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56% 하락한 3만4395.01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0.09% 떨어진 4076.57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나스닥은 0.13% 상승한 1만1482.45에 마감했습니다.
[미국 증시 최신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Y4A09jXVBjA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조기 산타 랠리 올까’, ‘파월은 뭘 바꿨나’, ‘애플을 둘러싼 이슈들’을 꼽았습니다.
성탄절을 전후 해서 나타나는 상승장을 ‘산타 랠리’라고 합니다. 올해는 ‘베어마켓 랠리’가 이어지면서 12월 초부터 증시 분위기가 좋아질 지 월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 자료를 보면, 다우지수는 12월에 71%의 확률로 상승장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다른 어떤 달보다 상승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시각이 있는데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내년 1분기에 기업 실적 악화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3000~3300 쯤까지 빠져 주가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19~26%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방송에서 보다 자세하게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미국 증시 최신 분석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Y4A09jXVBjA
◇ ‘조기’ 산타 랠리 올까
성탄절 전후 해서 나타나는 주가의 상승세를 ‘산타 랠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나타나고 있는 ‘베어마켓 랠리’가 이어지면서 12월 초부터 증시 분위기가 좋아질 지 월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11월에 다우지수는 5.2% 올랐고, S&P500은 4.9%, 나스닥은 3.8% 상승했습니다.
전날 파월의 발언을 좋게 해석하면서 나스닥이 4.4% 오르는 등 월가 주가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날은 나스닥과 S&P500의 방향이 엇갈리는 등 주가가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일단 그간 12월 주가는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은 보여왔습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 자료를 보면, 다우지수는 12월에 71%의 확률로 상승장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연중 다른 어떤 달보다 상승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다우지수는 12월에 평균 1.4% 올라 7월에 이어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은 달이었습니다. S&P500의 12월 상승 확률은 73%, 나스닥은 61%이었습니다. S&P500은 12월에 평균 1.4%, 나스닥은 1.7% 올랐습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12월 상승 확률이 83%나 되고, 평균 상승률은 2.8%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월가 주가에는 인플레이션이 피크 아웃(정점을 찍고 하락) 한다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반영되고 있습니다. 또 강달러가 둔화되면서 해외 매출이 많은 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시각도 있는데다,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금융 리서치 회사 TS롬바르드에 따르면, S&P500은 지난 10월 저점 이후 13% 올랐고, 4분기 들어서는 1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통상적인 4분기 평균 랠리 4.3% 상승의 두 배에 달해 부담이 된다는 것입니다.
ISM(공급관리협회)이 이날 발표한 미국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달의 50.2보다 낮아졌을 뿐 아니라 기준선인 5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0 아래인 ‘위축’ 국면을 나타낸 것입니다.
2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11월 일자리 동향에 대해서 월가는 20만 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10월의 26만1000명에서 둔화되는 것으로 전망하는 것입니다. 앞서 ADP연구소가 발표한 11월 민간 고용은 12만7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월가 전망치인 19만 명을 훨씬 밑도는 것이었습니다. 또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2.9%로 수정됐고,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이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4분기 전망도 2.8%가 나오고 있어 당장 경기 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월가 기관들은 속속 내년 주가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월가 스트래터지스트 41명에게 내년 S&P500 전망을 조사한 결과했더니 평균 4200을 전망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주가보다 고작 3%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8월에 로이터통신이 조사했을 때는 평균 4700이었는데, 눈높이가 많이 낮아진 것입니다. 주요 금융회사 중에는 JP모건이 4200을 전망했고, 모건스탠리가 3900을 전망했습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4000을 전망했습니다.
다만 내년 1분기나 상반기에는 출렁임이 강해서 주가가 많이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내년 1분기에 기업 실적 악화가 주가에 반영되면서 3000~3300 쯤까지 빠지고 주가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19~26% 하락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JP모건의 전략가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자스는 연준의 과잉 긴축으로 내년 상반기에 S&P500이 12%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전략가 사비타 서브라마니언은 S&P500 목표를 4000으로 제시했지만, 최악의 경우 3000에 이를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 데이비드 코스틴은 내년 경제 연착륙을 전망하면서도 1분기쯤에 3600까지 하락하고 나서 연말에 4000선으로 회복하는 것을 기본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 파월은 뭘 바꿨나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달 30일 브루킹스연구소 연설과 문답을 통해서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주요 메시지는 지난달 2일 끝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 기자회견 밝힌 ‘최종금리는 더 높아지지만, 속도 조절에는 나선다’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월가는 환호했습니다.
월가는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라는 얘기도 있지만, 파월도 약간의 뉘앙스를 바꿨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우선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을 강하게 얘기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11월 FOMC 후에 가장 매파적인 발언으로 해석됐던 것은 “최종금리는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었는데, 파월은 당시 이를 앞세워서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거꾸로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을 강조했다는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릴 정도의 제약적 수준에 근접하고 있어서 인상 속도를 다소 낮추는 게 합리적”이라며 “12월에 더 작은 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연준은 올 들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서 4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했습니다. 1980년 대 이후 가장 빠른 금리 인상이라는 평가입니다.그런데 이런 파월의 발언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이 전례 없는 4연속 0.75%포인트 인상에서 물러나 (12월에) 0.5%포인트만 올리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파월의 발언 이후 12월 13~14일 열리는 다음 번 FOMC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할 확률은 다소 높아졌습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서 12월 빅스텝 인상 확률은 81.8%였습니다. 발언 전에 이 확률이 60%대 후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높아진 것입니다.
