMC에서 50bp 인상을 전망했지만 7월 고용 수치가 나온 후에 75bp 인상 전망으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페롤리는 “고용 지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강화되기만 할 것”이라며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우려를 증폭시킨다”고 했습니다. 통화정책 분석기관 LH마이어도 50bp 인상 전망에서 75bp 인상 전망으로 수정했습니다.
시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기본 시나리오로 8월 75bp 인상을 전망하고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100bp 인상이 단행된다고 해도 크게 놀랄 일은 아니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 강세장 예측 이유
월가에서 증시 낙관론의 대표 주자인 JP모건이 향후 강세장을 예측하는 10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JP모건의 전략가 미슬라브 마테즈카는 강세장을 내다보는 이유를 10가지로 설명했습니다. 마테즈카는 지난 8일 고객에게 보내는 메모에서 “연말로 접어들면서 주식에 대해 위험 보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며 “우리는 약한 데이터 흐름을 좋다고 볼 수 잇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으며, 이는 연준의 정책 피벗(전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경제) 활동 둔화가 우려했던 것보다 덜 깊은 것으로 판명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주식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JP모건의 추정으로 미국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현재 15.4배입니다. 이는 작년 고점의 22.9배보다 28% 낮아진 것이고, 20년 평균인 15.7배보다 5% 높은 수준입니다.
시장 정보업체 팩트세트가 최근 추산한 S&P5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7.5배로 10년 평균인 17배나 5년 평균인 18.6배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다만, 인플레이션 수준과 비교해 보면 주가수익비율이 여전히 높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블룸버그가 1950년 이후 인플레이션 수준과 주가수익비율의 관계를 비교해 본 결과 인플레이션이 8~10% 구간에 있을 때 평균 주가수익비율은 11.1배에 불과했습니다. 현재 주가수익비율은 물가상승률이 2~4% 구간에 있을 때에 나타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두 번째는 기관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 비중이 높다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월례 펀드 매니저 조사에선 지난 7월 현금 보유 비중이 6.1%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세 번째는 투자자들의 약세 심리가 너무 강하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연준의 매파적 성향이 정점을 찍은 것 같다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미국 달러 강세가 정점을 지나가고 있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여섯째는 경제의 둔화가 악성 침체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일곱째는 고소득 소비자들의 회복탄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여덟째는 실적 예측이 크게 하향 조정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홉째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축적된 초과 저축이 소비자들에게 쿠션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열 번째는 글로벌 경제가 한꺼번에 꺾이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월가에서 비관론은 여전히 팽배합니다. 7월의 상승세는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의 일시적인 상승)’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비관론 진영의 대표 주자인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기업 실적이 둔화되고 있고,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긴축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윌슨은 S&P500 저점을 경기 침체가 있을 경우에 3000, 침체가 없을 경우에는 3400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시티그룹의 전략가 로버트 버클랜드는 S&P500이 6월 저점에서 10% 넘게 반등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낙관론이 다시 나오고 있지만, 역시 연준이 추가 긴축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고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글로벌 셀사이드 평가 지수가 2000년과 2007년 도달했던 강세 피크 수준으로 되돌아갔는데, 그 당시 이후에 글로벌 주가가 반 토막 나는 일이 있었다고 경고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의 낙관론은 ‘적신호’라는 얘기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점 이후에도 급격한 둔화보다는 고공행진이 유력해 보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한 투자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둘째, 미 연준의 긴축 강도가 약해질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기는 하지만 아직 연준은 인플레이션 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긴축의 끝은 언제나 보일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상반기 하락 추세를 지속하던 월가 증시가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입니다. 월가에서는 반등 가능성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모두 제기됩니다. 전문가들 얘기를 참고하면서 자신만의 방향을 잡아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