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55% 하락한 3만1145.30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41% 떨어진 3908.19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74% 하락한 1만1544.91에 마감했습니다.
[리틀 버핏의 증시 전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IWzCR2zIlIw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인플레 추이 레이더’, ‘골디락스 고용의 의미’, ‘애크먼이 보는 ‘매수’ 신호’를 꼽았습니다.
월가에서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이 “주식 매수 시점은 미 연준이 금리 인하로 곧 돌아선다는 신호가 나올 때”라고 얘기했습니다. 애크먼 회장은 6일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는 것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할 때 주식이 반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 시점이 언제 오는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리틀 버핏의 증시 전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IWzCR2zIlIw
◇ 인플레 추이 레이더
월가 증시가 지난 3주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고, 미국의 노동절 연휴 이후 첫 거래일에도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일단 최근 월가의 관심사는 인플레이션 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는 20~21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에 인플레이션 추이가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는 오는 13일 발표됩니다. 아직 월가 전망이 전부 집계되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이날까지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월가의 9개 예측기관은 전달보다는 평균 -0.1% 하락한다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7월에는 전달과 같은 수준이었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3개 기관이 평균 8.1% 상승을 내다봤습니다. 6월의 9.1%, 7월의 8.5%보다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소비자물가에 영향력이 큰 휘발유 가격은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전역 평균이 갤런당 3.779달러였습니다. 한 달 전에 갤런당 4.084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7.5%쯤 떨어진 것입니다.
여기에다가 강달러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강달러는 다른 나라의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효과를 주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8월 숫자 뿐만 아니라 향후 추이도 잘 따져 봐야 합니다. 고공 행진을 계속한다면 연준의 태도 변화가 조만간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제 원유 가격은 꿈틀거릴 요인이 적지 않습니다.
석유수출국들의 모임인 OPEC+가 지난 5일 ‘깜짝’ 감산에 합의했습니다. OPEC+는 화상 회의를 한 후 10월 산유량을 하루 10만 배럴 감산하기로 했습니다. 9월은 증산 규모를 10만 배럴로 줄인데 이어 10월에는 감산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로써 OPEC+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8월 수준(하루 4385만 배럴)으로 다시 줄게 됩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석유 수요가 줄 것으로 보고 생산량을 줄인다는 것입니다. OPEC+는 올해 하반기 원유 소비 위축으로 하루 90만 배럴의 초과 공급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싸우며 겨울 에너지 공급 위기에 대처해야 하는 석유 수입국들에게 부담이 됩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0.01% 오른 배럴당 86.8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경기 침체 우려와 OPEC+의 감산 소식이 밀고 당기는 모습입니다.
천연가스 가격도 심상치 않습니다.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관을 통한 가스공급을 아예 중단하면서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주요국의 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러시아는 유럽 천연가스의 40%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 중 하나라서 가스 가격 급등이 오히려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침체는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연쇄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인플레이션 추세에 큰 영향을 주는 공급망 병목은 해소 중입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 체크해 보면 4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는 4월 3.39에서 7월 1.84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해상 운임이 크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중국에서 미국 서해안까지 4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대당 평균 해상 운송비용이 5400달러 선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올해 1월에 비해 60% 급락한 수치입니다. 컨테이너 운임은 코로나 사태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작년과 비교해서는 크게 하락한 것입니다.
작년 9월 해상 운송비용은 2만 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과 주요 항구의 적체, 컨테이너 부족 현상 등이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해상 운임 하락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딘 소비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공급망 혼란으로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올해 초부터 수입을 늘렸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적어 재고가 증가했습니다. 또 유통업체들이 해상운송 적체 사태를 피하기 위해 미리 물건을 수입한 것도 성수기인 여름의 유통물량을 감소시켜 운임 하락을 촉진했다는 분석입니다.
해상운송 업계와 전문가들은 컨테이너 운임의 하락세가 연말을 지나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향후 2년간 컨테이너선 증가로 글로벌 해상운송 능력이 9% 늘어나는 데 비해 수요가 이에 못 미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청두, 선전 등 주요 도시들이 봉쇄되고 있어 공급망 우려가 여전합니다. 애플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생산 기지가 중국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이날 나온 공급관리협회(ISM)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9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4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월가 전망인 55.3보다 높았습니다. 미국의 서비스 수요는 견조하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 ‘골디락스 고용’의 의미
미국의 8월 고용이 월가 예상을 약간 상회했습니다. 31만5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30만 명보다 조금 높은 수준입니다. 7월 수정치 52만6000명에 이어 견조한 고용 상황이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실업률은 구직자가 증가하면서 3.7%로 전달(3.5%)보다 살짝 올랐습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0.3% 올라서, 전달의 상승률 0.5%보다는 상승률이 둔화됐습니다. 시간당 임금은 전년 대비로는 5.2% 올랐습니다. 임금 상승 압박이 둔화된다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고용보고서가 연준의 ‘골디락스’ 시나리오에 유리한 신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골디락스는 아주 뜨겁거나 아주 차갑지 않은 적당한 상태를 가리킵니다. 조금 둔화했지만 침체로 가는 모습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해치우스는 투자자 노트에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으로 가는 길에 들어섰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해치우스의 얘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초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로 길이 좁아도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추세 이하의 성장, 급격한 구인 축소와 함께 실업의 완만한 증가를 통한 고용 시장의 재조정, 그리고 큰 폭의 인플레이션 하락이 필요하다. 여전히 많은 부분이 잘못될 수 있고 내년에 (가벼운) 경기 침체가 시작될 확률은 약 3분의 1로 보이지만, 경제가 이 세 가지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고무적인 신호를 보고 있다.”
