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10년만에 ‘삼성전자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룹 콘트롤타워인 과거 구조조정본부나 미래전략실과 같은 조직이 부활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미래전략실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해체됐고, 현재 삼성은 ‘사업지원TF’(전자 부문) ‘금융경쟁력제고TF’(금융 부문) ‘EPC경쟁력강화TF’(제조 부문) 등 임시 형태의 전략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 이 회장의 사면 복권(復權) 이후, 삼성 안팎에서는 그룹 콘트롤타워를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지만, 여전히 재판 절차가 끝나지 않은데다 과거 콘트롤타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인해 삼성 내부에선 여전히 신중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회장 취임 이후 경영 보좌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지만, 현재 TF 구조에서도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만큼 검토는 하되 당장 서두르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이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변수다. 사실 회장 취임은 이사회 의결 사항이 아닌데도, 이사회를 거쳐 회장에 취임하면서 이사회에 더욱 힘이 실리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 재계의 해석이다. 만약 콘트롤타워가 생긴다면 이사회와 역할을 어떻게 나눠야 할 것인지, 아직 등기이사가 아닌 이 회장이 별도의 콘트롤타워를 통해서 그룹 경영을 하는 것이 적합한지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0년 3월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콘트롤타워 조직을 만들었을 때도, 실장을 내정하고 조직 구조를 구상하고 인사를 하는데까지 수개월이 걸렸다”면서 “만약 별도 조직이 생긴다해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