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03% 하락한 3만3595.62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1.44% 떨어진 3941.24를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2% 하락한 1만1014.89에 마감했습니다.
[월가 CEO들의 경고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LsVeo_UYhAE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베어마켓 랠리 끝?’, ‘’굿 이즈 배드’ 심리’, ‘연준 내 두 흐름’을 꼽았습니다.
골드만삭스 CEO인 데이비드 솔로몬은 6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 앞에 평탄하지 않은 시간들(bumpy times)이 놓여 있다”며 “미국 경제는 2023년에 침체를 볼 가능성이 있고 연착륙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6일 CNBC에 출연해서 “인플레이션이 미국인들의 부를 갉아먹고 있고 이는 결국 내년 미국의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월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략가인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투자자 노트에서 “지난 10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반등세를 보인 미국 증시가 이제 기력을 다했으며 지금은 차익을 실현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방송에서 발언들의 배경과 앞으로 증시 전망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월가 CEO들의 경고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LsVeo_UYhAE
◇ 베어마켓 랠리 끝?
최근 월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략가이자 비관론자인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 5일 투자자 노트에서 지난 10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반등세를 보인 미국 증시가 이제 기력을 다했으며 지금은 차익을 실현할 때라고 주장했습니다. 윌슨은 지난 10월 베어마켓 랠리를 점치면서 12월에 S&P500이 4150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이제는 다시 새로운 하락을 대비해야 할 때라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윌슨은 내년 1분기에 S&P500이 3000~3300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JP모건의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빅도 이달 초 내년 1분기에 S&P500이 지난 10월 저점인 3577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연준이 과잉 긴축을 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입니다. 골드만삭스도 내년 1분기 S&P500이 3600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베어마켓 랠리가 끝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월가 대형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암울한 경제 전망을 쏟아 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 CEO인 데이비드 솔로몬은 6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 앞에 평탄하지 않은 시간들(bumpy times)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조직의 크기와 공간과 함께 금융 자원에 대해 좀 더 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솔로몬은 이는 신규 채용을 줄이고 비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미 골드만삭스는 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월가의 다른 대형 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가 전체 인력의 약 2%인 1600명을 감원한다는 소식도 들려 왔습니다.
솔로몬은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여전히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는 2023년에 침체를 볼 가능성이 있고 연착륙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솔로몬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는 미국 경제가 1% 쯤의 성장률, 4%쯤의 인플레이션으로 연착륙할 확률을 35%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체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도 매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이날 CNBC에 출연해서 인플레이션이 미국인들의 부를 갉아먹고 있고 이는 결국 내년 미국의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JP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코로나 지원금 등으로 1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저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미국인들은 물가 상승으로 소비를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JP모건은 미국인들의 소비가 작년보다 10%쯤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다이먼은 “이 1조5000억 달러는 내년 중반 언젠가 다 소진될 것”이라며 “이는 경제를 궤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고 완만하거나 강한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이먼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 5%까지 올리겠지만 이는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에 “아마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이먼은 앞서 경제에 허리케인이 올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에게 대비하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장단기 시장 금리 차이를 가지고 경기 침체 확률을 예측하는 지표를 보면 내년 11월 경기 침체 확률이 38%까지 올랐습니다. 과거 이 확률이 30~40%이면 실제로 경기 침체가 온 사례가 많았습니다.
한편 미국 증시의 베어마켓 랠리가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데는 4분기(10~12월) 기업 실적이 악화되는 게 주가에 점차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리사 샬렛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내년에 경제가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잠식하면서 일부 대형 기업들의 실적은 예상보다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시장 정보 업체 팩트세트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S&P500 기업들의 4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집계한 자료를 보면, 9월 말에 57.79달러였다가 11월 말에 54.58달러로 5.6%나 줄어들었습니다. 통상적으로 분기 첫 두 달 동안 EPS 전망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추세가 상당히 큰 폭입니다. 지난 5년(20분기)간 평균 하락률은 2.1%, 10년(40분기)간 평균 하락률은 2.7%였습니다.
◇ ‘굿 이즈 배드’ 심리
11월 미국 고용이 월가의 전망을 훨씬 뛰어 넘는 ‘고용 서프라이즈’를 나타냈습니다. 빅테크 등의 감원 소식이 잇따르는데도 미국의 일자리는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게다가 임금 상승률도 높게 나왔습니다. 고용이 좋다는 것은 통상 ‘좋은 뉴스’이지만, 월가에서는 최근 거꾸로 좋은 지표가 나오면 주가에 악재가 된다는 ‘굿 이즈 배드(good is bad)’ 심리까지 퍼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11월 일자리는 26만3000명 증가했습니다. 월가 전망인 20만 명을 크게 넘어섰습니다. 10월 일자리 증가도 26만1000명에서 28만4000명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실업률은 3.7%에 머물렀습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전달 대비 0.6%로 거의 1년 사이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로는 5.1% 늘어나 전달의 4.9%보다 높아졌습니다.
