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생활에서 간편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회사원 안모(34)씨는 하루 서너번은 스마트폰으로 카드사의 간편결제 앱에 들어간다. 3장의 신용카드를 사용 중인데 앱에서 이번 달 이용 금액을 수시로 확인, 포인트 확보 등을 위해 카드별로 이용 실적을 맞추려는 것이다. 쌓이는 카드 포인트는 앱에서 현금화해 계좌로 받는다. 안씨는 “종이 고지서가 날아올 때는 내가 한 달에 얼마를 쓰는지 뒤늦게 알았는데 앱에서 궁금할 때마다 확인하니 카드 혜택을 극대화하기 좋다”며 “매달 카드 이용액의 7% 정도를 할인받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금융사 간편결제 모바일 앱인 ‘페이 앱’이 대세인 시대가 되면서 금융 생활에서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사들이 페이 앱으로 모바일 서비스를 일원화하면서 간편결제 앱을 쓰지 않는 이용자들은 금융사가 제공하는 각종 혜택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지난 12일 기존 모바일 앱과 통합 포인트 앱인 ‘리브메이트’ 서비스를 간편결제 서비스인 ‘KB페이’ 앱으로 통합했다. 기존 카드 앱에서 제공하던 결제 예정 금액 조회, 즉시 결제, 분할 납부는 물론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합쳐졌다. 신한카드도 지난 10월 기존 간편결제 앱을 개편해 ‘신한플레이’를 새로 출시했다.

이처럼 각 카드사가 페이 앱 덩치를 불리는 이유는 오픈페이 출시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22일부터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이용자는 3사의 간편결제 앱 중 하나만 설치해도 3사의 카드를 모두 등록해 쓸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카드사 간편결제 앱은 자사 카드만 등록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신한카드 앱인 ‘신한플레이’에서 하나카드로 결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간편결제 앱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이용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루 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7232억원으로 작년 하반기와 비교해 10.7% 증가했다. 6070 시니어층의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2020년 4분기 대비 올해 3분기 KB페이 연령별 사용량을 분석했더니, 60대와 70대 매출액이 같은 기간 각각 86%, 93% 증가했다.