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7% 하락한 3만2909.5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22% 떨어진 4128.73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27 포인트 하락한 1만2381.30에 마감했습니다.

[20의 법칙 영상으로 바로 확인] : https://youtu.be/LbSlx76KvFE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킹 달러 귀환인가’, ‘궁금한 잭슨홀 메시지’, ‘20의 법칙’을 꼽았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략가인 사비타 서브라마니언은 ‘20의 법칙’으로 봤을 때 현재 주가 수준은 여전히 고평가돼 있고 아직 바닥 수준에 오지 않았다는 분석을 했습니다. 주가수익비율(PER)과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합해서 20이 적정한 수준인데, 현재 한참 초과한다는 것입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반면 펀드스트랫의 공동 창업자인 톰 리는 전혀 다른 20의 법칙을 얘기하면서 주가 반등을 얘기합니다. 20의 법칙이란 게 도대체 뭔지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20의 법칙 영상으로 바로 확인] : https://youtu.be/LbSlx76KvFE

◇ ‘킹’ 달러 귀환인가

7월 중순 이후 하락하던 달러 가치가 최근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3일에는 조금 주춤하기는 했지만,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22일 한 때 109를 넘어서면서 지난달 기록했던 고점(109.3)에 육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22일 달러 인덱스 마감은 108.96으로 200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 앞에 세워진 유로 조형물이다. 달러 강세로 지난 22일 1달러=1유로의 등가(패러티)가 깨졌다. /AP 연합뉴스

CNBC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한 때 달러 가치가 유로 대비 상승하면서 유로가 1유로당 0.9903달러를 기록하면서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전날 유로는 한 달 만에 1유로당 1달러라는 유로와 달러의 등가(패러티) 이하로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7월 중순에도 달러-유로 패러티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깨지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유럽, 중국, 일본 등에 비해서도 미국의 경제 상황은 낫다는 인식을 투자자들이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초 연 2.6%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금리 인상이 계속된다는 전망에 지난 22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연 3%대에 복귀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3.05%를 기록했습니다.

달러 강세는 미국 증시에 양날의 칼로 작용하게 됩니다. 해외 매출이 많은 빅테크 기업들은 달러 강세로 실적에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달러 강세로 미국의 수입 물가가 떨어지면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 기대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 달러 강세를 노리고 해외 투자금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효과도 있습니다.

한편 이날 나온 미국의 경제 지표는 미국의 경기가 둔화된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미국 경제의 흐름에 따라 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 있고, 아니면 이 정도에서 멈추거나 하락세로 돌아설 수도 있습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신규 주택 판매는 연율로 51만1000채로 전달 대비 12.6%나 줄어 들었습니다. 2016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대출 금리 상승과 높은 집값으로 인해 미국 주택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 업체 질로가 집계한 바로는 미국의 집값이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질로 주택 가격 지수에 따르면, 7월 미국의 평균 집값은 35만7107달러로 전달보다 0.1% 하락했습니다.

미국의 주택 가격 추이. /자료=질로

기업들의 심리 지표도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S&P글로벌이 발표한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4.1이었습니다. 전달의 47.3보다 낮았으며, 2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8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51.3으로 전달의 52.2보다 낮았고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을 합한 합성 PMI는 45.0으로 역시 2020년 5월 이후 27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미국의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미국 정부나 미 연준이 미국 경제가 침체가 아니라고 하는 것은 고용 지표가 여전히 좋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가시화 되고 서비스업과 제조업 활동이 더뎌지면 고용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 경제 지표들을 잘 봐야 하는 시기입니다.

현재 월가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엇갈린 스토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는 인플레가 고공 행진을 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계속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경기 둔화로 인플레이션 문제가 해결되고 연준도 정책 피벗(전환)으로 돌아선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한 쪽으로 방향을 잡지는 못 하고 있습니다.

또 월가는 향후 침체가 있을 것이냐에 따라서 다양한 증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서머 랠리가 베어 마켓 랠리에 그칠 지 아니면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할 지도 논쟁 중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은 앞으로 12개월 동안 미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갈 확률을 약 3분의1로 제시하면서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 S&P500 지수가 3150까지 밀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연말 S&P500 전망은 4300을 유지했습니다. JP모건의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빅은 이미 증시가 약한 정도의 침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연말 S&P500 전망은 4800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블롬버그에 따르면, 월가 전략가들의 연말 S&P500 전망은 3400~5100 범위에 있으며, 중간값은 4400입니다.

월가의 S&P500 전망. /자료=블룸버그

◇ 궁금한 잭슨홀 메시지

오는 25~27일 잭슨홀 심포지엄이 열립니다. 이는 캔자스시티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경제 정책 심포지엄입니다. 이번에는 3년만에 대면 행사로 열립니다. 주제는 ‘경제와 정책에 대한 제약조건 재평가’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 오전 10시에 경제 전망을 주제로 연설에 나설 예정입니다.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11시 시작됩니다. 정책을 결정해서 발표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습니다.

