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12% 상승한 2만9239.1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65% 떨어진 3588.84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1% 하락한 1만426.19에 마감했습니다.
[미국 증시와 경제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DsUapC_8UD4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실적 먹구름’, ‘다이먼 “20% 추가 하락”, 왜?’, ‘피벗 기대에서 피벗’을 꼽았습니다.
경제 조사 기관인 콘퍼런스 보드는 최근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제의 침체 확률이 96%까지 치솟았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 연준의 강력한 긴축 정책으로 인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다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영상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미국 증시와 경제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DsUapC_8UD4
◇ 실적 먹구름
이번 주에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오는 14일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 금융사들이 대거 실적을 발표합니다. 앞서 12일 펩시코, 13일 델타, 블랙록 등의 실적 발표가 있습니다.
이미 페덱스, 나이키, 마이크론, AMD 등 많은 기업들이 실적 전망에 대한 경고를 스스로 내놓고 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의 가이던스 하향을 반영하거나 경기 침체 확률을 반영해서 실적 전망을 낮추고 있습니다.
페덱스의 경우 지난달 분기 실적을 발표했을 때 주당순이익이 3.44달러로 월가 전망인 5.14달러에 훨씬 못 미쳤고, 글로벌 물동량 감소 등을 이유로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철회하고 대규모 비용 절감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론도 앞서 8월 반도체 수요 급감이 예상된다면서 6~8월 매출 실적 가이던스를 기존에 제시했던 68억~76억 달러의 하단이거나 그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 실적은 66억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9~11월 매출 가이던스는 43억 달러로 확 낮췄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7~9월 미국 대기업의 실적 전망을 340억 달러나 낮췄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시장 정보 업체 팩트세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한 S&P500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증가율은 최근 전년 대비 2.4%로 집계됐습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이는 2020년 3분기(-5.7%) 이후 가장 낮은 것입니다.
증권사 애드워드존스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3분기가 시작되기 전인 6월까지만 해도 3분기 실적 증가율을 10.3%로 추정했었습니다. 3분기 실적 증가율 추정치는 계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 지난달 말 2.8~2.9%까지 떨어졌는데, 최근 더 떨어진 것입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에너지 섹터를 제외하면 3분기 실적은 오히려 작년보다 3.8%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 둔화에는 ‘강달러’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해외 매출이 많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달러 강세로 매출에 타격을 받게 됩니다. 골드만삭스는 해외 매출은 달러 강세로 타격을 받는데, 이익은 인플레이션과 재고 증가로 압박을 받는 상황으로 설명하면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것은 100% 국내 매출로 구성된 기업의 주가를 상대적으로 좋게 보이게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내 매출 위주로 구성된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은 1% 쯤 하향 조정된 데 반해, 글로벌 매출이 있는 경우에는 실적 증가율 전망이 3~4%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애플,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테크 기업들의 해외 매출 비중은 50%를 넘어가고 있어서 실적 악화 우려가 큽니다.
다만 팩트세트는 그 동안 애널리스트 추정 실적보다 실제 실적이 잘 나오는 추세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3분기 실적 증가율이 6~7% 사이에서 나올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그렇다면 2분기 실적 증가율인 6.2%와 큰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야데니 리서치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야데니 리서치는 S&P500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증가율을 -5.4%, 4분기는 -3.8%로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어닝 리세션’에 들어갈 것이라는 추정을 하기도 합니다.
블랙록연구소도 현재 애널리스트들의 실적 추정은 “낙관적으로 보인다”며 미국 주식에 대해 비중 축소를 유지했습니다.미국 주식의 현재 밸류에이션은 실적 전망 약화를 충분히 반영해서 낮아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블룸버그의 MLIV 펄스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724명 가운데 60% 이상이 이번 실적 발표 시즌의 결과가 S&P 500 지수를 더 끌어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습니다.
◇ 다이먼 “20% 추가 하락”, 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지난 10일 CNBC 인터뷰에서 S&P500 주가가 “쉽게 20% 떨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S&P500은 이미 연초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져 베어마켓(약세장)에 들어가 있는데 추가로 쉽게 20%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이먼 회장은 “추가 하락하는 20%는 지금보다 훨씬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이먼 회장이 이렇게 보는 근거는 미국 경제가 앞으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기 때문입니다. 다이먼 회장은 “유럽은 이미 침체에 빠졌고, 미국도 6~9개월 내에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내년 중반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이면 회장은 현재 미국 경제의 모습은 괜찮다고 했습니다. 소비자들이 견고 하고 기업들도 잘 버티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역풍이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미국은 사실상 여전히 좋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해 소비자들이 더 나은 상태에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래에 대한 언급 없이 경제를 얘기할 수는 없다. 이것은 매우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닥칠 역경은 급등하는 인플레이션과 예상보다 강한 금리 인상, 양적긴축,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등을 거론했습니다. 침체 수준은 아주 가벼울 수도 있지만 꽤 강력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다이먼은 경제가 연착륙을 할지, 경착륙을 할지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주가가 20% 추가로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언급한 것입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경기 침체가 있을 것인가 없을 것인가에서 땨라서 베어마켓의 주가 하락 폭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웰스파고의 분석에 따르면 2차 대전 이후 11차례의 베어마켓이 있었는데, 경기 침체를 동반한 경우에는 평균 주가 하락폭이 37.8% 였습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를 동반하지 않았던 경우에는 주가 하락 폭은 평균 27.9%였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글로벌 침체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IMF는 11일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2.9%에서 2.7%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지난 1월만 해도 3.8%를 전망했는데 확 낮춘 것입니다. IMF는 이미 전 세계 국가의 3분의1이 올해와 내년에 걸쳐 2분기 연속 GDP(국내총생산) 감소를 겪었거나 겪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경기 침체 위험 증가 등을 거론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것을 예고했었습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는 내년에 전 세계적으로 경기 위축되는 ‘실제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경제 조사 기관인 콘퍼런스 보드는 최근 향후 12개월 내 미국 경제의 침체 확률이 96%까지 치솟았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 연준의 강력한 긴축 정책으로 인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다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시장 금리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3개월 금리의 차이를 가지고 예측하는 미국 경제의 침체 확률은 내년 8월 25%까지 치솟았습니다. 경험적으로 이 수치가 30%를 넘어서면 실제 침체가 나타났었습니다. 임계 수준에 가까워진 것입니다.
