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61% 상승한 3만2033.28에 마감했습니다. 반면 S&P500은 0.61% 떨어진 3807.30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63% 하락한 1만792.67에 마감했습니다.
[마이크윌슨의 증시 전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8_DvPeua8Pk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성장 서프라이즈’, ‘비관론자의 바닥’, ‘빅테크 실적 포인트’를 꼽았습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미국 증시의 베어마켓(약세장)이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고 얘기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마이크 윌슨은 26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약세장은 아마도 내년 1분기 쯤에 끝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는 “내년 2분기에도 어려움은 있겠고, (다른 회사들보다) 여전히 시장을 더 어둡게 보고 있긴 하나, 피벗(전환)에 기댄 기술적 반등과 매수 시도는 유의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윌슨은 단서를 달았는데요. 방송에서 전망의 근거와 함께 단서의 내용도 알아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마이크윌슨의 증시 전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8_DvPeua8Pk
◇ 성장 서프라이즈
미 상무부는 27일 미국의 3분기(7~9월) 성장률이 전기 대비 연율로 2.6%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예상인 2.4%를 넘어선 것입니다. ‘성장 서프라이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는 1분기 -1.6%, 2분기 -0.6% 등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현재 상황에서 침체가 이미 왔다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3분기 성장률로 예상을 뛰어 넘는 숫자가 나오면서 당장 침체 상황이라는 우려에서는 벗어나게 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3분기 성장률 지표를 자랑하면서 비관론자들(doomsayers)의 주장과 달리 미국 경제는 침체에 들어가지 않았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이 같은 성장으로 인해서 미국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21년 말 수준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습니다.
하지만 향후 성장 경로가 계속될 지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미 연준이 올해 3월부터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빅스텝(0.5%포인트 인상), 3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등으로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준은 올해 미국 성장률이 0.2%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성장률이 높게 나오면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론이 쑥 들어가는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기 때문에 월가에는 ‘양날의 칼’입니다. 성장이 좋아서 기업 실적이 나아지면 주가에는 호재이지만, 연준의 긴축으로 유동성이 줄어드는 것은 주가에 악재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GDP 속을 들여다 보면 앞으로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주택 투자는 연율로 무려 26%나 감소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면서 신규 주택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전체 투자는 8.5%나 감소했습니다.
또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도 둔화되는 모습입니다. 3분기 개인 소비 증가율은 1.4%로 2분기의 2.0%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나왔습니다.
분기별 GDP 지표가 후행적이라는 점도 지목되기도 합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향후 12개월 동안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7월 조사의 49%에서 63%로 높여 잡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올 들어 물가 상승률이 높은데 예상보다 소비가 덜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도 적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소비가 어떤 영향을 받을 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이날 맥도널드가 실적을 발표했는데, 3분기에 동일 매장 매출이 9.5%나 증가해 예상치 5.8%를 훌쩍 뛰어 넘었습니다. 맥도널드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켐프진스키는 “3분기 실적은 글로벌 비교 매출이 거의 10% 증가하면서 광범위한 비즈니스 모멘텀을 보여줬다”고 했습니다. 다만, 켐프진스키는 이런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미국에서 완만한 침체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을 하기는 했습니다. 금융 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말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국 1위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경제에 허리케인이 오고 있다고 했지만, 2위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의 CEO 브라이언 모이니핸은 미국 소비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낙관론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한편 높은 물가 상승률 때문에 물가까지 반영한 명목 GDP 성장률은 3분기에 6.7%를 기록했습니다. 명목 성장률로 보면 1분기 6.6%, 2분기 8.5% 등으로 상당히 높은 성장 추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향후 미국의 성장 추이와 침체 가능성을 주목해 봐야 할 것입니다.
◇ 비관론자의 바닥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이번 미국 증시의 베어마켓(약세장)이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일찍 끝날 수 있다고 얘기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마이크 윌슨은 지난 26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약세장은 아마도 내년 1분기 쯤에 결국 끝날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는 “물론 이런 전망은 수정될 수 있으며, 시장이 다시 하락 추세로 돌아서서 S&P500이 3600을 하향하게 된다면, 다시 비관론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덧붙이기는 했습니다. 앞서 마이크 윌슨은 지난주에 베어마켓 랠리로 이번에 S&P500이 4150까지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는 “물론 내년 2분기에도 어려움은 있겠고, (다른 회사들보다) 여전히 시장을 더 어둡게 보고 있긴 하나, 피벗(전환)에 기댄 기술적 반등과 매수 시도는 유의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6월 S&P500 전망으로 3900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마이크 윌슨은 경기의 경착륙까지 겹치는 최악의 경우 3000~3200까지 주가가 떨어질 수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만간 바닥을 볼 수 있다는 마이크 윌슨의 전망은 월가 일각에서 나오는 펀드 매니저들이 ‘최후의 항복(capitulation)’ 선언을 하는 분위기라는 평가와 맥이 닿아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수석 투자 전략가 마이클 하트네트는 앞서 10월 펀드 매니저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펀드 매니저들이 거시적인 항복, 투자자 항복, 정책 항복의 비명을 질렀다”고 하면서 주가 바닥이 연준이 금리 인상 추세에서 피벗(전환)을 하게 되는 내년 상반기에 나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사에서 펀드 매니저들의 현금 보유 비중은 6.3%로 2001년 4월 이후 가장 높을 정도로 주식에 비관적이었다고 했습니다.
