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새벽 끝난 월가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2.25% 하락한 3만3202.22에 마감했습니다. S&P500은 2.49% 떨어진 3895.75을 기록했습니다. 나스닥은 3.23% 하락한 1만810.53에 마감했습니다.
[12월 FOMC 뒷얘기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s7hL05wrRsU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오늘의 월스트리트 3가지 포인트로 ‘실망 준 미국 소비’, ‘매운 파월의 입’, ‘코로나 이후 바이오는?’을 꼽았습니다.
지난 13~14일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월가의 예상대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25~4.5%가 됐습니다. 결정은 만장일치였습니다.
FOMC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은 매서웠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 안정 회복을 위해 당분간 제약적 정책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현재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금리 인상 속도가 줄어들더라도 최종 금리는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는 것입니다. 방송에서 자세한 분석을 해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12월 FOMC 뒷얘기 영상으로 확인] : https://youtu.be/s7hL05wrRsU
◇ 실망 준 미국 소비
이날 미 상무부는 11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6%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11월에는 연말 쇼핑 시즌이 본격화되는 블랙 프라이데이가 포함돼 있었는데도 오히려 소비가 전달보다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다만 전년보다는 6.5% 증가한 것입니다. 블랙 프라이데이 이후 작년보다는 매출이 늘었다는 보도들이 있었는데 그것과 모순되는 얘기는 아닙니다.
블룸버그 조사에서 월가 분석가들은 11월에 소매판매가 0.2% 감소할 것으로 내다 봤는데, 이런 전망보다 더 크게 감소한 것입니다. 또 올 들어 감소폭이 가장 컸습니다.
미국 소매판매는 10월에 1.3% 증가하면서 고물가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가 탄탄하다는 전망을 불러왔었는데, 이번에 크게 소매판매가 꺾이면서 미국 소비를 다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임금 인상과 코로나 팬더믹 당시 모은 초과저축 덕분에 그 동안 소비가 견조했는데, 이제 미국인들은 금리 인상 등의 압박을 느끼기 시작하는 모습 아니냐는 것입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품 수요는 시들해지고 서비스로 수요가 전환되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11월 레스토랑과 바에서 판매는 0.9% 증가하면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대신 가구(-2.6%), 건축 자재(-2.5%), 자동차와 부품(-2.3%) 등은 판매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한 말이 다시 떠오릅니다. 다이먼 회장은 이달 초 CNBC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인들은 1조5000억 달러의 초과 저축을 갖고 있다고 하면서 “이 1조5000억 달러는 내년 중반 언젠가 다 소진될 것”이라며 “이는 경제를 궤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고 완만하거나 강한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코로나 지원금 등으로 1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추가 저축을 보유하고 있지만, 저축률이 떨어지면서 이는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의 저축률은 2020년 4월의 33.8%에서 지난 10월 2.3%로 급락했습니다. 10월 저축률은 2005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대신 미국 가계는 소비를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금리 상승으로 신용카드 사용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서 신용카드 사용으로 소비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카드 빚의 평균 금리는 연 19%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뉴욕연방은행 조사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가계의 카드 빚은 380억 달러가 불어나는 등 올 들어 1210억 달러가 증가했습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5%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빚 수준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물가가 피크(정점)를 찍고 상승폭이 둔화되는 추세로 들어갔다는 게 미국 소비가 확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위안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인들의 일상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휘발유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는 소비 여력을 늘려주는 효과를 줍니다. 물가 추세의 영향을 많이 받는 미시간대 조사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12월에 59.1을 기록해 11월의 56.8보다 높아졌고 월가 전망인 56.5를 웃돌았습니다.
또 미국에서 소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고용 시장 상황이 아직은 괜찮습니다. 이날 나온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은 전주보다 2만 명 감소한 21만1000명을 기록했습니다. 월가 전망치 23만2000명에 못 미치는 것입니다. 테크 부문에서 대규모 감원이 벌어지고 있지만, 기업들의 구인이 구직을 초과한 상황이라 아직은 충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편 유통업체들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 할인 폭을 늘리는 등 할인 행사를 확대하고 있어 소비가 다시 늘어날 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 매운 파월의 입
지난 13~14일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월가의 예상대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4.25~4.5%가 됐습니다. 결정은 만장일치였습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의 중앙값 기준금리는 내년 말 연 5.1%였고, 2024년엔 연 4.1%로 내려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9월 FOMC의 점도표에서 내년 말 연 4.6%, 2024년 연 3.9%였던 것보다 올라간 것입니다. 연 5.1%에 도달하려면 매번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린다고 하면 세 차례 더 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의 전망 범위는 최고 연 5.5~5.75%까지 나왔는데, 2명의 연준 고위 인사가 그렇게 표기했습니다. 연 5.25% 위를 보는 연준 위원들도 전체 19명 중 7명이나 나왔습니다.
