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올해 3분기까지 -7%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주식에서 -25.47% 하락률을 겪은 영향이 컸다.
29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민연금기금 수익률이 -7.06%로 집계됐다. 지난 6월말 기준 -8%에서 소폭 개선된 수치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올해 연말까지 세계 경제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이대로 가면 연기금의 올해 연간 수익률은 2018년에 이어 4년만에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설 전망이다.
기금 적립금은 지난해 말 948조7190억원에서 52조1000억원 감소해 89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별로는 국내 주식이 -25.47%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해외 주식과 국내 채권은 각각 -9.52%, -7.53% 손실을 봤다. 반면 해외채권(6.01%)과 대체투자(16.24%)에서는 수익이 났다.
올해 내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국민연금 측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인 통화 긴축기조를 보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공급망 문제가 심화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9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예상치 상회, 유럽 에너지위기 경계감 및 영국발 재정불안 등이 국·내외 증시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분석했다.
해외채권과 대체투자에서 수익이 난 것은 대부분이 이자·배당수익과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이익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투자의 연중 수익률은 공정가치 평가액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여서 올해 말 공정가치 평가가 반영된 결과가 나오면 이 또한 수익률이 줄어들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9월까지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를 겪었다. 올해 주요 지표 추이를 보면 국내 코스피가 9월 기준 전년말 대비 27.61% 하락했고 미국 S&P500는 -23.62%, 글로벌 MSCI ACWI(ex-Korea, USD)는 -24.60% 등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환율은 전년말 대비 21.03% 오른 상태다.
동기간 노르웨이 GPFG(-18.2%), 네덜란드 ABP(-16.6%), 캐나다 CPPIB(-6.8%), 미국 CalPERS(-15.9%), 일본 GPIF(-3.8%) 등 해외 주요 연기금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글로벌 투자환경은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저성장이라는 복합위기에 직면했다”며 “국민연금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투자기회 모색 등을 통해 수익률 제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