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6% 상승한 3만1656.42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3% 오른 3966.85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26% 하락한 1만1785.13에 마감했습니다.

[9월 미국증시 전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FR2VKtW9A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잔인한 9월’ 될까?’, ‘배로 늘어나는 양적긴축’, ‘IRA의 친환경 투자 효과’를 꼽았습니다.

월가에서 9월은 증시의 성과가 가장 안 좋은 달로 여겨집니다. 관련한 각종 경고가 나오고 이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마이크 윌슨은 S&P500이 지난 6월의 최저점인 3666.77을 다시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연착륙이 있는 경우에는 3400, 침체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3000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에 25% 가까이 더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9월 미국증시 전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FR2VKtW9A

◇ ‘잔인한 9월’ 될까?

월가에서 9월은 증시의 성과가 가장 안 좋은 달로 여겨집니다. 올해는 월가 증시가 연초 이후 약세장을 보이다 6월 중순 이후 연간 하락폭의 절반 정도 반등하는 ‘서머 랠리’를 펼쳤는데, 지난달 26일 파월의 잭슨홀 연설 이후 다시 반등폭의 절반을 반납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하락세가 9월 이후에도 이어질 지 관심이 높습니다. 다시 하락세가 나타난다면 올해 ‘서머 랠리’는 ‘베어마켓 랠리(하락장 중에 잠시 상승하는 것)’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일단 9월 첫날 다우와 S&P500은 하락으로 출발했지만 마감 때는 상승했습니다. 나스닥도 장중 큰 낙폭을 회복했지만 하락 마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8월에는 다우 -4.1%, S&P500 -4.2%, 나스닥 -4.6% 등 월가 3대 지수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습니다.

과거 데이터를 보면 이토로(eToro) 리서치가 1950년 이후 S&P500의 월별 평균 수익률을 계산해 봤더니 9월은 -0.54%로 가장 수익률이 안 좋았습니다. 2월(-0.04%)과 더불어 12개월 중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두 달 중의 하나였습니다.

1950년 이후 S&P500의 월별 평균 수익률. /자료=이토로리서치

헐버트 레이팅스가 다우지수를 가지고 1897년 이후 월별 평균 수익률을 계산한 것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9월 수익률은 -1.13%로 가장 안 좋았습니다. 나머지 11개월의 월별 평균 수익률의 평균은 0.77%였습니다.

올 해처럼 8월까지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에 이후 수익률은 어땠는지도 과거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볼 수 있습니다. 올해 연초 이후 수익률은 다우가 -12.9%, S&P500이 -16.8%, 나스닥이 -24.7%입니다.

야후 파이낸스가 과거 1~8월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경우 9~12월 수익률은 어땠는지 계산해 봤습니다. 다우 지수의 경우 1921년 이후 1~8월 증시가 하락한 경우가 36번 있었는데, 9~12월 평균 수익률은 -1.69%로 추가적인 하락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P500은 1962년 이후 1~8월 하락한 경우는 20번 있었는데, 이후 6.39% 상승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다만 1~8월 8% 이상 크게 하락한 경우에는 이후 -1.91%로 하락세가 지속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증시가 연초 이후 8월까지 하락한 경우의 수익률 비교. /자료=야후파이낸스

다만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는 중간선거 이후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카슨 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500은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11월 중간선거 즈음까지 수익률이 그다지 좋지 않다가 중간선거 이후에 연말까지 강한 반등을 보이면서 6% 가까이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줬습니다.

