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35% 하락한 3만76.68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84% 떨어진 3757.99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37% 하락한 1만1066.81에 마감했습니다.
[미국증시 소식 영상으로 바로 확인] : https://youtu.be/ydxIBrwe_OA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금리 인상 피크는 언제나’, ‘다이먼 “최악을 대비하라”’, ‘포드서 본 공급망 우려’를 꼽았습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미 연준이 큰 폭의 금리 인상을 하던 날에 의회에 출석해 “최악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경제 먹구름이 수평선 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비유하면서 “JP모건 체이스는 최악의 결과에도 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발언의 배경을 방송에서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미국증시 소식 영상으로 바로 확인] : https://youtu.be/ydxIBrwe_OA
◇ 금리 인상 피크는 언제나
미 연준이 20~21일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6월과 7월에 이어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 했습니다. 그런데 끝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월가를 요동치게 만들었고, 그 여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3~3.25%가 됐고, 2008년 1월 이후 14년 8개월 만에 3%대 기준 금리 시대가 돌아 왔습니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은 3월부터 시작해서 5차례 연속으로 이어졌습니다.
월가에서 자이언트 스텝은 예상을 했습니다. 그런데 자이언트 스텝이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신호를 주면서 월가가 놀랐습니다.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이 지금까지의 금리 인상 효과를 평가하는 기간을 두면서 속도 조절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연준은 그런 기대는 연준의 의도와는 다르다는 걸 분명히 한 것입니다.
연준이 9월 FOMC 후 수정해서 발표한 점도표를 보면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신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올해 말 연준 위원들이 예상하는 평균 기준 금리 수준은 6월 FOMC의 연 3.4%에서 연 4.4%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내년은 연 3.8%에서 연 4.6%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월가에서는 올해 말과 내년 말 전망이 각각 4.2%, 4.5%로 상향될 것으로 봤는데 그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는 앞으로 11월, 12월 두 차례 금리 결정을 하는 FOMC가 남아 있습니다. 점도표에 나온 올 연말 금리는 향후 두 번의 FOMC에서 한 번 더 자이언트 스텝을 하고 빅스텝을 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시된 것입니다. 자이인트 스텝은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날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11월 자이언트 스텝 확률은 66.9%로 빅스텝 확률인 33.1%보다 높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와 관련해서 기자회견에서 시장을 달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발언 중에 점도표가 연내 추가로 125bp(bp=0.01%포인트) 인상을 시사했지만, 상당히 많은 연준 위원들이 100bp를 선호했다고 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정도 폭도 두 번의 빅스텝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적은 폭이 아닙니다.
내년 인상 폭도 FOMC 위원 19명 중 12명이 4.5% 이상으로 전망했습니다. 6명은 4.75~5%를 전망할 정도로 강한 상승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최고 연 5%까지 올려야 한다는 매파적인 의견이 적지 않은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굳건하게 결심한 상태다. 물가가 잡힐 때까지 이런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내 주요 메시지는 잭슨홀 이후로 달라지지 않았다. 역사적 기록은 조기 통화정책 완화의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연준의 말대로 강력한 긴축이 계속될 지 의구심도 나옵니다. 월가에서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최고경영자)는 21일 FOMC 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점도표에서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4.4%로 올릴 것으로 전망한 데 대해 “경제가 악화 조짐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 그들이 이에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건들락은 “실업률은 올라갈 것이며 침체로 향해가고 있다고 본다”며 “그럼에도 연준은 물가 2%를 약속하고 있고 이 때문에 내년 침체 확률은 75%쯤으로 매우 높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빅 수석 전략가는 “심각한 경기침체가 현실화하고 기업 수익이 급락한다면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한 만큼 내년에 정반대 조치로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콜라노빅은 “실업률이 진짜 오르기 시작하고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거나 깊이 발생하면 기업 수익 감소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는데, 다만 이런 경우에도 주식을 매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준이 금융 여건을 완화하는 수년간이 관행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미국이 계속해서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자 세계 주요국이 이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떠라 가고 있습니다. 영국 잉글랜드은행은 22일 올해 3분기에 역성장을 전망하면서도 50bp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앞서 스웨덴이 100bp 인상을 단행했고, 스위스는 75bp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도 50bp 인상했습니다. 향후 25bp 씩 인상하는 걸 예고했던 한은도 금리 인상 폭을 재고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올해 90여국이 금리를 올렸습니다. 각국의 금리 인상 러시가 글로벌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해외 매출이 많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영향을 받을 우려가 높습니다.
◇ 다이먼 “최악을 대비하라”
미국 대형 은행 CEO(최고경영자)들이 지난 21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22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발언을 했습니다. 다양한 얘기들이 나왔지만 이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에서 향후 경기 방향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최악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이먼은 지난 5월 “경제에 허리케인이 온다”며 이에 대비한다고 해서 월가에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앞서 4월에는 ‘먹구름’이란 단어를 썼지만, 이를 ‘허리케인’으로 바꿔서 더 강한 경고를 했습니다. 당시 인플레이션과 양적긴축 등이 미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번에 다이먼 회장은 의회에 사전 배포 자료를 통해, 아직 경제의 먹구름이 수평선 위에 보이는 정도고 실제 닥치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최악에 대비하라는 메시지는 던졌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이런 먹구름이 수평선에 있지만, 가장 뛰어나고 똑똑한 경제학자들도 이런 먹구름이 주요한 경제 폭풍이 될지 그다지 강하지 않은 것이 될지에 대해 양분돼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이먼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JP모건 체이스는 최악의 결과에도 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완만한 경기 둔화 속에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된다는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는 연준이 경착륙을 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에너지와 식품 공급에 발생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황이 더 나빠졌다”며 “행운을 빌고 있다”고 했습니다. 연착륙의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이먼 회장은 “6조 달러를 쓰고도 인플레이션을 예상하지 않는다는 건 생각할 수 없다”고 미국 정부의 재정 풀기를 꼬집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엎지른 우유를 두고 우는 식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며 “모든 걸 고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다하고, 경제를 성장시키고 앞으로 나가게 하는 게 모두를 돕고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시티그룹 CEO인 제인 프레이저는 “힘든 시간이 앞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프레이저는 “미국과 전세계에서 소비자들이 높은 가격에 직면하고 있는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금리의 영향은 미국과 전세계의 성장을 둔화시킬 것으로 보이고, 경제의 많은 동력에 압력을 가할 것이다”고 했습니다.
