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 어른들께 받은 자녀들 용돈, 지금은 주식 말고 적금 들어주세요.”
올 들어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자녀 몫 용돈을 주식에 투자해 불려왔던 ‘마마 개미(엄마 투자자)’와 ‘파파 개미(아빠 투자자)’들도 예·적금으로 돌아서고 있다. 부모들의 마음이 바뀐 것은 글로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올해 코스피 지수가 30% 가까이 빠지는 등 전 세계적으로 주식시장이 침체됐기 때문이다. 최근 아기 돌잔치를 치른 주부 이진선(34)씨는 “축하금이 200만원 정도 들어와 아이 몫으로 재테크를 해주고 싶어 맘카페에 글을 썼더니 다들 적금이나 보험을 들어주라고 하더라”며 “작년에는 주식을 사주거나 펀드를 들어줬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했다.
지난해 부모들이 자녀 명의로 사주는 주식의 대명사로 꼽혔던 삼성전자와 테슬라는 1년 사이 주가가 고점 대비 40%가량 빠졌다. 지난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미성년 자녀에게 사줄 만한 주식으로 뽑았던 하이브, 카카오 등은 1년 사이 70% 급락했다.
자녀 대학 등록금 등 목돈 마련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던 ‘어린이 펀드’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 펀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 위주로 구성되어 장기 투자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주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어린이 펀드 26종은 올해 들어 평균 수익률이 -22.65%였다. 미래에셋 우리아이세계로적립식증권투자신탁이 -28.34%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많이 하락했다. 26개 펀드 중 올해 설정액이 늘어난 펀드는 8개에 불과하다.
어린이 펀드의 부진과 대조적으로 어린이 적금 금리는 점점 오르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판매하는 ‘우리 아기 첫걸음 정기적금’은 만 6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고 연 6% 금리가 적용되는데 최근 일부 지점에서는 연 8% 특판 상품을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