월가에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낙관론을 펼치는 JP모건은 연말까지 S&P500이 4800까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보다 20% 가까이 오르는 강한 반등장이 올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비관론의 대표인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마이크 윌슨은 S&P500이 지난 6월의 최저점인 3666.77을 다시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연착륙이 있는 경우에는 3400, 침체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3000까지도 밀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에 25% 가까이 더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날 나온 경제 지표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공급관리협회(ISM)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달과 같은 52.8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망인 51.9보다는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23만2000명으로 전주보다 5000명 감소하면서 3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2일 나오는 8월 고용 동향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월가 전망은 미국의 일자리가 지난달에 30만명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공급관리협회(ISM)의 집계한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추이. /자료=공급관리협회

한편 미국이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통보하면서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주가가 7.7% 급락했습니다. 또 다른 반도체 업체 AMD도 3%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전날 엔비디아는 공시를 통해 미국 정부가 지난달 26일 홍콩을 포함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최첨단 반도체인 A100, 차세대 H100 수출을 금지했다고 밝혔습니다. A100과 H100은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입니다. 엔비디아는 이런 규제로 중국 매출에서 약 4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고, 이에 주가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 배로 늘어나는 양적긴축

미 연준의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 규모가 9월부터 배로 늘어나게 됩니다. 양적긴축은 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여 장기 금리를 낮추는 양적완화로 9조 달러 가까이 불어난 연준의 대차대조표 상 자산을 줄이는 조치입니다.

미 연준은 지난 6월 양적긴축을 시작하면서 475억 달러 규모로 시작했는데 이는 9월부터 95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나게 됩니다. 국채 600억 달러, 모기지담보증권(MBS) 350억 달러 규모입니다. 이에 따라 시장 영향이 있을 지 월가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미 연준의 자산 규모 추이. /자료=미 연준

양적긴축으로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기 금리를 비롯한 시장 금리는 이날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1%포인트 상승한 연 3.26%를 기록했습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포인트 오른 연 3.51%를 기록했습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2007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습니다.

한편 이날 2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폭보다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 상승폭이 큽니다. 향후 장기 금리가 상승하면서 장기와 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덜해질 수 있는 지도 체크 포인트입니다.

앞서 2017~2019년 있었던 양적긴축과 비교하면 이번의 양적긴축은 규모 면에서 훨씬 큰 것입니다. 미 연준이 금리 인상도 ‘빅스텝’ ‘자이언트 스텝’ 해서 큰 폭으로 가져가면서 양적긴축도 상당한 폭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

2017~2019년 양적긴축을 살펴 보겠습니다. 앞서 2017년 10월 양적긴축을 시작할 때 규모는 한 달에 100억 달러였습니다. 당시는 매 분기 마다 양적긴축 규모를 늘려서 한 달에 500억 달러까지 늘렸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 5월부터 줄이기 시작해 9월 양적긴축을 종료했습니다. 당시 월가에서는 양적긴축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봤지만, 6000억 달러를 줄이는 선에서 그쳤습니다.

이번에는 과거에 가장 많았던 때보다 배나 많은 규모로 양적긴축을 하는 것입니다. 연간 1조1400억 달러에 달합니다.

그 효과에 대해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에 “현재 계획된 속도대로 양적긴축을 한다면 향후 1년간 금리를 25bp(bp=0.01%포인트) 인상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효과가) 이보다 훨씬 작다는 예상치도 있다”고 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P 연합뉴스

이후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향후 3년간 2조2000억 달러의 연준 보유 국채를 줄이는 것은 평상시에 금리를 29bp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라면 74bp를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이 양적긴축은 2~3번 추가로 금리를 올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것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보다 훨씬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1000억 달러의 양적긴축은 12bp의 금리 인상과 같다는 분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매달 950억 달러의 양적긴축을 하면 매달 기준금리를 12bp 올리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최근 내년까지 S&P500을 추가적으로 7% 더 떨어뜨리는 효과를 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EQM캐피널은 양적긴축 계획이 이미 발표돼 있는 만큼 주가에 그 효과가 이미 반영돼 있다는 분석을 했습니다. 양적긴축을 진행한 6월 중순 이후 주가가 오른 것은 이미 양적긴축 효과 반영돼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에서 다른 요인으로 상승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올해처럼 대규모로 양적긴축을 한 적은 없어서 시장에 미칠 효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 IRA의 친환경 투자 효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8월 16일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Inflation Reduction Act)에 서명하면서 369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부양 정책이 발효됐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에 대해 가계의 비용을 낮추고, 기후 위기를 퇴치하고, 재정 적자를 줄이고, 대기업에 공정한 세금을 내도록 요청한 법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친환경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0%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지지 산업 기반이 다른 민주당, 공화당 그리고 중도파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법안 통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환영 행사. /AFP 연합뉴스

