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3% 하락한 3만333.59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8% 떨어진 3665.78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0.61% 하락한 1만614.84에 마감했습니다.

[머스크 발언의 배경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T6Jh0Lajwl0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5% 넘은 기준금리 전망’, ‘CEO들의 침체 경고’, ‘넷플릭스 실적 의미’를 꼽았습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19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다양한 말을 쏟아 냈습니다. 테슬라는 굳건하다고 했지만,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얘기였습니다. 그는 “연준이 현재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전세계 경제를 고려하면 금리를 다시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또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 “만일 자동차의 앞 유리가 아닌 백미러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연준의 결정이 이해된다”라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늦었다는 걸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에서 발언의 배경을 자세하게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머스크 발언의 배경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T6Jh0Lajwl0

◇ 5% 넘은 기준금리 전망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0일 지수 스와프 시장에서 예측하는 내년 3월과 5월의 기준금리가 각각 연 5.02%와 연 5.03%로 연 5%를 넘어섰습니다. 이를 두고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트위터에 “새로운 이정표”라고 했습니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최종 기준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시장이 예측하는 기준금리(파란색)와 연준이 점도표에서 제시한 기준금리(주황색 점섬) 추이 비교. /자료=블룸버그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내년 3월 기준금리로 가장 높은 확률을 나타낸 것은 연 5~5.25%로 43.5%입니다. 내년 5월에는 역시 연 5~5.25%로 43.1%의 확률을 나타냈습니다.

이렇게 기준금리가 연 5%를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시중 금리도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시중 금리가 오르는 것은 주가에는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월가 증시는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연 4.24%를 기록했습니다. 전날보다 0.1%포인트 급등한 것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습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62%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달러 강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50엔 선을 뚫고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달러 강세는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해외 매출이 많은 미국 기업들의 경우에는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준금리 전망이 올라가는 이유는 연준 고위 인사들이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시사한 금리 수준보다 더 높게 갈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연준의 9월 FOMC 후 점도표에서는 연말에 연 4.4%, 내년 에 연 4.6%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신호를 줬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9일 한 컨퍼런스에 패널로 참석, “근원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고, 그 상승에 계속해서 놀라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근원 인플레이션 상황에 개선이 없다면 연 4.5~4.75%에서 멈추는 것을 지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연준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마저도 내년 봄에 기준금리가 4.5~4.75%가 적절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르시연방준비은행 총재. /로이터 연합뉴스

20일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는 뉴저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우리는 한동안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한 진전이 솔직히 실망스럽기 때문에 금리가 올해 말까지 연 4%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하커 총재는 필요하다면 더 긴축을 할 수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로켓처럼 갑자기 튀어 오른 뒤 내려올 때는 깃털처럼 움직인다”고도 했습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한 행사에서 패널로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높아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정책을 결정할 때 단순한 전망에 의존하기 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하락하는 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은 금리를 상당히 올린 후에 높은 수준에서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얘기도 하고 있습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의미있게 하락하려면 연준 금리가 4.5~4.75%까지 올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금리인상 기조는 내년 상반기 안에 마치고 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거의 유지만 하는 식으로 정책 방향을 틀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닐 카시카리 총재도 만약 근원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경우 연준이 내년 어느 시점엔가 금리 인상 행진을 멈출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연준 고위 인사들은 월가가 기대하는 향후 금리 인하를 하겠다는 언급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 CEO들의 침체 경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19일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한 다양한 말을 쏟아 냈습니다. 테슬라는 굳건하다고 했지만,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톤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보는 경제를 알 수 있어서 주목해 볼만한 내용입니다.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AP 연합뉴스

일단 테슬라 실적은 매출은 월가 전망에 못 미쳤지만, 이익은 월가 전망보다 좋았습니다. 테슬라의 3분기 매출은 214억 5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인 225억 달러를 밑돌았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1.05달러로 월가 전망인 1.03달러를 소폭 웃돌았습니다. 그렇지만 테슬라 주가는 20일 6.56% 하락했습니다.

머스크는 중국과 유럽의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를 질문에 대해 “중국은 부동산 시장에서 침체를 겪고 있고, 유럽은 에너지에 의해 주도되는 일종의 침체를 겪고 있다”며 “연준이 현재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전세계 경제를 고려하면 금리를 다시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만일 자동차의 앞 유리가 아닌 백미러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연준의 결정이 이해된다”라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이 늦었다는 걸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테슬라는 경기 침체 우려가 있음에도 전기차 생산을 줄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머스크는 “솔직히 우리는 해가 뜨건 비가 오건 간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이라며 “우리는 경기침체가 오건 오지 않건 간에 의미 있는 정도의 감산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직 CEO는 아니지만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베이조스는 지난 19일 트위터에 골드만삭스 CEO인 데이비드 솔로몬이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한 기사를 공유하면서 “(폭풍에 맞서 해치를 밀폐하듯이) 위기에 대비하라(batten down the hatches)”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제프 베이조스가 올린 트위터 내용. /자료=트위터

연준도 전날 발표한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경기 침체’ 언급을 13차례나 했습니다. 이전에 나온 9월 보고서에서 경기 침체를 10차례 언급한 것보다 늘어난 것입니다. 또 베이지북에서 “수요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경제 전망이 더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베이지북은 지난 9월부터 10월7일까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 별로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입니다. 오는 11월 1~2일 열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됩니다.

