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에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17% 상승한 3만3592.92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87% 오른 3991.73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1.45% 급등한 1만1358.41에 마감했습니다.

[영상으로 내용 확인] : https://youtu.be/UabicslcOmQ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세 가지 포인트로 ‘미국 소비도 저가 매수?’, ‘연준의 말 잔치’, ‘주가 경로 갑론을박’을 꼽았습니다.

펀드스트랫의 공동 창업자이자 리서치 헤드인 톰 리는 15일 “소비자물가의 둔화로 인해 연말에 S&P500이 지금보다 추가로 25%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세계적인 가치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계속해서 ‘저가 매수(buy the dip)’ 하고 있다는 소식도 향후 주가 상승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향후 미국 증시 전망을 집중적으로 다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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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소비도 저가 매수?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의 행방이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아직 확연하게 소비가 침체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소비 둔화 신호들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 소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일자리 축소는 소비에 직격탄을 던집니다. 물가 피크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소비는 어디로 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통 업체들이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소비가 어디로 가는지 가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날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1.5달러로 시장 정보 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월가 전망인 1.32달러 보다 높았습니다. 매출은 1528억 달러로 역시 월가 전망 1477억 달러보다 높았습니다.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9%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 증가해 월가 전망인 3.6%를 뛰어 넘었습니다. 월마트 주가는 이날 6.5% 급등했습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 월마트 매장. /AP 연합뉴스

다만, 미국인들은 물가 상승에 따라 싼 물건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월마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존 데이비드 레이니는 “미국 소비자들이 비싼 고기보다는 핫도그, 콩, 땅콩 버터 등 좀더 저렴한 단백질 상품을 사고 있다. 소비자들은 TV나 에어 플라이어 등을 사기 위해 세일 행사를 기다리고 있고, 의류나 가재도구에 돈을 덜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인테리어 전문 마트인 홈디포도 월가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주당순이익은 4.24달러로 월가 전망 4.12달러를 넘었고, 매출도 388억 달러로 월가 전망인 379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주택 경기 악화로 실적이 안 좋을 것이란 전망을 불식시킨 것입니다. 홈디포 주가는 이날 1.6% 올랐습니다.

유통 업체들이 월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소비가 아직은 본격적인 침체를 보이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에서 3.7달러 대로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오히려 소비 여력이 생겼다는 말도 나옵니다.

16일 나올 예정인 10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1% 증가할 것으로 월가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9월에 소매판매는 전달과 같은 수준으로 나왔지만 다시 증가세를 보인다는 예상입니다.

여기에 연말 쇼핑 시즌에 대한 기대도 여전합니다. 미국소매협회(NRF)는 올해 11~12월 연말 쇼핑 시즌의 매출 증가율을 6~8%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작년 연말 쇼핑 시즌에는 ‘보복 소비’ 등으로 인해 전년보다 13.5% 증가했고, 2020년에도 9.3% 나 증가한 것보다는 낮지만 지난 10년간 증가율 평균인 4.9% 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

물가는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 나온 미국의 10월 생산자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0%로 상승했습니다. 전달의 8.4%보다 상승폭이 둔화됐습니다. 지난 3월 11.9% 급등한 이후 상승세가 꺾이고 있는 것입니다. 전달 대비로도 0.2% 올라 월가 전망인 0.4% 증가보다 낮았습니다. 생산자물가는 2~3개월 후에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가 피크(정점)를 지났다는 전망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생산자물가 상승률 추이. /자료=미 노동부

하지만 소비 둔화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1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4.7로 전달의 59.9보다 하락하면서 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미시간대는 “모든 구성 요소들이 전월보다 하락했지만 내구재 구매 여건이 11월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글로벌 요인과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되면서 불안정한 심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빅테크들의 대규모 감원 소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메타(페이스북 모회사)가 1만1000명을 감원하겠다는 데 이어 아마존이 1만명의 직원을 감원하겠다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또 기대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에 소비가 위축될 수 있습니다. 미시간대 11월 조사에서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5.1%로 전달의 5.0%보다 상승했습니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도 3.0%로 전달의 2.9% 보다 올랐습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의 10월 소비자 조사에서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5.4%에서 5.9%로, 3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8%에서 3.1%로 올랐습니다.

미국 소비는 향후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면서,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방향도 볼 수 있는 지표입니다.

◇ 연준의 말 잔치

연준 고위 인사들이 향후 금리 경로를 두고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피벗(정책 전환) 가능성을 두고 약간의 뉘앙스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 연준은 이미 4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 등으로 금리를 연 3.75~4%로 올려 놓은 상태입니다.

비둘기파의 대표 인사라고 볼 수 있는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방점을 찍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는 지난 14일 블룸버그가 주최한 대담에서 “아마도 금리 인상을 더 느린 속도로 가는 것이 조만간 적절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최근 소비자물가 지표는 (연준이 정책 결정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약간 후퇴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환영할만하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 연준 부의장. /AP 연합뉴스