이번 법안 통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사람을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조 맨친 상원의원입니다. 맨친 의원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산업의 대부분이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 광물로 이루어져 있고 미국 내에서도 경기가 가장 부진한 지역이기 때문에 이번 법안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맨친 의원이 결국 법안을 찬성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상원에서 찬성 50표, 반대표 50표, 해리스 부통령의 찬성 1표를 기록했으며 가까스로 법인이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맨친 의원이 그 동안 주장했던 기존 석유, 가스 기업들의 탄소 포집 및 저장, 바이오 연료 개발에 세제 혜택이 수용됐고 향후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진행되는 지역에 화석 연료 개발 기회 제공 등의 사항들이 법안에 추가됐습니다.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을 통해 미국 내 태양광, 풍력에 대해 생산 및 투자 세액 공제, 보조금, 세제 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태양광, 풍력, 배터리, 핵심 광물(희토류)의 다양한 부품, 소재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 신재생에너지 생산 설비를 통해 공급망의 안정성 높이고, 자국 내 생산 및 판매를 장려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미국 기업들의 수혜가 가장 클 전망이며 미국 내 생산설비를 가지고 있는 한국의 한화솔루션, 씨에스윈드, 유럽 베스타스 등 여러 해외 기업들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됩니다.

석유, 가스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거대 에너지 기업들도 이번 법안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석유, 가스에 대해서 소비세 등 세금이 인상되었지만 이 기업들이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탄소 포집 및 저장, 바이오 연료 개발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이 이번 법안에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쉐브론, 엑손모빌 등 에너지기업들도 이번 법안을 통해 추진 중인 신사업에 수혜가 예상됩니다.

이번 법안을 통해 가장 이슈가 된 산업은 전기차와 배터리입니다. 법안을 살펴보면 기존 20만대였던 제조업체 당 보조금 지원 한도가 삭제됐습니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우려 외국집단(Foreign Entity of Concern)에서 생산된 배터리 부품, 소재가 각각 2023년, 2024년부터 포함돼서는 안 됩니다. 친환경차 신차에 대해서 7500달러, 중고차에 대해서 4000달러의 보조금이 지원되고,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국가에서 생산된 부품과 원재료 비율을 기준에 맞춰야 합니다. 사실상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고 중국 배터리를 견제하는 조항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차를 충전하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미국 기업인 테슬라, GM, 포드 등의 수혜가 예상되고, 중국 배터리 기업들에 대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반사 수혜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한국 배터리도 핵심 원재료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에 생산설비를 가지고 있는 해외 배터리 기업은 한국 기업들을 제외하면 일본 파나소닉이 유일합니다. 배터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배터리, 전기차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고, 향후 법안이 산업의 흐름에 따라 수정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석유, 가스 등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대외적인 역학 구도 속에 어떤 기업들이 산업의 흐름을 주도해갈 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향후 연말까지 증시를 두고 월가에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잡기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미 연준의 행보에 따라 증시 전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둘째, 미 연준은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기 위해 금리 인상 외에 양적긴축 정책도 병행합니다. 9월부터 전례 없이 큰 규모로 양적긴축이 확대됩니다. 향후 추이를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이 친환경 에너지와 전기차 산업에 미칠 영향을 두고 갑론을박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혜를 받는 쪽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쪽도 있습니다. 어디에 투자 기회가 있는지 다시 따져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