더구나 경제활동 참가율이 62.1%로 3개월 연속 하락해서 노동 공급 부족이 임금 상승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체 고용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는데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이 미국 경제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 이유를 분석하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보고서에선 세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첫째, 테크 섹터의 일자리는 미국 전체 고용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테크 기업은 S&P500 시가총액 중에서 1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미국 경제에서 비중이 상당합니다. 하지만 고용으로 따지면 그다지 비중이 높지 않습니다. 인터넷 퍼블리싱, 방송, 웹 서치 포털 등으로 분류되는 핵심 테크 부문은 고용 시장에서 비중이 0.3% 밖에 되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컴퓨터 시스템 디자인 등으로 범위를 넓혀도 전체 고용의 3%에 못 미칩니다. 골드만삭스는 “테크 감원은 전체 고용 시장의 역동성을 변화시킬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둘째, 감원된 근로자들이 장기적으로 실업 상태에 놓여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재 테크 쪽의 구인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수준이어서, 감원된 근로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기회가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셋째, 역사적으로 봐서도 테크 감원이 전체 고용 시장의 악화를 가져오는 선행 지표로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테크를 제외한 다른 업종에서 감원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걸 감지하고 있지 못하다고 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고용 시장의 주요한 문제는 고용 수요가 너무 약하다는 게 아니라 너무 강하다는 데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다면 골드만삭스는 빅테크 기업들은 왜 감원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을까요.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매출 증가가 정상화되고 있고, 금리 인상과 금융 조건 악화가 테크 업종의 이익에 불균형하게 충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 연준 내 두 흐름
오는 13~14일 열리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됐습니다. 이번 블랙아웃 기간은 3~15일입니다. 이 기간 동안 연준 고위 인사들은 통화 정책과 관련한 대외 인터뷰나 강연 등을 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블랙아웃 기간 동안 연준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통로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가 쓴 기사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이 기자가 ‘연준이 이달에는 인상 속도를 줄이겠지만 내년에는 더 높게 올리는 걸 저울질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써서 월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12월 FOMC에서는 0.5%포인트 금리를 올려서 이제까지 4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한 것보다는 인상 폭을 줄일 것이지만, 점도표 등을 통해서 내년에 최종적으로 올릴 금리 목표에 대해서는 지금 월가가 예상하는 것보다는 높게 제시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1월말~2월초에 열리는 다음 번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기대하는 월가와 달리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WSJ에 따르면 연준 인사들은 물가 압력은 내년에 의미있게 완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빠른 임금 인상과 노동 집약적인 서비스 분야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건 최종 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을 늘리는 요인이 됩니다. 현재 투자자들은 연 5%를 최종 금리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WSJ는 12월 FOMC 후에 나올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전망치의 범위가 종전의 4.5~5%에서 4.75~5.2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12월 FOMC에서는 1월말~2월초에 열리는 다음 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얼마나 가져갈지를 두고 의견차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13일에 나오는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 물가 지표와 기타 고용 지표들의 추세가 의견차를 벌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WSJ는 연준 내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고위 인사들은 2월에 또 한 번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매파적인 성향의 입장입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내년에도 충분하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들은 고용이 둔화된다는 신호가 없다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고위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은 주로 공급 병목과 과열된 주택 시장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는데, 이들은 경제 활동이 냉각되고 공급망 이슈가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고 2% 목표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비둘기파적인 성향의 입장입니다. 이들은 2월에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지난달 30일 파월 의장의 브루킹스연구소 강연을 보고 월가 일각에서는 파월의 입장이 비둘기파적으로 선회했다는 말이 나왔는데, 파월은 주변에 “자신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합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어떤 행보를 따르게 될지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월가 대형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년 침체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직 기업 실적 악화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는 말도 나옵니다. 주가 하락 리스크를 감안하면서 투자 전략을 짜야 하겠습니다. 둘째, 미국 고용이 아직은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감원도 전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적어 보입니다. 그러나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는 지표라고 합니다. 고용이 꺾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셋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줄여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금리를 낮추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연준의 긴축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추이를 잘 챙겨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