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96% 하락한 3만1790.87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1% 떨어진 3986.16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12% 하락한 1만1883.14에 마감했습니다.

[최근 연준 내부 기류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bTqWk2IJErY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계속되는 잭슨홀 여진’, ‘골드만 “원자재에 아직 기회”’, ‘’깜짝 고용’은 악재?’를 꼽았습니다.

파월의 잭슨홀 연설 이후 증시 하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파월은 중립 금리 수준이 됐다 해도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잠시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후 증시가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연준 내부의 반응을 보여주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의 해설이 나왔습니다. 그는 29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보면서 기뻤다”며 “증시의 급격한 손실은 ‘파월 의장과 동료들이 인플레이션 문제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음’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방송에서 발언의 자세한 분석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최근 연준 내부 기류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bTqWk2IJErY

◇ 계속되는 잭슨홀 여진

지난 26일 있었던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시 파월의 메시지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중립 금리 수준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잠시 멈추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7월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으로 도달한 연준의 기준금리인 2.25~2.5%는 연준이 얘기하는 장기적인 중립금리 수준인 연 2.5%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침체로 이끌지도 않는 금리 수준을 가리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목표 2%보다 높은 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고용 시장이 매우 견고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면서 중립금리가 금리 인상의 중단점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2015~2018년 금리 인상기 때는 연 2.5%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했었습니다.

지난 26일 잭슨홀 심포지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맨 오른쪽)과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가운데),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둘째, 다음 번 회의(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또 한 번의 통상적이지 않은 큰 폭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7월 회의 후 한 얘기를 반복이기는 합니다. 다만 9월 회의의 결정은 전적으로 앞으로 나올 데이터와 전망의 변화에 의존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인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적 안내)는 하지 않지만 금리 인상이 큰 폭으로 있을 수 있을 가능성을 감안하라는 얘기입니다. 이후 시장 금리를 갖고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을 추정하는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9월의 자이언트 스텝 확률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날 자이언트 스텝 확률은 68.5%를 기록했습니다. 빅스텝 확률은 31.5%였습니다.

미 연준의 9월 기준금리 확률(31일 현재).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셋째, 기대 인플레이션이 향후 인플레이션 경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 정책 불가피하다고 했습니다. 성급하게 느슨하게 했다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는 역풍을 맞을 것을 걱정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연준 내부의 반응을 보여주는 게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의 해설입니다. 카시카리 총재는 29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잭슨홀 발언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보면서 기뻤다”며 “증시의 급격한 손실은 투자자들이 파월 의장과 동료들이 인플레이션 문제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카시카리 총재는 “6~8월 증시가 약 17% 상승한 것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잡기 의도와 시장의 해석간 단절이 있음을 나타냈다”며 “(최근 증시 상승장은) 그렇게 고무적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지난달(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증시 반등을 보면서 신나지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카시카리 총재는 “사람들은 이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한 우리의 진지함을 이해한다”며 “그동안 시장은 그것을 오해하고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카리카리 총재는 “1970년대 연준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라며 “당시 경제가 약화하면서 연준은 (긴축을 완화 쪽으로 되돌리는 식으로) 물러섰고, 인플레이션은 다시 치솟았다. 우리는 그런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에 동조하면서 “긴축은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시행한 후 방향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며 “연준은 내년에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금리를 아래쪽으로 조정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골드만 “원자재에 아직 기회”

최근 연준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책무 중 물가 안정에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예컨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잭슨홀에서 있었던 한 인터뷰에서 9월 FOMC에서 0.75% 포인트 인상 여부는 8월 고용보고서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수준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의 지속인지, 인플레이션 정점을 통과했는지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연준이 정책 결정을 할 때 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소비자물가에 이어 6월 정점 이후 7월 들어 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7월 PCE 물가는 작년보다 6.3% 상승했습니다. 이는 6월의 6.8%보다 낮은 것으로, 올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의 상승률입니다. 특히 전달 대비로는 PCE 물가가 0.1% 하락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4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간으로 따져 하락한 것입니다. 앞서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8.5% 상승하면서 6월의 9.1%에서 크게 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전달 대비로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추이. /자료=미 상무부

이 같은 7월 PCE 물가 하락은 주로 휘발유 가격 하락 등 에너지 가격이 떨어진 것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한편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7월 PCE 물가가 예상보다 괜찮게 나오면서 자신은 9월 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26일 CNBC와 인터뷰에서 “50bp(bp=0.01%포인트)로 조금 더 기울고 있다”며, 7월 PCE 물가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데 대해 “행복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지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가 있습니다. 특히 올 들어 원자재 ‘수퍼 사이클(강세장)’이 올 것을 전망하는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에너지 가격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봅니다.