한편 고용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임에 따라 현재 미국 경제가 침체인가는 의구심도 생기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는 1분기(-1.6%)와 2분기(-0.6%)에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기술적으로는 침체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나왔습니다.
다만 명목 성장률로 보면 1분기 6.6%, 2분기 8.4% 성장하면서 통상 침체기에 실질 성장률과 명목 성장률이 같이 안 좋은 추세를 보이는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또 국민소득 측면에서 본 국민총소득(GDI)은 1분기 1.8%, 2분기 1.4% 성장하면서 실제 미국 경제의 모습이 어떤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침체 여부를 따지는 지표들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고용 측면에서 침체인지를 따지는 지표 중의 하나로 샴 리세션(침체) 지표가 있습니다. 연준의 이코노미스트였던 클라우디아 샴이 2019년 제시한 지표입니다.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앞선 1년 내 가장 낮았던 실업률보다 0.5%포인트 높아지면 경제가 침체가 들어선 것으로 판단합니다. 8월 현재 샴 리세션 지표는 0.03%포인트입니다. 아직 0.5%포인트와는 거리가 먼 상태입니다. 이 지표로 보면 미국의 현재 경기 침체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에서 만든 경기침체 가능성 모델에서 나오는 지표도 있습니다. 3개월 금리와 1년 금리의 차이를 가지고 12개월 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식입니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으면 경기가 침체로 간다는 과거 경험에 기초한 분석입니다. 이 확률이 30% 이상을 넘어가면, 1년 후에 실제 경기 침체가 왔습니다. 이 수치는 최근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뉴욕연준이 집계한 7월 현재 향후 12개월 후 경기침체 가능성은 17.6% 쯤입니다. 다만, 아직 30%에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 애크먼이 보는 ‘매수’ 신호
월가에서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이 주식 매수 시점은 미 연준이 금리 인하로 곧 돌아선다는 신호가 나올 때라고 얘기했습니다.
애크먼 회장은 2004년 헤지펀드 퍼싱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를 세워 경영하면서 투자를 총괄하고 있음. 2020년 3월 미국에서 코로나가 확산될 때 “지옥이 오고 있다”는 경고를 한 후에 시장 하락에 베팅해서 20억 달러를 번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크먼 회장은 6일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할 때 주식이 반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애크먼 회장은 “투자자들이 더 이상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인지하면서 곧 금리 인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시장에는 매수 신호다”라고 했습니다.
애크먼 회장은 향후 12개월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서 물가 압력이 ‘아주 크게’ 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물가상승률은 6월의 9.1%를 정점으로 해서 3.5%까지는 아니더라도 4%까지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애크먼 회장은 “인플레이션은 식어갈 것이고, 투자자들은 연준이 완화로 돌아설 것을 예상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애크먼 회장은 지난 5월만 해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공격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비난했습니다. 5월 연준의 ‘빅스텝’ 인상 후에도 트위터에 “이 하락하는 시장의 소용돌이는 어떻게 끝날까? 연준이 인플레에 대해 선을 긋고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끝이 난다. 그런 다음 즉시 금리를 중립으로 인상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지니(램프의 요정)가 병에 다시 들어갈 때까지 금리를 인상하라. (실제 기업의) 주식은 다시 한 번 싸졌다. 투자자들이 폭주하는 인플레의 시대가 끝났다고 확신할 수 있게 되면 시장은 치솟을 것이다. 연준이 올바르게 처리하기를 바란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후 6월에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통제 밖으로 나가게 하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은 연준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며 “연준이 6월과 7월 75bp 인상을 하고, 인플레이션이 길들일 때까지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한다고 약속을 한다면 시장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제 그의 말 대로 연준이 6월과 7월 두 번의 ‘자이언트 스텝’을 이어가자 매수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한 것입니다.
다만 애크먼 회장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고 당분간 그대로 유지하는 ‘스톱 앤 홀드(stop-and-hold)’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 시점이 빨리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연준은 금리를 4%로 올린 이후 인플레 수치가 좋게 나오면 바로 금리를 인하하는 실수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연준도 지난 6월 점도표를 통해서 2024년에야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신호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향후 월가 증시에 인플레이션 추이가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잡기를 최우선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6월을 정점으로 하락한다는 전망이 다수입니다. 다만 고공행진이 계속될 수 있어서 앞으로 추이를 잘 챙겨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국의 고용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고용은 경기 움직임을 뒤늦게 따라 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이 아닌 침체에까지 빠지게 될 지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월가 증시의 앞으로 방향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의 말을 참고하면서 자신만의 판단 기준을 갖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