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7월에 이어 지난 12일 두 번째 ‘빅 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은행 예금 금리가 오르고 있다. 통상 1년 만기 정기예금을 많이 들지만,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1년 넘게 목돈을 묶어두기 망설이는 소비자가 많다. 기존에 들었던 상품을 해지하고 ‘예금 환승(갈아타기)’을 고민하기도 한다.
금리 인상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약정이율 그대로 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이나 6개월 이내의 단기 고금리 예금 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오는 11월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윳돈을 언제든 뺄 수 있는 단기 고금리 상품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중도해지 가능한 예금, 파킹통장처럼 이용
원래 정기예금은 만기를 채우지 못하면 약속한 이자를 받지 못한다. 그런데 저축은행 업계는 중도 해지해도 약정된 이자를 주는 정기 예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 상품들은 하루 만에 해지해도 약정 이자를 주기 때문에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 대용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OK저축은행의 ‘중도해지OK정기예금369′는 20일부터 연 4.1% 금리를 적용한다. 중도 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
하나저축은행의 ‘내맘대로 중도해지 정기예금(2년 만기, 연 4.2%)’은 만기 전 해지하면 약정이율을 모두 받을 수는 없지만 기존 정기예금보다 높은 중도해지 금리를 준다. 예치 기간이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일 경우 연 3.8%가 적용돼, 사실상 3개월 만기에 연 3.8% 금리를 받는 단기 예금 효과를 누릴 수 있다. 6개월 이상 맡기면 굳이 2년을 채우지 않아도 연 4.2%의 금리가 적용된다.
19일 기준 파킹통장 금리는 웰컴저축은행의 ‘웰뱅 직장인사랑 보통예금(연 3.8%)’이 가장 높다. 다만 100만원 이상 급여 이체 실적이 있어야 하고, 개인정보 수집 이용에 동의해야 하는 등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별다른 우대 조건 없이 약정금리를 가져갈 수 있으면서 중도 해지가 자유로운 예금이 뜨는 이유다.
◇1개월·3개월·6개월 단기예금도 인기
만기를 채운다 할지라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금리 인상 혜택을 놓치지 않으려면 단기 예금에 가입해야 한다. 이런 수요를 겨냥해 최근에는 3개월·6개월짜리 단기 고금리 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일 평택신협은 6개월 만기 연 5.25%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1년 미만 단기 예금 중 최고 수준 금리다. 광주문화신협의 6개월 만기 예금 금리는 연 5%다. 다만 신협에 거액을 예치할 때에는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조합의 경영평가등급 등 재무건전성 지표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1인당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들도 단기 예금 금리를 올렸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은 1개월만 넣어둬도 연 3.07%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은행 파킹통장 최고 금리(연 2.6%)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다음 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일부 재테크족들은 이런 초단기 상품에 여윳돈을 넣어두고 갈아탈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정기예금’은 3개월 이상일 때 연 3.7%, 6개월 이상이면 연 4.2%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