증권사 에드워드존스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에 시장에 비관론이 최고조로 확산됐을 때 3개월 후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곤 했다고 합니다. 비관론이 바닥을 쳤던 2018년 12월, 2019년 8월, 2020년 5월, 2021년 9월 이후 3개월 주가 상승률은 각각 7%, 6%, 17%, 4%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바닥을 위한 조건이 아직 보이지 않다면서, 최근 금리 상승이나 침체 가능성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JP모건의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빅은 최근 연초에 했던 올해 연말 S&P500 전망이었던 4800이 내년에나 달성될 수 있다고 전망을 미루기도 했습니다.
월가에서 다수는 주가에 바닥이 분명하게 보이려면 연준이 통화 정책에 대한 태도를 바꾸는 피벗이 가시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또 미국 경제가 연착륙하고 있다는 게 지표 상으로 확연하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향후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간다면 주가는 한 단계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전반적인 월가의 분위기입니다.
한편 캐나다 중앙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예상(0.75%포인트 인상)보다 적은 0.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캐나다 중앙은행 티프 맥클렘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긴축단계가 끝을 향해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주요국 중앙은행장 중 가장 먼저 금융시장이 바라던 ‘피봇’을 얘기한 것입니다. 맥클렘 총재는 “높은 금리가 성장에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며 “이는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이라며 속도조절 명분을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27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두 번 연속으로 75bp 큰 폭 금리인상을 결정했다”며 그는 이런 결정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거둬들이기 위해 상당한 진전(substantial progress)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향후 경로에 대해서 라가르드 총재는 “이미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 할 일이 더 많다”며 추가 인상을 시사했습니다.
◇ 빅테크 실적 포인트
이번 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25일 장 마감 후, 메타(페이스북 모회사)가 26일 장 마감 후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27일 장 마감 후에는 애플과 아마존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애플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은 1.27달러로 시장 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인 1.29달러보다 높았습니다. 매출도 901억5000만 달러로 월가 전망인 889억 달러를 상회했습니다. 아이폰 매출은 426억 달러였는데, 작년의 389억 달러보다는 좋았지만 월가 전망인 430억 달러에는 다소 못 미쳤습니다. 아이폰 매출이 월가 전망보다는 낮다는 말이 나오면서 애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4%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지만 낙폭을 줄이는 모습입니다.
아마존의 3분기 EPS는 28센트로 월가 전망인 22센트보다는 높았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1271억 달러로 월가 전망인 1274억 달러보다는 다소 낮았습니다. 그러나 클라우드 부문인 AWS의 성장률이 27.5%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33%)보다 낮게 나오고 4분기 전망 어둡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20% 가까이 폭락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에 실적에서 핵심은 클라우드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전날 7.7% 급락했고, 이날은 1.98% 하락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MS오피스, 팀즈, 링크드인, X-box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가지고 있는 최고의 기업이지만 지난 10년간의 성장은 클라우드 사업이 이끌어 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 Azure(애저)는 공공 클라우드 분야에서 아마존의 AWS에 이어 세계 2위로 성장했고 현재 회사의 이익의 40%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분기 비교적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하락했는데 클라우드 사업에 대해 예상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까지 대규모 장기계약들이 몰리면서 클라우드 매출이 급증했지만 향후에는 완만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한 전력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기 때문에 향후 성장을 자신했지만 투자자들은 더 높은 성장을 기대했고 경기 부진이 클라우드 산업 전체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메타 실적에서 포인트는 기존 소셜미디어의 노후화와 메타버스 관련 비용 증가입니다. 메타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24.6%나 폭락했습니다.
메타는 올해 내내 실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애플이 앱스토어의 개인 정보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광고 매출에 타격이 있었고, 광고 경기 부진으로 인해 지난 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습니다. 특히 유럽 지역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집니다. 메타는 메타버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 메타버스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의 매출은 오히려 줄었고 적자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메타는 향후에 메타버스에 더 많은 비용을 투입할 계획이며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와 협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메타가 메타버스사업에서 어떤 수익 모델을 통해 실적을 회복시킬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알파벳 실적에서 포인트는 견조한 광고 매출에 더불어 유튜브 쇼츠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구글 주가는 실적 발표후 전날 9.1% 급락했고, 이날은 2.9% 하락했습니다.
알파벳은 달러 강세, 급증한 인건비 등으로 인해 실적이 부진했지만 주력 사업이 검색 광고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경쟁사들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클라우드 사업에 대해서도 향후 다양한 서비스, 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사업전망과는 대비됩니다.
알파벳의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유튜브 쇼츠에 대한 사업 전략입니다. 알파벳은 2020년부터 주력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쇼츠 비디오 사업을 진행해왔으나 수익화를 하지 않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유튜브 쇼츠의 월간 이용자수는 16억명으로 경쟁사인 틱톡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알파벳은 이를 바탕으로 최근 광고를 통한 매출을 시작했고 내년 초부터 크리에이터들과 광고 수익 공유를 통해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튜브는 현재 월간 이용자수가 26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으로 쇼츠가 더해질 경우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여러 대외 여건들이 빅테크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일류 기업들의 각각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사업 전략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보여줄 새로운 비즈니스와 실적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경제가 3분기에 깜짝 성장을 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다만 소비와 투자에는 먹구름이 껴 있습니다. 미국 경제가 침체로 들어설 지 아니면 연착륙에 그칠 지 월가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둘째, 월가의 비관론자들이 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얘기를 하고 있어서 화제입니다. 주가 맞추기는 전문가들도 쉽지 않습니다. 물론 주가도 사이클이 있어서 하락하면 언젠가 상승 추세로 바뀌기 마련입니다.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되 자신만의 판단으로 투자 전략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셋째, 빅테크 기업들이 우울한 실적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실적 악화에 대응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이 보여줄 새로운 비즈니스와 실적에 주목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