지난 2019년 잭슨홀 심포지엄 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오른쪽)이 행사 중 휴식 시간을 이용해서 산책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2020년의 경우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2% 평균 물가 목표제’ 도입에 대한 힌트를 줬지만, 작년에는 당시 이슈였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에 대해서는 별 다른 메시지는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월가에서는 금리 인상과 긴축 기조에 대해 지금보다 강한 발언이 나올 수 있다고 긴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관련해서는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미 파월 의장은 앞으로는 구체적인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는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누적된 통화정책 조정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일정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는 내용이 나오면서 월가에서는 연준의 긴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졌지만, 연준이 긴축 기조의 고삐를 쉽게 느슨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습니다. 회의록에서 “대중이 위원회의 의지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할 경우 높아진 물가상승률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이 위원회가 직면한 중대 위험”이라고 하기도 하면서 대중의 의구심을 풀기 위해서는 긴축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나타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냇웨스트 마켓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 케빈 커민스는 최근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파월 의장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특히 작년에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했던 오판 때문에 곤경을 치른 연준 입장에선 현재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긴축 뿐이며 긴축을 통해 물가 상승세를 늦출 수 있음을 깨달은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토니 크레센지 시장 전략가는 1970년대에 연준이 경제 여건을 감안해 금리를 인상하고 이후 경제 여건을 살피면서 일정 기간 금리 인상을 멈추는 ‘스톱 고(stop go)’ 정책을 시행했지만, 이번에는 물가 오름세가 완전히 멈출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하는 공격적인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JP모건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필 캄포레일은 “파월 의장이 과도하게 매파적인 발언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미 연준의 매파적인 성향은 시장 가격에 반영이 돼 있는 상태라고 덧붙이면서 인플레이션의 피크 아웃(정점 후 하락) 하고 있고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성 발언을 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월가 투자자들은 9월 FOMC에서 0.5%포인트 혹은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비슷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카고 상품 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현재 9월 FOMC에서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확률이 좀 더 높은 상황입니다. 이날 0.75% 인상 확률은 52.5%이고 0.5%포인트 인상 확률은 47.5%를 기록했습니다.

미 연준의 9월 기준 금리 확률(23일 현재).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 20의 법칙

월가에서 주가의 적정 수준을 평가하는 잣대 중 하나로 ‘20의 법칙’이 있습니다. 주가수익비율(PER)과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합해서 20이 적정한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략가인 사비타 서브라마니언은 ‘20의 법칙’으로 봤을 때 현재 주가 수준은 고평가돼 있고 아직 바닥 수준에 오지 않았다는 분석을 했습니다. 서브라마니언이 계산해 보니 현재 주가수익비율은 20이고,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5%이므로 이 둘의 합은 28.5나 된다는 것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략가 사비타 서브라마니언. /뱅크오브아메리카

서브라마니언은 이 수치가 20으로 떨어지려면, “인플레이션이 0%로 떨어지거나 S&P500지수가 2500으로 급락하거나 기업 이익이 50% 깜짝 증가해야 20의 법칙이 충족된다”고 했습니다. 서브라마니언은 “하지만 이미 기업들의 내년 순이익은 8% 성장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서브라마니언은 지금이 침체장의 바닥이라면 ‘20의 법칙’이 성립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과거 침체장의 바닥에선 항상 ‘20의 법칙’이 성립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서브라마니언의 연말 S&P500 전망은 3600으로 월가에서 가장 비관적인 수준입니다.

주가수익비율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수치의 추이. 이 수치가 20이어야 적정 주가 수준이라는 게 '20의 법칙'이다. /자료=뱅크오브아메리카

하지만 다른 지표를 들이대면서 주가가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공동 창업자인 톰 리는 52주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진 주식의 비중을 들었습니다.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 6월17일 기준으로 이 같은 주식 비중이 73%에 달했다고 합니다. 톰 리가 1995년 이후 따져 보니 52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주식의 비중이 73%보다 높았던 적은 단 세 번입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그리고 2020년 3월 코로나 위기 때였습니다.

톰 리는 “과거 3번의 경우에는 모두 시장 바닥이었다. 이번이 네 번째 시장 바닥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비중으로 나타나는 과도한 매도 비중이 54%가 넘어간 이후에 증시의 성과가 좋았다는 걸 볼 때 ‘저가 매수(buy the dip)’는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톰 리는 연말 S&P500을 5100으로 전망해서 월가에서 가장 낙관적인 수준입니다.

52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종목의 비율 추이. /자료=펀드스트랫

주가가 유동성 감소를 반영해서 충분히 떨어진 후에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은 기업 실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업 실적이 어떻게 될 지가 관건입니다. 2분기 실적은 나름 선방을 했다고 하지만 향후 실적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장 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작년보다 8.8%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기업을 제외하면 실적은 작년보다 1.8% 하락한 것으로 나옵니다.

애널리스트 예측보다 실제 실적이 잘 나온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은 77.8%. 장기 평균인 66.1%보다 높지만, 지난 4분기 동안 평균 80.6% 보다는 낮은 수준입니다.

S&P500 기업들의 2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3.7% 상승했습니다. 에너지 기업을 제외해도 매출은 8.5% 증가했습니다.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좋았다는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달러 강세가 미국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높습니다. 달러 강세는 해외 매출이 많은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에는 악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미국 증시로 글로벌 자금을 끌어오는 효과도 있습니다. 어떤 결과를 낳을 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월가가 잭슨홀에서 파월 미 연준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 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강한 긴축을 계속한다는 강성 발언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과연 그럴지, 아니면 다른 메시지가 나올 지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현재 월가 주가가 적정한 수준인지 논란이 많습니다. 주가의 바탕은 기업 실적입니다. 고인플레이션 환경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기업 실적이 어떻게 나올 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