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06% 상승한 3만3999.04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23% 오른 4283.74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21% 상승한 1만2965.34에 마감했습니다.

[피셔의 증시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9K1xnE5ZYqM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피벗’ 부족한 회의록’, ‘중간선거, 호재 될까’, ‘엇갈린 유통 실적’을 꼽았습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켄 피셔 피셔 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올해 있는 미국 중간선거와 관련해 “중간선거에 여당이 져서 정치적 교착 상태가 되는 것을 증시가 아주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운용 자산은 1970억 달러(약 260조원)에 달합니다. 방송에서 발언의 근거를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피셔의 증시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9K1xnE5ZYqM

◇ ‘피벗’ 부족한 회의록

서머랠리를 보이던 월가 증시가 지난 17일 미 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된 이후 방향을 잡지 못 하고 있습니다. 7월 FOMC는 26~27일 열렸으며, 회의록은 2주 뒤 공개됐습니다. 7월 FOMC 이후 S&P500은 9% 가까이 오르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S&P500은 17일 0.7% 하락했다가, 18일 0.2% 상승에 그쳤습니다.

당초 회의록이 공개되기 전에는 연준의 매파적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면서 주가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공개된 회의록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 성향이 강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 랠리(상승장)을 계속 밀고 나갈 정도의 ‘피벗(전환)’은 없었다는 평가입니다. 연준 내 매파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강한 긴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비둘기파는 고용 둔화를 막기 위해 완화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월가에서 연준이 약간은 비둘기파적 성향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한 것은 언젠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문구 때문입니다.

회의록에서는 “누적된 통화정책 조정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일정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다수의 참석자가 “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복원하기 위해 필요한 것 이상으로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가져갈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회의록에서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잡힐 때까지는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내용도 있어서 완전하게 비둘기파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고 해석할 수도 없습니다. 회의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물가상승률이 계속 목표치(2%)를 훨씬 넘고 있어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스탠스로 가는 것이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위원회의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부 참석자들은 “기준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한다면, 물가상승률이 2%로 확실히 되돌아오는 경로에 접어들 때까지 당분간 그 정도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고금리를 지속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FOMC 위원들은 “대중이 위원회의 의지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할 경우 높아진 물가상승률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이 위원회가 직면한 중대 위험”이라며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하면 2%로 물가상승률을 되돌리는 임무가 꼬일 수 있다”고도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7월 FOMC가 끝난 후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 폭은 지표를 보고 판단할 것이며 구체적으로 신호를 주지 않겠다고 하면서 월가에선 9월 금리 인상 폭이 빅스텝이 될지 자이언트 스텝이 될지 갑론을박 중입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이 집계한 9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0.5%포인트가 59.5%, 0.75%포인트가 40.5%입니다.

미 연준 인사들의 성향. /자료=인터치캐피털마켓

연준 고위 인사들도 다양한 얘기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강경한 매파 성향을 보이고 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9월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선호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또 한 번 크게 금리 인상을 할 것을 선호한다면서 “정책 금리를 인플레이션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계속해서 신속하게 올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앞서 CNBC 등 언론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기준 금리를 연 3.75~4%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의 연 2.25~2.5%보다 1.5%포인트 더 올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말까지 앞으로 남은 FOMC는 세 차례입니다. 매번 최소 0.5%포인트 올려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조지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해야 한다”고는 했지만, “얼마나 빠르게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쟁 거리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조지 총재는 6월 FOMC에서는 한 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인상에 반대했고, 7월에는 찬성하기도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와 조지 총재는 올해 FOMC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한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N에 출연, 자신은 다음달에 50bp(bp=0.01%포인트)나 75bp 인상에 모두 열려 있다고 했습니다. 내년 금리에 대해서는 방향을 바꾸는 데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 중간선거, 호재 될까

미국의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과거에 중간선거 이후 월가 증시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에도 중간선거 이후를 기대하는 월가 투자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간에 실시되는 상원과 하원 선거를 가리킵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에서 하원 435석, 그리고 상원은 100석 중 35석의 주인을 새로 고르게 됩니다. 현재 중간선거에 나갈 후보자들을 선정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증권사 에드워드존스의 분석에 따르면, 1960년 이후 15번의 중간선거에서 선거 이후 S&P500의 평균 수익률은 3개월 후가 7.3%, 6개월 후 15.1%, 12개월 후 16.3%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중간선거 전후의 주가 흐름. /자료=에드워드존스

중간선거는 대체로 대통령이 속한 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그런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의 지지율을 임기 시작 때 56%에서 지난 5월 36%로 하락 추세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최근 40%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됐지만 여전히 부진한 모습입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1922년 이후 중간선거에서 대통령이 속한 당이 하원에서 평균 30석, 상원에서 평균 4석을 잃었습니다.