유가를 보면 침체 우려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유(WTI) 가격은 1.95% 하락한 배럴당 89.35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다시 배럴당 9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진 것입니다. 지난 주 석유수출국들의 모임인 OPEC+가 향후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하면서 한 주가 유가가 17%나 급등했지만 침체 우려가 유가를 떨어뜨린 것입니다.
한편 흥미로운 것은 JP모건의 증시 전략가들은 여전히 낙관론을 펼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JP모건은 연말 S&P500 전망으로 4800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의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빅은 최근 투자자 노트에서 “명목 GDP가 크게 하락 전환하지 않는 한 실적 성장은 유연하게 유지될 것이기 때문에 실질 GDP가 낮아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은 맞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명목 매출은 늘어나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은 나쁘게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 피벗 기대에서 피벗
미 연준이 피벗(방향 전환)을 할 것이란 기대로 월가 주가가 반등을 하곤 하는데 연준 피벗에 대한 기대에서 피벗해야 한다는 주문이 골드만삭스에서 나왔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 중 한 명인 세실리아 매리오티는 지난 10일 분석 보고서에서 경제 전망이 충분히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연준이 통화정책을 피벗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고용 지표는 연준의 긴축 강도와 대비했을 때 상대적으로 좋게 나오는 측면이 있습니다.
지난주에 나온 9월 고용 지표의 경우에 9월 미국의 일자리 증가가 26만30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달의 31만5000명 증가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견조한 모습입니다. 월가 전망인 25만5000명보다 좋게 나왔습니다.
특히 실업률의 경우에는 전달의 3.7%에서 3.5%로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의 3.5% 수준으로 복귀한 것입니다. 월가 전망인 3.7%보다 낮았습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긴축을 지속하겠다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1일 뉴욕이코노믹클럽 행사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의 최근 수준과 광범위하다는 특징, 지속성 등을 감안할 때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을 보다 제약적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과도한 긴축에 따른 위험보다 지나치게 소극적인 대응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돼 고착화될 리스크가 훨씬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비둘기파 인사들도 긴축을 이어가야 한다고 하면서, 다만 긴축에 따른 위험을 주시하겠다는 정도의 코멘트를 하는 정도입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지난 10일 전미경제협회 연설에서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지속한다고 전제하면서 위험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떨어졌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통화정책이 당분간 제약적이라는 점은 명확하다”면서도 “금리를 인상하며 우리도 배울 것이다. 평가는 앞으로 나올 정보를 반영하고 국내외적 위험도 반영할 것이다. 실제 정책 경로는 정보의존적이 될 것이다”고 했습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같은 날 내년 3월 이후 금리를 4.5% 수준으로 올리고 이후 상황을 보기 위해 인상을 잠정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습니다. 이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입장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나온 점도표가 제시한 신호인 연말에 연 4.4%, 내년 말 4.6%로 올리겠다는 것에서 벗어나는 발언은 아닙니다. 월가에서 피벗 기대는 금리 인하를 상정하는 것인데, 금리 인하로 돌아선다는 의미는 아닌 것입니다.
도이치뱅크는 이미 월가가 1년 사이에 다섯 차례나 연준의 피벗 기대로 증시의 반등을 시도했지만 일시적으로 끝났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도이치뱅크가 지적한 연준 피벗 기대가 실패한 사례는 작년 11월 오미크론 공포 때, 올해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침공 때, 5월 성장 리스크 때, 7월 세계 경제 침체 우려 때, 그리고 최근 영국의 파운드 혼란 때 등입니다. 헨리 앨런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는 금융 시장에서 ‘연준 피벗’ 얘기가 나올 때마다 금융 여건이 느슨해지고 연준의 노력과 반대로 작용하면서 실제 정책 전환 가능성을 낮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지만 월가는 오는 13일 9월 소비자물가 발표가 전환점이 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월가 전망은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8.1%, 전달 대비 0.2%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년 대비 물가 상승은 6월 9.1%로 피크를 치고, 이후 7월 8.5%, 8월 8.3%로 하락 추세를 지속한다는 전망입니다. 하지만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6.5%, 전달 대비 0.4%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달의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강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에서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실적 증가율은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일부 기업들은 실적 가이던스를 미리 낮추고 있습니다. 실적이 주가에 미칠 영향을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미국 최대 은행의 최고경영자(CEO)가 추가적인 큰 폭의 주가 하락을 경고했습니다.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안전벨트를 꽉 매고, 리스크를 감안한 투자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셋째, 연준이 긴축의 고삐를 풀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연준이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할 가능성이 커진 것입니다. 다만 경제 지표에 따라 방향이 바뀔 수 있습니다. 경제 지표를 잘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