FOMC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은 매서웠습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 목표를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 안정 회복을 위해 당분간 제약적 정책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했습니다. FOMC는 성명서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데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또 “아직도 기준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더구나 다음 전망을 할 때인 내년 3월 최종 금리 수준을 올리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제시한 점도표에 나온 최종 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또 파월 의장은 현재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며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금리 인상 속도가 줄어들더라도 최종 금리는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는 것입니다.
월가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이 앞서 지난달 말 금리 인상 축소를 얘기한 것과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하향 추세로 돌아섰다는 걸 두고 ‘피벗(정책 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봤습니다. 이에 따라 최종 금리 예상치도 연 5%에서 연 4.8% 쯤으로 내려오고, 내년 하반기에는 0.5%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파월의 강성 발언으로 다시 되돌림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1월말~2월초에 있는 다음 번 FOMC 회의에서 얼마나 금리를 올릴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신호를 주지 않았습니다. 다만 향후 경제지표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월부터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주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비둘기파와 0.5%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 사이에 연준 내부 논쟁이 치열하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다음 번 회의는 0.25%포인트 인상 확률이 74%쯤입니다. 시장은 인상 속도를 빅스텝보다 더 줄이는 베이비 스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연준은 경제 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1.2%에서 0.5%로 하향 조정했고, 연준이 보는 물가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1%에서 3.5%로 높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경기 침체의 심도를 예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면서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경제의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추세 이하의 성장이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경제는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고, 고용은 강력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이렇게 되면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연준을 따라서 계속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다만 인상 폭은 줄여가는 모습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9, 10월 두 달 연속 0.75%포인트 금리를 올렸지만, 12월에는 0.5%포인트 인상했습니다. ECB는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당히 상향 조정한 점을 고려할 때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영국중앙은행도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습니다. 11월에 0.75%포인트 올릴 후 인상 폭을 줄인 것입니다.
◇ 코로나 이후 바이오는?
미국 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리오프닝의 미국 병원 수요가 살아나면서 관련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 바이오 대표기업들은 늘어난 이익을 향후 성장 동력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어느 정도의 결실을 거둘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화이자(Pfizer)는 코로나를 통해 가장 크게 이익이 증가한 기업입니다.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분야에서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2019년 519억 달러이던 매출은 올해 100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의 예상 매출은 각각 340억 달러와 220억 달러로 매출 성장의 대부분이 코로나 관련 제품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화이자는 코로나 관련 제품들을 통해 얻은 이익을 향후 성장동력에 적극 투자하고 있습니다. 올해 바이오헤븐(Biohaven)을 128억 달러, GBT를 56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또 신약 R&D(연구개발) 투자도 큰 폭으로 늘렸습니다. 화이자는 향후 18개월동안 19개의 신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는데 화이자 역사상 가장 많은 신제품 숫자입니다.
글로벌 항암제의 절대 강자 미국 머크(Merck)도 투자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머크는 키트루다라는 글로벌 항암제 1위 제품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키트루다의 올해 매출은 20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되며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키트루다라는 단일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우려로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어 왔습니다. 머크는 경구형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선도하면서 가장 빠르게 관련 제품을 출시한 기업 중 하나였지만 경쟁이 이어지면서 의미 있는 매출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머크의 경구형 코로나 치료제 매출은 올해 3분기 누적 4억 달러 정도인데 경쟁사인 화이자의 경구형 코로나 치료제 매출이 올해 220억 달러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머크는 최근 mRNA(메신저 리보핵산) 코로나 백신 대표기업인 모더나와 암 백신 공동 개발을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글로벌 당뇨병 치료제 대표 기업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기존 주력제품인 당뇨병 치료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올해 코로나 항체 치료제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 이전부터 적극 투자해온 항암제가 매출에 기여하기 시작하면서 당뇨병 치료제, 코로나 치료제, 항암제 이렇게 세 축이 실적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미국 바이오 기업들은 코로나 이후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고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들이 신기술, 신제품을 통해 바이오 산업을 주도해갈 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의 11월 소비가 꺾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미국 경제 방향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미국의 소비가 어디로 가는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둘째,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강경한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의 끝이 거의 보인다는 관측도 적지 않습니다. 이제는 고금리가 얼마나 갈지가 이슈입니다. 연준의 행보를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셋째,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바이오 주가가 좋은 모습입니다. 코로나 이후 불어난 실적으로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 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누가 바이오 분야를 선도해 나갈지 따져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