다만, 금리 인상 보폭을 줄이는 것은 이미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표를 통해 연말 4.4%, 내년 4.6%로 제시하면서 이미 어느 정도 신호를 줬던 것입니다. 파월 의장이 11월 FOMC 후에 최종금리는 더 높아질 것을 시사하기는 했습니다. 연준은 점차 금리 인상 속도를 줄여가겠지만, 시장이 과잉 낙관론에 빠지지 않도록 기대를 낮추는 발언을 흘리고 있습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도 “하지만 정말 강조해야 할 점은 우리가 그 동안 많이 했지만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돌아오는 몇 개월 내에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하커 총재는 고용 시장이 뜨겁기는 하지만 경제가 둔화되는 징후들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하커 총재는 “신용카드 구매 데이터를 보면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느려지고 있다는 것이 보이고, 주택 투자도 약화됐고 제조업의 붐도 기울어지기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매파의 대표 주자 중 한 명인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지난주 말 UBS 주최 행사에서 “연준이 12월 혹은 이후 회의에서 50bp(bp=0.01%포인트)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가까워질 때까지 금리는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7.7%로 월가 전망보다 더디게 오른 것으로 나왔지만,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둔화에 시장이 너무 앞서갔다”고 우려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모두 심호흡을 하고 진정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 가야 할 길이 있다”며 “다음이나 그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듯 보이다가 다시 높아지는 경우가 지난 1년간 몇 차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미 연준 이사. /AP 연합뉴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15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희망이 조금씩 보이기는 하지만, 광범위하게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기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우리의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아직 거기에 있지 못하고, 좀 더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편 12월 금리 인상 폭은 빅스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12월 빅스텝 확률은 85.4%입니다.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이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미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확률(15일 현재). /자료=시카고상품거래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금리는 연 5%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블룸버그의 11월 1~4일 이코노미스트 대상 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내년 3월까지 기준금리를 연 5%로 올리고 내년 대부분 기간 동안 그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예측을 고수했습니다.

◇ 주가 경로 갑론을박

10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소위 ‘몬스터 랠리’라고 불리는 주가 반등이 나타났음. 이후 경로를 두고 월가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대표적인 낙관론자였던 JP모건의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빅은 10월 소비자물가 데이터가 중앙은행의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낙관적인 전망을 조정한다고 했습니다. 주식에 대한 비중확대 포지션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랠리를 주식 비중을 줄이는 기회로 활용하라고도 했습니다. 콜라노빅은 미 연준의 금리가 연 5%에 가까워지고 있어 연준이 좀 더 유의미한 전환을 보여주지 않으면 경기 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를 유지했습니다.

마르코 콜라노빅 JP모건 글로벌 전략가. /콜라노빅 트위터

베어마켓 랠리를 전망하고 있는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장기적으로는 랠리 후에 주가가 다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윌슨은 “현재의 전술적 랠리 이후 내년 1분기 어느 시점에 S&P500 지수가 실적 위험으로 인해 3000~3300까지 하락할 것”이라며 “이는 실적 침체의 전형적인 형태인 주당순이익(EPS) 저점에 앞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 이후 성장에 다시 가속도가 붙으면서 연말에는 3900으로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윌슨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주가를 끌어내릴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이번에 내년 S&P500의 EPS 전망을 기존보다 8% 낮춘 195달러로 봤습니다. 올해보다 11%쯤 줄어든 수준입니다. 다만, 헬스케어, 유틸리티, 에너지 등 방어주는 비중을 확대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강한 낙관론을 펼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펀드스트랫의 공동 창업자이자 리서치 헤드인 톰 리는 소비자물가의 둔화로 인해 연말에 S&P500이 지금보다 추가로 25%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톰 리는 소비자물가가 더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을 3가지 포인트로 찾았습니다. 첫째, 주거비가 의미 있는 둔화세를 보였다는 것입니다. 소비자물가 중 주거비는 23% 이상을 차지하는 데, 그 중 귀속임대로(OEM)가 전달대비 0.6% 올라서 8월(0.7%), 9월(0.8%)보다 둔화됐습니다. 그런데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해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내구재 소비자물가가 전달보다 0.7% 떨어지고 전년 대비 8.4% 떨어지는 등 내구재에서 채찍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채찍 효과는 초기의 작은 변화가 큰 변화로 이어지는 것을 가리키는데, 공급망에서 소비자의 작은 수요 변화가 도매상, 유통업체, 제조업체, 원자재 업체에 걸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중고차 가격 하락이 큰 폭의 소비자물가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고 해석합니다. 셋째로 건강보험료도 전달에 4% 떨어져 큰 폭으로 둔화했고 추가 하락 가능성도 높다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고 했습니다.

톰 리 펀드스트랫 창업자./펀드스트랫

톰 리는 이런 이유로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큰 폭으로 둔화할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가 3~4개월 동안 전달 대비 0.3% 오르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게 되고 12월 이후 금리 인상 중단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고,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톰 리는 12월에 또 한 번의 완화된 소비자물가 보고서를 받게 되고, 여기에 더해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까지 나오면 S&P500은 최근 저점(장중 3491)보다 25% 이상 오른 450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세계적인 가치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계속해서 ‘저가 매수(buy the dip)’ 하고 있다는 소식도 향후 주가 상승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3분기에 주식을 90억 달러 어치 매수했고, 매도를 뺀 순매수로는 37억 달러를 사들였습니다. 특히 3분기에 대만의 반도체 회사인 TSMC 주식을 처음으로 매수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높습니다. 미국 소비는 경제 연착륙 여부나 기업 실적을 가늠할 때 중요한 요소입니다. 소비 추이도 잘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둘째, 연준 고위 인사들이 향후 금리 인상 폭의 둔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금리 자체는 높은 수준입니다. 연준의 금리 행보에는 물가가 중요한만큼 물가 추이를 잘 봐야 하겠습니다. 셋째, 향후 월가 주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여전합니다. 주가 예측은 전문가들도 쉽지 않습니다. 주가 분석의 이유를 잘 따져보는 한편, 자신만의 관점을 갖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