최근 골드만삭스의 수석 원자재 전략가인 사빈 쉘은 S&P GSCI 원자재 지수 기준으로 향후 12개월 간 원자재 투자 수익률 전망을 38.8%로 상향 조정한 보고서를 냈습니다. 에너지 부문 투자 수익률 전망은 51.7%에 달합니다. 그 바탕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전망이 깔려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투자 수익률 전망. /자료=골드만삭스

쉘은 최근 농업과 산업 원자재의 하락은 투자자들이 글로벌 침체 가능성을 원자재 가격에 반영하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침체는 유럽에만 제한될 것이고 미국과 중국은 침체를 피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원자재 가격이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 본 것입니다. 쉘은 “추가적인 재고의 하락은 고갈 리스크를 촉발하게 되고, 원자재 투자 수익률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고가 사라지는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 침체 리스크보다 크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원자재 수퍼 사이클이 10년 정도로 꽤 오래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앞서 골드만삭스의 원자재 리서치 글로벌 헤드인 제프리 커리가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첫째, 그 동안 원자재 관련 투자가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성장주 투자가 유행하면서 전통적인 원자재 산업에 투자가 적어서 현재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둘째, 중앙은행의 긴축은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긴축으로 인한 수요 감소는 고물가에 대한 일시적인 해결책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은 새로운 공급을 늘리거나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인데 여기에는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것입니다. 커리는 1970년대에 미 연준의 긴축으로 미국 경제가 위축됐지만 원자재 수요는 계속 증가했던 것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셋째, 각국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때문입니다. ESG(환경, 사회, 거버넌스)를 중시하는 정책 때문에 앞으로도 전통 에너지 쪽의 자본 투자에 덜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커리는 “독일 등에서 천연가스 공급이 부족한 것을 감안하면 에너지 연료는 겨울로 가면서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며 “높은 에너지 가격은 바이오 연료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이는 농산물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텍사스에서 셰일 오일 추출을 위해 유정을 뚫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최근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불확실성으로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5.5% 하락한 배럴당 91.6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전날에는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하면서 4.2%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 ‘깜짝 고용’은 악재?

오는 2일 8월 고용 동향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월가 전망은 32만5000명 증가로 ‘고용 서프라이즈’를 보였던 전달의 52만8000명 증가 보다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달보다 감소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큰 폭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입니다.

이날 나온 기업들의 구인 숫자도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미 노동부의 JOLTs(구인 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7월 기업들의 채용 공고는 1123만9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시장 정보업체 팩트세트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1039만 건보다도 100만 건 가까이 많은 것입니다. 또 전달의 1104만 건보다 늘어난 것입니다. 지난 3월 정점을 찍고 하락하다가 다시 늘어났습니다.

음영 처리된 영역은 경기 침체를 나타냄. /자료=미 노동부

연준은 금리 인상으로 기업들의 고용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 보고 있으나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입니다. 7월 ‘고용 서프라이즈’가 일어난 이유도 설명이 됩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이 같은 고용 데이터를 보면서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한 두 달 전만 해도 침체인가 아닌가라는 논쟁을 했는데, 지금은 아예 그런 논란을 벌일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용 시장은 여전히 매우 견조하다”고 했습니다.

앞서 파월 미 연준 의장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에 “고용시장이 매우 강력한 상황에서 경제가 침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우리는 반드시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콘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8월 소비자 신뢰 지수는 103.2로 전달의 95.3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4개월 만에 큰 폭으로 상승한 것입니다. 또 월가 전망치인 97.4보다도 크게 높은 수치입니다.

음영 처리된 영역은 경기 침체를 나타냄. /자료=콘퍼런스보드

미국의 대표적인 소비자 심리 지수는 콘퍼런스 보드의 소비자 신뢰 지수와 미시간대의 소비자 태도 지수가 있는데, 콘퍼런스 보드의 소비자 신뢰 지수는 고용 시장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미시간대의 소비자 태도 지수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도록 설문이 설계돼 있습니다.

고용시장이 괜찮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를 낮추기는 하지만, 연준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렇게 고용 동향은 증시의 양 방향에서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최근에 ‘깜짝 고용’은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JP 모건은 고용 시장에서 안 좋은 신호가 나오는 게 오히려 주가 상승의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매주 나오는 실업수당 신청 지표는 다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여기서 주가 상승 신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JP모건의 전략가 미슬라브 마테즈카는 주간 실업수당 신청이 현재 3개월 이동평균보다 10% 이상 높게 나오고 있다면서, 이 경우 1970년 이후 과거 데이터로 볼 때 향후 12개월 동안 S&P500이 평균 11% 상승했던 경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마테즈카는 “지난 2~3개월 동안 ‘나쁜 데이터 흐름이 양호한 것으로 간주될 것(bad dataflow will start to be seen as good)’이란 관점을 갖고 있고, 이런 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했습니다. 거꾸로 해석하면 좋은 데이터 흐름은 나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월가 증시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물가를 잡을 때까지 금리 인상을 계속 하겠다는 메시지입니다. 연준이 태도를 바꿀 것이라고 본 월가에선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는 파월의 말에 주가 조정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연준의 행보를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국 물가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피크 아웃’을 할 지 관심이 높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점치는 전문가도 적지 않습니다. 향후 추이를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고용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용은 경기보다 늦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때문에 고용이 계속 양호한 모습을 보일 지는 눈 여겨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