미 연준은 9월 FOMC 후에 경제 전망을 수정하면서 이 같은 우려들을 반영했습니다.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1.7%보다 1.5%포인트나 낮은 0.2%로 제시했습니다. 내년도 기존 전망인 1.7%에서 1.2%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미국 의회예산국이 지난 5월 추정한 미국의 잠재 성장률 2%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도 물가를 낮추는 와중에 어느 정도 경기 둔화를 감수해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습니다. 기존의 ‘연착륙’ 주장보다는 후퇴한 뉘앙스입니다. 다만 연준은 공식적으로는 침체를 전망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21일 9월 FOMC 후 기자회견에서 “실업을 조금만 올라가게 하는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이라며 “이런 과정이 침체로 이끌지, 만약 침체가 온다면 얼마나 심각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착륙의 기회는 통화 정책이 더 긴축적으로 가거나 긴축 기간이 늘어난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줄어들게 된다”며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준은 이번에 내년 실업률 전망을 3.9%에서 4.4%로 올렸습니다. 월가에서는 이 정도면 실업자가 현재의 약 600만명에서 추가로 130만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금융 CEO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미국 소비는 견고하다고 봤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미국 소비자들은 실제로 여전히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이라며 “좋은 대차대조표를 갖고 있고, 부채가 낮은 수준이고 일자리는 넘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미국 경제가 마치 ‘두 도시 이야기’처럼 양분돼 있다고 했습니다. 강력한 소비지출과 풍부한 일자리는 미국 경제의 좋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 공급망 붕괴, 우크라이나 전쟁, 소비자 신뢰 하락이라는 나쁜 모습이 좋은 모습과 경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시티그룹의 프레이저는 “이런 상황에도 소비자들이 건강하다는 게 행운이다”라고 했습니다.
◇ 포드서 본 공급망 우려
미국 자동차 2위 기업 포드는 지난 19일 공지를 통해 3분기 실적 가이던스(전망) 하향을 발표했습니다. 포드 주가는 이로 인해 20일 12% 급락했습니다. 포드는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를 초래했고 이로 인해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급망 문제가 완화되어 가고 있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미국 대표 자동차 기업이 공급망 문제로 다시 한번 실망스러운 실적을 예고하면서 GM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포드는 공지는 통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부품 가격이 상승했고 일부 부품들이 원활히 조달되지 못해 2분기에 판매 예정이었던 차량 중 4만~4만5000대 정도가 출하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차량들은 수익성이 높은 트럭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이기 때문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컸고 3분기 전체적으로 예상보다 10억 달러 쯤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2분기 출하되지 못한 차량들이 3분기에 판매될 예정이고 연간 실적 가이던스는 유지했습니다. 포드가 연간 실적 가이던스는 유지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고 있어 4분기에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있습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GSCPI, 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는 2021년 12월 정점으로 하락하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완화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는 운송 및 제조부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계되는데 해상운임, 생산자 물가지수 등 다양한 지표들이 반영된 지수입니다. 그 동안 공급망 관련 지표들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요가 줄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포드의 이번 발표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은 인기 제품들의 제조에 필요한 부품들의 수급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글로벌 전기차 시가총액 1위 기업 테슬라는 최근 오히려 제품 인도 기간을 줄여가고 있습니다. 주력 제품인 모델 Y는 중국에서 최근 인도 기간이 1~4주까지로 단축됐습니다. 중국, 미국, 독일에 증설하고 있는 공장들의 생산량이 계획대로 올라오면서 인도 기간이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부품 수급에서도 경쟁사를 앞서는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오히려 중국에서 가격을 인하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부품수급,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쟁사들과 달리 가격을 인하할 경우 전기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공급망 문제가 기업들의 실적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현재 특히 이슈가 되고 있는 전기차, 차량용 반도체는 대부분의 신규공장이 2024년 하반기 이후 가동이 예정되어 그 때까지 공급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수요가 감소한 부품들의 수급은 일부 완화되었지만 수요가 강한 제품의 부품들은 여전히 공급망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공급망 관리가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음 달 시작될 3분기 실적 발표들을 통해 기업들의 경쟁력 차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6월 꼭지를 찍은 모습이지만, 연준은 물가를 잡겠다면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강력한 긴축 정책은 월가 주가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투자 전략을 짤 때입니다. 둘째, 미국의 대형 은행 CEO들이 미국 경제의 침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경제 침체는 기업 실적 악화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하고 연착륙을 할 수 있을 지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코로나 사태 이후 나타난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이 풀리는 것 같더니 그렇지 않다는 말이 나옵니다. 한 번 꼬인 공급망은 쉽게 풀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공급망 병목을 뚫고 나가는 전략을 내놓는 기업들을 눈 여겨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