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43% 하락한 2만9134.9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21% 떨어진 3647.29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나스닥은 0.25% 상승한 1만829.50에 마감했습니다.
[증시 경고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U0hE2Kt7O0k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또다시 베어마켓’, ‘연준을 오해 말라”’, ‘킹달러와 실적’을 꼽았습니다.
월가에서 침체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연말 목표 주가가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블랙록은 투자자들에게 “‘연착륙’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대부분의 주식을 피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블랙록투자연구소의 전략가인 진 보이빈과 웨이 리는 투자자 노트에서 전술적으로 선진국 주식을 ‘비중 축소’하고 단기 채권에 돈을 넣으라고 조언했습니다. 이밖에 다양한 경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증시 경고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U0hE2Kt7O0k
◇ 또다시 베어마켓
S&P500이 3647.29에 마감하면서 지난 6월16일 기록했던 올해 최저점 3666.77밑으로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장중에는 기존의 올해 최저점이었던 3636을 하회한 3623까지 하락했습니다. 또다시 ‘베어마켓(약세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월가에서 베어마켓은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것입니다. S&P500은 연초 고점 대비 24.3% 떨어졌습니다. 다우지수도 연초 고점 대비 21.3% 떨어지면서 베어마켓을 나타내고 했습니다. 나스닥은 작년 11월 고점 대비 33%나 하락한 상태입니다.
6월 중순 이후 베어마켓 랠리로 S&P500은 17% 쯤 올랐었는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전후로 해서 베어마켓 랠리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것입니다.
9월 FOMC에서 연준이 준 메시지는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끝이 아니고 연말까지 큰 폭의 금리 인상은 계속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년 금리 인하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영국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1972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한 게 파운드 약세를 불러오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을 부추긴 게 월가 주가의 하락세를 부채질 했습니다.
과거 베어마켓 사례를 보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습니다.
웰스파고가 2차 대전 이후 11차례의 S&P500 베어마켓을 분석했더니 평균 주가 하락률은 35.1%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베어마켓과 경기 침체가 동반했느냐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보였습니다. 경기 침체가 없이 베어마켓이 온 경우에는 평균 주가 하락률이 27.9%였습니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동반한 경우에는 주가 하락 폭이 37.8%로 더 깊어졌습니다.
미 연준이 9월 FOMC에서 던지 또 하나의 메시지는 최악의 경우에는 경기 침체를 감수하더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은 또 “실업을 조금만 올라가게 하는 연착륙은 매우 도전적”이라며 “이런 과정이 침체로 이끌지, 만약 침체가 온다면 얼마나 심각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착륙의 기회는 통화 정책이 더 긴축적으로 가거나 긴축 기간이 늘어난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줄어들게 된다”며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월가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 확률이 급등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현재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98%까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이렇게 높은 침체 확률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위기 등과 같은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침체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연말 목표 주가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S&P500의 전망을 기존의 4300에서 3600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에버코어는 연말 S&P500 전망을 기존의 4200에서 3975로 낮췄습니다.
블랙록은 투자자들에게 “‘연착륙’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대부분의 주식을 피하라(shun most stocks)”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블랙록투자연구소의 전략가인 진 보이빈과 웨이 리는 투자자 노트에서 전술적으로 선진국 주식을 ‘비중 축소’하고 단기 채권에 돈을 넣으라고 조언했습니다.
다만, 월가의 낙관론자인 JP모건의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빅은 “시장은 연준이 대규모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을 알지만, 계속해서 매파적인 정책 스탠스가 유지될 것이라는 추정은 믿지 않는다”며 “시장이 과매도된 상태에서 바닥을 형성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CFRA의 샘 스토발은 “시장이 과매도됐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미국 주택시장도 둔화하는 모습입니다.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측정하는 7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2% 하락했습니다. 전월과 비교해 1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0.5%,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0.4% 각각 떨어졌습니다.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전달보다 하락한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처음입니다.
◇ 연준을 오해 말라
월가에 경구 중 하나로 ‘연준에 맞서지 마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맞서지 않으려면 연준을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현재는 인플레 잡기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연준 내 매파의 대표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7일 런던의 한 컨퍼런스에서 중앙은행이 추구하는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뜨거운 물가 압력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심각한 문제이며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금리가 이제야 막 “제약적 영역”에 들어섰다면서 “4.5% 범위”까지 가야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통제 아래 있다는 것에 확신을 주기 위해서 높은 수준의 금리에서 상당 기간 머물러야 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연준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에 점도표를 통해 기준금리를 올해 4.4%, 내년 4.6%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6월 FOMC에서 제시한 올해 3.4%, 내년 3.8%보다 상향 조정한 것입니다.