베이지북은 “여러 분야에서 노동 수요가 얼어붙었다”며 “일부 분야에서는 기업들이 불경기 우려 속에 신규 채용을 망설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9월 베이지북에서 “고용은 대부분 지역에서 적당한 속도로 증가했다”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비관적인 톤이 강해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은 21만4000명으로 월가 전망인 23만 명보다 적었습니다. 또 전주에 비해서도 1만2000명 줄었습니다. 고용 부진이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실업수당 신청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연준 베이지북에서 소매 지출은 비교적 보합으로 평가됐음. 자동차 판매의 경우 재고 문제와 높은 가격, 금리 인상 등으로 여전히 부진하다고 평가됐지만, 레저 활동과 출장 재개 등에 힘입어 여행 활동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소매판매 추이. /자료=미 상무부

실제 아직 소비는 괜찮다는 말을 CEO들이 하고 있습니다. 존 퍼너 월마트 미국 CEO는 19일 NBC의 ‘투데이쇼’에 출연해 “우리는 분명히 시장을 밀접하게 관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고객에서 발견한 것은 지출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이다. 미국에는 상당한 수요가 있고 우리는 이것이 지속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 넷플릭스 실적 의미

스트리밍 서비스 세계 1위 기업 넷플릭스는 지난 18일 주식시장 마감 후 2022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실적과 신규 가입자수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넘었습니다. 주가는 19일 13% 상승했습니다.

한편 20일 장 마감 후에 온라인 광고 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업인 스냅이 실적을 발표한 것도 알아보겠습니다. 3분기 매출이 11억3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 11억4000만 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6%로 2017년 상장한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 매출 성장에 머물렀습니다. 스냅의 매출은 대부분 온라인 광고에서 나옵니다. 스냅의 성장이 더뎌진 데 투자자들이 실망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25%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화면에 스냅 회사 로고가 비처지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다시 넷플릭스를 보겠습니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가입자수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3분기 가입자수가 다시 순증가 한 것으로 전환했고 광고형 요금제 등 다양한 신규 서비스들과 함께 긍정적인 향후 실적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번 실적 발표에서 경쟁사들과 확연히 차별화된 실적을 거두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유일하게 돈을 버는 OTT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기업이라는 것입니다. 경쟁사들이 모두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 전체적으로 100억 달러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반면 넷플릭스는 5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의 흑자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디즈니, HBO를 비롯한 경쟁사들은 OTT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유료 가입자수 2억명이 넘는 유일한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으로 확고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통해 경쟁사를 앞서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콘텐츠 제작비용이 상승하는 추세여서 넷플릭스와 경쟁사들의 실적 격차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넷플릭스가 11월 3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12개 국가에서 시행하게 될 광고형 요금제(Basic with Ads)였습니다. 이 요금제를 가입하게 되면 1시간에 4~5분쯤 광고를 시청해야 하지만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넷플릭스의 콘텐츠들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광고형 요금제를 6개월만에 출시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광고주들의 초기 수요가 강력하다고 표현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업이 매우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넷플릭스가 보유한 강력한 콘텐츠들과 시청자들을 타켓팅 하는 기술들이 광고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넷플릭스는 2억 명 이상의 유료 가입자들을 가진 유일한 스트리밍 서비스이기 때문에 고객 데이터의 정확도가 높고 고객들의 콘텐츠 충성도가 높습니다. 때문에 광고주들은 타 광고보다 더 높은 비용을 넷플릭스에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 VOD(주문형 비디오)에 비해 CPM(100회 노출 당 가격)이 2배에서 3배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넷플릭스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넷플릭스는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광고형 요금제는 화질이 떨어지는 저가형 요금제 가입자들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고화질을 시청하는 고객들의 이탈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습니다. 광고형 요금제를 통해 신규 가입이 많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확한 수치를 제공하지는 않았습니다. 또 내년 초부터는 계정을 공유하고 있는 사용자들을 유료회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며 게임에 대해서 확장 의지를 명확히 했습니다. 올해 많은 우려가 나왔던 넷플릭스가 새로운 요금제와 서비스들을 통해 가입자수와 수익성을 다시 올릴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의 금리 상승세가 월가 증시에는 악재가 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확실하게 정점을 찍었다는 지표가 나와야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누그러질 수 있다는 말이 많습니다. 물가 지표를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용과 소비는 여전히 좋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경기 침체는 주가에 악재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도 잘 들어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세계 1위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가 다시 실적 증가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빅테크 기업들의 향후 전망에도 큰 영향을 줍니다. 사업 재편에 성공해서 다시 주가 상승의 동력을 만들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