대신 최종금리와 관련해서는 파월 의장은 11월 FOMC 후에는 ‘꽤 높아질 것(a lot higher)’이라고 언급했었는데, 이번에는 ‘다소 높아질 것(somewhat higher)’이라고 했습니다. 조금은 완화된 표현을 써서 최종금리가 아주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뉘앙스를 풍겼다는 것입니다. 월가에서 최종금리 전망은 기존의 연 5%에서 이날 4.9%로 다소 낮아졌습니다.
또 파월 의장이 과잉 긴축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을 월가는 비둘기파적인 신호라고 해석했습니다. 파월은 “섣부른 인하를 원하지 않기에 과잉 긴축 또한 원하지 않는다(don’t want to over-tighten policy because cutting rates is not something we want to do soon)”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를 무너뜨리고 그 여파에 대처할 정도로 공격적인 인상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파월은 “그런 접근은 전혀 하지 않는다(I wouldn’t take that approach at all)”이라고 했습니다.
이 밖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파월 의장의 경계감이 누그러졌다고 월가는 해석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연설에서 미국 물가를 공산품, 주택(임대료), 임대료를 제외한 서비스로 나눠서 설명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공산품 물가의 경우 지금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향후 몇 개월 뒤부터는 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주거비에 대해서도 내년부터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미 신규 임대료는 하락하기 시작했지만 시차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임금과 관련이 높은 서비스 물가에 대해서는 아직 하락 추세가 뚜렸하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발표된 10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전년 대비 6.0%로 전달의 6.3%보다 둔화됐습니다. 전달 대비로는 0.3% 상승했습니다. 근원 PCE 물가도 전년 대비 5.0%로 전달의 5.2%에서 둔화됐습니다. 근원 PCE 물가는 전달 대비로는 0.2% 상승에 그쳐서 전달의 0.5% 상승에서 크게 둔화됐습니다.
◇ 애플을 둘러싼 이슈들
시가총액 세계 1위 미국 애플의 주가 조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애플의 주가는 연초 이후 11월 30일까지 16.6% 하락했습니다. 1일에는 0.19% 상승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 정저우 공장 코로나 봉쇄, 트위터 인앱 결제 관련 일론 머스크와의 논쟁 등 여러 이슈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애플의 최근 주가 부진은 중국 정저우 공장이 코로나로 봉쇄된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애플의 최대 위탁생산기업인 대만 폭스콘은 중국 정저우 지역에 최대 생산기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폭스콘은 이 지역에 90개 이상의 라인과 30만명 이상의 인력을 통해 애플의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 14와 아이폰 14프로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중국 정저우 지방 정부는 지난달 2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자 봉쇄 조치를 발표했고 폭스콘 정저우 공장도 확진자 발생으로 봉쇄됐습니다. 지방 정부의 봉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이폰 생산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고 애플의 2023회계연도 1분기(10~12월)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애플도 자사 홈페이지의 공지를 통해 이번 사태로 아이폰 출하가 지연되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정저우 지역의 코로나 봉쇄조치는 11월 30일로 종료됐습니다.
결국 관건은 출하 지연으로 밀린 수요가 예상만큼의 아이폰 판매로 이어질 것인가 입니다. 여러 리서치 기관에 따르면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아이폰의 인기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리서치 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10월 아이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5%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연된 수요가 이번 분기와 다음 분기 판매로 잘 이어질 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트위터를 인수한 후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가 최근 트위터를 통해 애플을 비판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려 이슈가 됐습니다. 애플이 트위터에 하던 광고를 중단했으며 앱 스토어에서 퇴출하겠다는 위협을 가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만약에 그럴 경우 스마트폰 제조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증폭됐습니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최근 트위터의 콘텐츠 재조정으로 인해 여러 대기업들이 트위터에 하던 광고를 일시 중단한 상태이며 애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앱 스토어 관련 이슈도 트위터가 출시하고자 하는 트위터 블루의 애플 앱 스토어 결제 수수료에 머스크가 반발을 했고 마크 저커버그 등 유명 CEO(최고경영자)들이 동참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앱 스토어 인앱 결제 수수료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애플은 기존 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트위터에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닙니다. 일론 머스크와 애플 CEO 팀 쿡은 11월 30일 애플 본사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최근 논란들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호재성 이슈입니다. 애플의 신제품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애플이 잠시 중지했던 타이탄 프로젝트를 재가동하기 위해 팀을 결성했다는 소식이 알려집니다. 타이탄 프로젝트는 애플의 자율주행차를 제조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2014년부터 진행되어왔으나 여러 핵심인력들이 이탈하면서 중단되었고 애플의 자율주행차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과거보다 낮아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최근 기사들은 애플이 여전히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음을 보도하고 있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기도 했습니다. 애플의 XR(확장현실)기기 또한 개발이 완료됐고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상된다는 기사들도 있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통해 이미 여러 AR(증강현실)기술들을 선보이고 있어서 새로운 XR해드셋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신제품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습니다.
애플은 올해 여러 가지 이슈들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애플이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투자자와 소비자의 기대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제품들과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 향후 애플의 행보를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연말을 맞아 미국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년 초에 다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고용, 기업 실적 등에 걸림돌이 적지 않습니다. 각종 지표를 잘 따져 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월가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에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월가는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과연 연준이 방향을 바꿀 지에 레이더를 세우시기 바랍니다. 셋째,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을 둘러싸고 생산 차질, 앱 수수료 등 다양한 이슈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애플이 앞으로 투자자와 소비자의 기대를 뛰어 넘는 혁신적인 제품과 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