연준 내 비둘기파의 대표 인사인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도 “나의 전망은 대체로 중간값과 일치한다”며 점도표에서 나온 금리 전망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에반스 총재는 최종 금리로 연 4%를 전망했었는데, 연준 내 컨센서스인 연 4.6% 수준까지 올라갔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비둘기파적인 성향은 드러냈습니다. 에반스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는 연준 위원들이 기준금리를 내년 3월 피크까지 끌어올린 뒤 쉬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서 “금리 인상을 현재 컨센서스보다 적은 폭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역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현재의 금리 인상 속도가 적절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카시카리 총재는 27일 한 행사에서 “상당한 긴축이 대기 중이다”고 했습니다. 다만, “우리는 물가 안정 회복에 전념하고 있지만, 정책 효과가 나타나는 시간차를 감안할 때 과도하게 움직일 리스크가 있다는 점도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방은행 총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 등도 각종 행사에 나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습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연준이 실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CNBC에 출연해서 “지난 2년은 연준 110년 역사상 가장 큰 정책 실수 중 하나”라며 “파월은 미국인들에게 사과하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연준이 경제 지표를 다루는 방식이 일관적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시겔 교수는 “파월이 고용이 타이트하다는 점을 말하기 위해 구인과 이직 보고서를 꽤 많이 인용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1년 전 9월에도 해당 지표는 지금만큼 타이트했다”면서 “당시에는 파월이 인플레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했다. 무엇이 그의 마음을 바꾸게 만들었나. 같은 데이터일 뿐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시겔 교수는 “임금은 인플레를 견인하는 게 아니라 따라잡고 있는 후행 지표일 뿐”이라면서 “파월이 임금 인상을 무너뜨리겠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연준이 지금 과도하게 강경하다며, 후행 인플레 지표에 집중하기보다 침체를 야기할 가능성에 더 걱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겔 교수는 지난 8월에 “증시가 6월에 바닥이었다”며 “하반기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했었습니다.
◇ 킹달러와 실적
강달러는 미국 내 물가를 낮추는 효과를 주지만, 해외 매출이 많은 미국 기업들은 실적 악화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고객 관리 플랫폼 회사인 세일즈포스는 최근 환율의 영향으로 연간 매출이 8억 달러나 줄어들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앞서 올해 매출이 2억 달러 늘 수 있다고 했는데 강달러 영향으로 오히려 매출이 크게 줄어 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생활용품 업체 P&G도 환율로 인해서 연간 9억 달러의 추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4~6월 실적 발표에서 최근 가장 큰 도전이 환율이었다고 했습니다. 달러 강세로 인해 분기당 매출이 5억9500만 달러, 주당 이익은 4센트의 충격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강달러는 해외 매출이 많은 테크 업종에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정보기술(IT) 업종과 소재 업종은 각각 매출의 59%와 50%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S&P500 기업들을 보면, 2021년 매출의 29% 쯤을 해외에서 벌고 있었습니다. 특히 애플,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매출의 5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옵니다. 이에 따라 강달러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10% 오르면, 미국 기업들의 주당 순이익은 약 3% 정도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달러 인덱스가 1% 오르면 S&P500 기업들의 실적에 0.5%의 부정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윌슨은 4분기에 약 10%의 실적 감소 충격을 줄 수 있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주요국 통화 가치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연초 이후 20% 가까이 상승한 상태입니다.
실제 S&P500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하면서 하향 조정되는 추세입니다. 여기에 강달러로 인한 실적 둔화가 추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시장 정보 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의 S&P500 기업들에 대한 3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은 8월 말에 56.21달러로 6월 말의 59.44달러 대비 5.4% 하락했습니다. 통상 분기의 첫 두 달 동안은 EPS 전망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2020년 2분기(-35.9%) 이후 최대 하락 폭입니다. 지난 20년 평균 조정 폭인 -2.9%보다 훨씬 큽니다. 같은 기간 동안 4분기 EPS 전망은 3.5%, 내년 EPS 전망은 2.8% 하향 조정됐습니다.
더 크게 봐서 강달러는 글로벌 위기를 불러와서 미국 기업들이 충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마이크 윌슨은 “달러강세는 역사적으로 금융, 경제위기를 불러왔다”며 “만약 무엇인가 부서지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면 바로 이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윌슨의 분석에 따르면, 강달러 시기에 멕시코 부채 위기, 러시아 디폴트,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부채 위기 등이 벌어졌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 증시에 다시 베어마켓이 찾아왔습니다. 미 연준의 긴축이 당초 예상보다 길고 깊어질 것이란 전망 때문입니다. 주가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연준 고위 인사들이 인플레이션 잡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너무 강한 긴축은 감당할 수 없는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미국 경제가 빠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순항할 수 있을 지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달러 강세가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도 불러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적절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