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입어 대출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상환 부담을 줄여주는 ‘새출발기금’이 다음 달 4일 공식 출범한다. 총 30조원 규모의 자영업자·소상공인 전용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금융위원회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온라인(새출발기금.kr)이나 한국자산관리공사 26개 사무소,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50개 등 총 76개 현장 창구에서 채무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25일 밝혔다.
◇부실차주 순부채, 60~80% 원금 감면 적용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은 코로나 피해를 입은 개인사업자 또는 소상공인으로, 1개 이상 대출에서 3개월 이상 장기 연체가 발생한 부실차주와 근시일 내 장기연체에 빠질 위험이 큰 부실우려차주다. 개인사업자와 소상공인에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2020년 4월 이후 폐업한 차주도 포함한다.
부실우려차주는 만기연장·상환유예를 이용하는 차주 중에서 금융사의 추가 만기연장이 어렵거나 이자유예를 이용하는 차주를 말한다. 국세·지방세·관세 체납으로 신용정보관리대상에 등재됐거나, 신용평점 하위 또는 고의성 없이 상당 기간 연체가 발생한 경우도 해당된다. 폐업자, 6개월 이상 휴업자도 포함된다.
다만 금융위는 “차주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연체일수 등 세부 판단 기준은 공개하지 않는다”며 “채무조정 이후 고의적 연체 등이 적발되면 채무조정을 즉시 무효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원 대상으로 선정될 경우 부실차주는 순부채(보유 재산을 넘는 부채액)의 60~80%에 대해 원금 감면이 적용된다. 이자와 연체이자도 일부 감면된다. 기존 대출과 무관하게 모두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돼 조금씩 꾸준히 상환해야 한다. 거치 기간은 최장 12개월까지, 분할상환 기간은 1~10년간 지원된다.
부실우려차주에 대해서는 원금 조정이 되지 않고, 대신 연체 기간에 따라 금리를 조정해준다. 연체 30일 이하는 기존 약정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연 9% 초과 고금리 분에 대해서만 9%로 조정한다. 연체 30일 초과 차주는 추후 확정되는 조정 금리를 적용한다. 부실우려차주 역시 분할상환으로 대출이 전환되고 자신의 자금 사정에 맞게 거치기간(0~12개월)과 상환기간(1~10년)을 선택할 수 있다.
◇27일부터 온라인 사전신청 가능
금융위는 이달 27~30일 4일간 온라인에서 홀짝제로 사전 신청을 받기로 했다. 출생연도가 홀수면 27일과 29일에, 짝수면 28일과 30일에 신청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는 본인 확인을 거쳐 채무조정 대상 자격이 되는지를 확인한 뒤에 채무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개인사업자가 온라인에서 채무자 정보(사업자등록번호 등)를 입력할 경우 5~10분 후 부실 또는 부실우려차주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법인 소상공인은 중소벤처24(www.smes.go.kr)나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sminof.mss.go.kr)에서 소상공인 확인서를 먼저 발급받은 후 새출발기금 신청 사이트에 접속해야 한다. 자격 여부는 1~2일 후에 알 수 있다.
현장 신청은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된다. 새출발기금(1660-1378)이나 신용회복위원회(1600-5500) 전화로 방문일자와 시간을 예약하고, 신분증 등을 지참해 창구를 방문하면 된다.
금융위는 “새출발기금을 사칭하는 금융 사기가 예상되니 유의하라”며 “새출발기금 온라인 플랫폼과 콜센터, 신용회복위원회 콜센터 이외의 인터넷 접속이나 전화 연결은 새출발기금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