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 상단이 7%에 근접했다. 금융권에서는 예상보다 빠른 통화 긴축이 이어지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올 연말 대출금리가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가계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23일 기준 연 4.380~6.829% 수준으로 약 두 달 전인 7월 16일(4.210~6.123%)과 비교해 상단이 0.706%포인트, 하단이 0.170%포인트 뛰었다. 주담대 혼합형 금리 지표로 주로 쓰이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같은 기간 3.642%에서 4.795%로 1.153%포인트나 치솟았기 때문이다.

11월 초 미국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높고, 한은도 앞서 2연속 베이비 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이어 다음 달 빅 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 금리가 치솟고 있다.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지난 6월 중순 잠시 7%를 넘어섰다가 채권 금리가 진정되고 은행권이 예대금리차를 줄이려는 노력에 나서면서 6%대 초반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최근 1~2주 사이 급등해 다시 7%에 다가선 것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4.200~6.608%로 역시 두 달 전(4.100~6.218%)과 비교해 상단이 0.390%포인트 높아졌다.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는 0.580%포인트 인상됐다.

한 시중은행의 내부 주담대 금리 통계를 보면, 혼합형의 경우 8%대 금리는 2008년 12월이 마지막이었고 변동금리 기준으로도 2008년 10월 이후 금리가 한 번도 8%를 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