현재 미국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확히 50대50으로 의석을 양분하고 있어서 의석 하나만 공화당 쪽으로 움직이면 상원의 주도권이 바뀔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10석 차이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역시 과거 추세를 보면 하원에서 이런 민주당 우위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중간선거 이후 미국 정치권은 교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상황이 오히려 주가에는 호재가 된다는 것입니다.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켄 피셔 피셔 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중간선거가 주가에 호재가 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피셔 인베스트먼트의 운용 자산은 1970억 달러(약 260조원)에 달합니다.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 /조선일보DB

“증시는 특정 정당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법안이 대규모로 통과되는 것은 싫어한다. 대규모 법안은 승자와 패자를 만들고, 정치적 불확실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교착 상태가 되면 이런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증시는 교착 상태를 매우 좋아한다. 기업과 투자자는 대규모 법안 통과로 정책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자본을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공화당에서 한 표도 나오지 않았지만, 상원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캐스팅 보터’ 역할을 하면서 통과됐습니다. IRA는 전기차 보조금 등으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는 호재가 되지만, 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업종에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 재원 조달을 위해 대기업에 대해 15% 최저 법인세 적용, 자사주 취득에 대해 1%의 세율을 매기기로 해서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이 늘어나게 됩니다. 또 이 법안을 만들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는 강한 재정 부양 정책에 반대하는 조 맨친 상원 의원과 협상을 하느라 상당 기간 진통을 겪으면서 증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피셔의 분석에 따르면, 1925년 이래 S&P500 지수는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첫 3분기 동안 단조로운 흐름을 보이다 4분기에 83% 이상의 확률로 주가가 상승했고 평균 주가 상승률은 6.3%에 달합니다. 이어 강세장이 다음 해까지 이어지는데, 중간선거 다음 해의 1분기에 평균 6.6%, 2분기 평균 5.5%의 상승률을 보이고, 1~2분기에 증시에서 수익을 낼 확률은 87.5% 이상이었습니다. 피셔는 이를 두고 ‘중간선거의 기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 엇갈린 유통 실적

월마트와 타깃은 미국 유통산업의 대표하는 기업들로 이 두 기업들의 실적은 소비시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월마트와 타깃은 최근 지난 2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상반된 실적으로 인해 서로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시장의 예상치를 넘어선 실적을 기록하였으나 타킷은 부진한 매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두 기업의 실적이 엇갈린 원인은 사업전략과 제품 구성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월마트 로고 앞에 놓인 쇼핑 카트. /로이터 연합뉴스

월마트는 지난 2분기 동일 점포 매출이 전년대비 6.5%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도 8.4% 성장했습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의류, 가전, 가구 등 내구재 판매가 부진했지만 식료품 판매가 10% 이상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최근 높아진 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고 저렴한 마트 식료품 소비를 늘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월마트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식료품 제품군을 적극적으로 강화했고 그 결과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월마트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하향했던 올해 실적 가이던스(전망)를 다시 연초 수준으로 상향했고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2019년 기준 미국 식료품 시장의 21.3%를 점유하고 있는 절대강자입니다. 인스타카트, 아마존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식료품 시장으로 적극 확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온오프라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히려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더그 맥밀런 대표는 2014년 CEO(최고경영자)로 부임한 이후 디지털 전략을 주도하고 있으며 누적된 투자가 식료품 사업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타깃은 동일 점포 매출 성장률이 1.3%를 기록하였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8.7% 성장했던 것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입니다. 타깃은 식료품 매출 비중이 20% 수준이고 가전, 화장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군을 가져가는 사업전략을 유지하고 있는데 최근 내구재 소비의 감소로 인해 실적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식료품, 여행 관련 제품으로 집중되고 있어 향후에도 월마트와 타깃의 실적은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LA에 있는 타깃의 한 매장. /AFP 연합뉴스

월마트는 단순 유통기업으로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월마트는 2021년 기준 미국에 5342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국민의 90%가 월마트 매장의 10마일(16km) 이내 살고 있다고 분석됩니다. 월마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강점을 결합한 독보적인 모델로 식료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가고 있습니다. 월마트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월마트 플러스는 유료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3000만명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무료 배송, 신선식품 무제한 배송을 비롯해 최근 파라마운트와 제휴를 통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충성도 높은 유료 가입자를 바탕으로 광고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드론, 자율배송, 물류 자동화, 핀테크 등 혁신적인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미국 유통 대표기업인 월마트가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진행하고 있는 생태계 전략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 연준의 향후 행보를 두고 월가에서 갑론을박 하고 있습니다. 긴축 강도를 늦출 지, 아니면 계속 강한 긴축을 이어갈 지가 관심 거리 입니다. 연준은 경제 지표를 보면서 앞으로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미국 경제의 흐름을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국의 중간선거가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줄 지 월가의 관심이 높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중간선거가 주가에 호재가 된 적이 많았습니다. 올해도 그런 모습을 나타낼지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미국 유통 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의 70%는 소비가 차지합니다. 유통 업체들의 실적에서 미국 소비가 나아가는 방향을 읽어야 합니다. 유통업체들의 변화된 전략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